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뱀이 잠든 섬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12
미우라 시온 지음, 김주영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세상은 이유가 분명치 않은 규칙들로 이루어져 있는거야." P.226 

흰뱀이 잠들어 있는 섬에서는 어떤 전설이 또 숨겨져 있을까. 또 어떤 오싹한 이야기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나니 이 책은 굳이  '청소년 문학'으로 출판이 안 되었어도 좋았을 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같은 섬에서 나고 자란 소년들의 이야기가 주이긴 하지만, 섬에 숨겨진 수많은 이야기들과 사건들은 어른들이 읽어도 흥미로웠습니다.  

흰뱀이 잠들어 있는 섬, 오가미에서는 13년만에 신주가 바뀌는 대축제가 있습니다. 오가미에는 특이한 풍습이 많은데 그 중 하나는 장남이 모든 것을 물려받고, 섬에 남는다는 것, 그외 자손들은 모두 섬을 떠나야 합니다. 그리고 장남은 지념형제를 갖게 되는데 바로 평생의 친구, 운명의 친구 같은 개념입니다. 어찌되었든 새로운 장남이 신주가 되기 위해 의식을 치루고, 외부로 공부를 하러 떠났던 사토시도 섬으로 돌아옵니다. 사토시는 장남임에도 불구하고 섬을 떠나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는 지념형제인 고이치가 섬에 있습니다.  

"사토시, 그건 네가 잘못 생각한거야. 설사 내가 섬을 나간다고 해도 그건 자유가 아니야. 단지 고독할 뿐이지." (중략)"도망치고 싶은 곳이 있고, 그리고 그곳에 언제나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어야 돼.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비로소 사람은 그곳에서 도망치면서 자유를 느낄 수 있어." P.162 

흰뱀이 섬에 찾아와 아이를 갖고 그 아이가 대대로 '살아있는 신'으로 신을 섬기는 섬. 13년만에 찾아온 대축제의 시기에 섬은 왠지 불안하고, 원치 않은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사토시와 고이치는 여기에 휘말리게 됩니다. 도대체 섬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읽는 내내 다소 생소한 일본의 풍습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축제의 모습이라던지, 전설도 우리나라의 것과는 왠지 조금 다른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두 친구의 우정이라던지, 답답하고 고루한 옛 풍습을 깨뜨리려는 젊은이들의 움직임은 어디에서나 비슷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낯설기도 하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신기한 소재에 비해서 이야기의 진행이 조금 더딘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언가 팍! 일어나서 모든게 딱딱 들어맞는다기보다는 조금 느슨하게 끝맺음이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것이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조금 느슨하긴 했지만 낯선 소재와 소소한 사건들은 상당히 흥미진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주 재미있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마음을 다잡고 읽으면 금방 신나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소설입니다.  

계약이 필요없는 우애, 약속이 필요없는 구속. 우리의 자유는 불완전하지만 사랑스러운 모습을 이루고 있다. P.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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