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퍼 Hellper 2
삭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한 때 죽음을 무척 두려워했던 적이 있었다. 왠지 죽으면 지금 내가 아는 모든 것을 다 잊고 땅속에 묻혀 깜깜한데서 누워있는 내 모습이 상상되어 소름이 돋곤 했다. 하지만 이건 나의 생각일 뿐... 아무도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하는 사후세계는 수많은 종교, 예술 분야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져왔고,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최근에 사후세계에 대해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작품 중 하나는 바로 웹툰 '신과 함께'. 지금 정말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만드는 만화였다. 정말 자극적인 내용 하나 없이 착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화였다. 그리고 여기 나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사후세계를 그려낸 만화가 하나 더 있다.

 

헬퍼- 딱 들었을 때 '도움을 주는 자' 같은데, 스펠링은 HELLPER다. 무슨 뜻일까... HELL은 죽은 뒤의 지옥이란 뜻일텐데... 그리고 만화 중간 중간 선문답 같은 글귀가 나오는데... 예를 들면 '역시는 역시군' 나같이 감 떨어지는 독자는 뭔말이야 싶다. 혹시나 싶어 작가의 후기 혹은 인터뷰라도 있을까 뒤져보았는데, 역시나 떨어지는 검색 실력 때문인지 찾지를 못 했다.

 

이렇게 부분부분 이해 못 하면서 읽어내려갔지만,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독특한 그림체와 내용이었지만, 배경도 흥미로웠고, 의외로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의리, 선함 등을 다루고 있었다.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겉보기에는 양아치 그룹이지만 실제 건실하게 삶을 살던 조직의 두목 장광남이 오토바이 사고로 죽으면서 시작된다. 나쁜 짓도 많이 했지만, 지킬 것은 지킬 줄 알던 그. 하지만 사후세계는 결국 천국과 지옥으로 나누어져있고 장광남은 지옥으로 가게 된다. 이때 지옥으로 가는 사람들 팔목에는 까만색 팔찌가 채워지는데, 웃기는 건 까만색 팔찌를 10개인가 모으게 되면 하얀 팔찌를 얻게 된다. 즉, 천국에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말 상상도 못했다) 그 와중에 장광남은 의도치 않게 자신을 데릴러 온 저승사자가 가지고 있던 사후세계의 명주를 탈탈 털어 마시게 되고 저승사자들과의 싸움을 벌이게 된다. 여기까지가 2권의 이야기였다.

 

간단하면서도 워낙 독특해서 짧게 설명이 안되는 작품이다. 솔직히 이런 내용의, 이런 그림체는 전적으로 내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의외의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정말 만화다운 상상력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이 끌어내는 여러가지 이야기 중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건 과연 장광남이 왜 죽었을까이다. 이 외에도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풀어질지... 내가 감히 생각도 못한 사후세계가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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