기획의 말들 - 희미한 질문들이 선명한 답으로 바뀌는 순간
김도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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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획’이라는 단어는 한동안 나와는 거리가 먼 개념이었다. 나는 기획자를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능력을 가진 전문가로만 여겼다. 이들은 대단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끌고 가는 사람들이고, 나는 그저 그 기획을 따르는 사람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득 돌아보니, 나 역시 어느새 ‘기획’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직업적인 것이든, 일상 속의 일이든 말이다. 봉사활동을 하며 행사의 흐름을 구상하고 일정을 조율하거나, 어떤 일에서 자연스럽게 역할을 나누던 순간들. 그것은 분명 작은 기획의 경험들이었다.

  요즘 나는 수동적인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나의 일을 만들고자 고민 중이다. 그 고민은 구직과 창업의 경계에서, 내가 어떤 삶을 설계하고 싶은가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진다. 바로 그 시기에 『기획의 말들』이라는 책을 만났다. 김도영 작가가 쓴 이 책은 기획을 거창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저자가 경험한 문장들, 말들의 힘을 통해 ‘기획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고 생각하게 만든다.


  책은 다섯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새로운 시선을 열어준 말들’,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말들’, ‘나를 나답게 해주는 말들’, ‘작은 기준을 세우는 말들’,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말들’이라는 제목의 파트는 각각 다섯 개의 이야기와 문장을 품고 있다. 총 25개의 말과 이야기 속에서 삶을 다시 기획할 수 있는 다양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파트 1을 읽으며 나는 온전히 새로운 시선을 얻었다기보다, 과거의 나를 떠올리게 되었다. 내게 큰 전환점을 만들어준 경험들, 삶의 방향을 틀게 했던 말들과 기억들이 책 속의 문장들과 겹쳐졌다. 특히 ‘제1연상’이라는 개념은 의미 깊었다. 어떤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우리의 사고 흐름을 결정한다는 내용은, 앞으로 내가 어떤 언어를 선택하고 받아들일지를 다시 고민하게 만든다. 기획은 결국 언어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파트 2에서는 ‘-3년, +3년이 지금의 나를 만든다’는 문장이 특히 깊게 와닿았다. 우리는 자주 과거의 찬란함에 머물거나, 불확실한 미래를 막연하게 꿈꾼다. 그 사이에서 현재는 자주 공허해지곤 한다. 하지만 이 문장은 현재야말로 과거와 미래를 잇는 실질적인 기반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요즘 나 역시 조급한 마음에 흔들리곤 하지만, 지금의 공부와 준비가 앞으로의 3년을 위한 중요한 기획이라는 점을 다시 되새기게 되었다.

  파트 3에서는 최근 겪었던 일이 겹쳐졌다. 나는 되도록 타인의 일을 쉽게 평가하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만 세상은 종종 다르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잘 모르는 일조차 단정하고 평가한다. 내 감정은 차곡차곡 쌓이고, 일정선을 넘으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거리를 두게 된다. 그런 내 모습을 이해하는 데 이 파트의 문장들이 큰 힘이 되었다. 기획은 타인의 기대에 맞추는 기술이 아니라, 나의 경험과 감정을 존중하고 방향을 세우는 과정임을 다시 깨달았다.


  이 책은 단순히 기획서를 잘 쓰는 법이나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 삶을 설계하는 언어, 방향보다 기준을 세우는 마음가짐을 일깨워준다. 

  『기획의 말들』은 기획자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삶을 더 잘 살아내고 싶고, 내 일을 주체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기획은 결국 ‘지금의 나’를 성찰하고,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스스로 정리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나를 기획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지...

  나처럼 일 때문에 방황하는 이들이나 새로운 기획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지 고민인 이들에게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먼저 묻고, 새로운 시선을 틔워주는 말들을 만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기 좋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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