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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케이크, 달콤한 내 인생
이샘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을 깨우는 기분 좋은 소리. 적정 온도에 도달하기까지 열심히 온도를 높이는 오븐처럼, 지금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나 자신에게 시동을 걸면서 살아야 겠다고 다짐하며 굽는 초콜릿 컵케이크는 분명 맛이 기가 막힐 테지요.' P.80
너무 예쁜 책을 한 권 받았습니다. 체리를 올린 초코 컵케이크가 맛나 보입니다. 도대체 이 책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지 궁금해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목처럼 이 책 안에는 컵케이크처럼 달콤한 한 여자의 삶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27살- 잘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저자는 컵케이크 카페를 하기로 작정합니다. 사실 처음에 저는 그녀가 이미 숙달되고 전문적인 컵케이크의 대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컵케이크도 많이 구워보지 않은듯 보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무대뽀 정신으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컵케이크 가게를 연 것입니다.
이 책을 읽기 직전부터 홈베이킹에 관심이 갔고 실제로 슬슬 만들어보려던 찰나, 제손에 들어온 이 책에는 한 씩씩한 여성의 도전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마냥 달콤할 것 같은 그녀의 일상 역시 녹록치만은 않아보였습니다.
'두려움. 아마 그것이겠지요. 이게 정말 현실이구나. 내일부터 겪게 될 현실은 영화 속에서나 드라마 속에 나오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카페 주인의 삶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P.78
'친구들과 어울려 밥도 먹지 못하는 이 생활이 정말 내가 원했던 삶일까. 이런저런 생각에 갑자기 서러워지면서 눈물이 핑 돕니다. 제때 밥도 챙겨먹지 못하는 하루하루가 온저히 즐겁다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P.212
책 곳곳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만약 내가 그녀와 같은 길을 간다면 나도 느끼겠구나 싶은 그런 감정들이 현실적으로 씌여있었습니다. 사실 직장인들은 입버릇처럼 이야기합니다. 로또만 당첨되면 멋진 카페나 하나 차려서 우아하게 꾸려나가고 싶다고... 하지만 실제 카페 여주인은 우리의 생각처럼 우아하지도, 편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표지의 달콤한 제목과 사진과는 다른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씩씩한 우리의 작가님 덕분에 웃음이 나옵니다.
이 책은 에세이와 함께 가게에서 파는 컵케이크의 레시피가 파격적으로 공개되어있습니다. 처음에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래도 되는걸까? 가게 밑천을 다 드러내는 거 아냐? 하지만, 그녀가 이야기하는 나눔과 그녀가 속해있는 사회에 대한 애정으로 레시피 공개에 대해서도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됩니다. 정말 케이크와 사랑은 나눌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저같은 홈베이킹 초보는 아직 꿈도 못꾸지만 언젠가 그녀 못지 않은 멋진 케이크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겉모양만 예쁜게 아니라 속도 꽉찬 이책은 뭔가 진로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는 직장인이라던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붇돋아 줍니다. 그저 맛있는 컵케이크 레시피를 찾고 있는 사람에게도 딱인 책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시간을 내어 서래마을에 있는 Lifs is just a cup of cake 2호점을 한번 찾아가야겠습니다. 기왕이면 책도 들고가서 싸인도 노려볼까봐요. 잠시지만, 제 인생이 컵케이크 처럼 아주 달콤해지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Cake, like love, is best when shared." P. 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