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을 부탁해
이시다 이라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있잖아, 취직이라는 건 남자에게나 여자에게나 다 마찬가지로 어려운 거야. 혹시 떨어진다 해도 그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서로 안 맞는다거나 운이 나빴던 거라고 생각하면 돼. 전혀 자책할 필요 없는 일이라고. 자꾸 여기저기 부딪쳐보면서 자신하고 딱 맞는 곳을 만날 때까지 도전하면 되는거야."

참 이 책을 좀 더 오래 전에 취업 활동을 할 때 만났더라면... 아니 지금이라도 만난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할까. 처음부터 취업활동에 대한 핵심을 찌르는 말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취업 준비생이라면 반드시 읽어두면 좋을 책이다. 단순히 위로와 격려 뿐만이 아니라,
실제 취업 활동에 임하는 자세가 어때야 할지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또다른 사람들 어느새 자신의 취업 활동 기간을 모두 잊고 회사 생활에 지친 나 같은 사람들이 꼭 읽으면 좋을 법한 책이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도 취업 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라고 한다. 주위의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신문에서 읽어도 매년 취업대란이다. 매일 그만 둬야겠다고 이야기하지만, 회사 사람들과는 종종 내가 이미 안정적인 직장을 가져서 얼마나 다행인지, 지금 취업 활동을 했다면 아마 지금 회사도 못 들어왔을 거라고 농담을 주고 받곤 한다. 참,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일곱명으로 이루어진 취업 동아리. 모두 언론사와 출판사라는 만만치 않은 곳을 목표로 하고 있다. 눈에 띄게 아름답고 똑똑한 에리코, 동아리 리더이자 머리 좋은 게이, 평범하지만 밝고 노력파인 치하루, 항상 긍정적인 요시히로 등 7명의 취업 준비생들은 자기 소개서, 면접 준비 등 1년간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취업 활동을 한다. 물론 그 중에서는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도 있고, 이미 자신이 가진 무언가로 너무나도 쉽게 남들이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도 있고, 취업이라는 무거운 짐을 이겨내지 못하고 낙오하는 친구도 있다. 하지만 모두들 자신들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상대를 잊지 않고 끌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참 엄청난 일이다. 어느 회사에 취직하느냐에 따라서 평생의 직업만 결정되는게 아니라, 생활 정도나 교제 대상, 주거지까지 거의 모든 게 결정되는 거잖아.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종신고용제라는 것도 아직 뿌리 깊게 남아 있고. 회사에 들어간다는 건 세트로 된 하나의 세계를 선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거네." P.161

문득,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구직 활동이 떠올랐다. 나는 과연 이들처럼 열심이었나... 그 때나 지금이나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정확히 모른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는 생각에 그 무엇도 제대로 이루어내지 못하고 어영부영 살고 있다. 회사 역시 내가 선택한 세계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불평만 하면서 그렇다고 여기서 벗어나서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 역시 하고 있지 않다. 사실 내가 그 당시 '원한다'고 생각했던 직장에 취직 하지 못했기에 내 처음 직장 생활은 썩 성공적이지 못했다. 무엇을 해도 시큰둥했다. 처음 배치 받은 부서는 너무 힘들어서 정신없이 살아남기 위해 달려오다보니 어느덧 여기까지 왔다. 조금 여유가 생긴 지금은 그 여유를 활용해서 무언가 변화를 만들어 내려하기 보다는 여전히 불평 불만 털어놓으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우리에겐 이미, 이치에 맞지 않는다느니 자신 없다느니 하는 소리를 할 시간이 없어. 앞으로 1년간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남은 인생을 좌지우지할 회사가 결정되는 거야. 어차피 싸워야 할 싸움이라면 불평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는 거야." P.46

취직을 준비하는 사람, 현재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 ...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다. 무엇보다 소설로서의 재미를 잊지 않아서 더 고마운 책이다. 직접적으로 힘내라는 말 한마디 보다는 주인공이 겪는 일들과 그 일에 대한 주인공의 자세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위로, 격려 등등 모두 한 번쯤 겪을 법한 일들을 보여줘서 아직은 괜찮다는 위로와 일어서서 다시 달리라는 격려를 동시에 전해준다. 현재에 안주하려는 사람에게는 잊고 있던 열정을 일깨워 준다. 한 때 나도 그렇게 열심히 했었는데, 나는 아직 한번도 그렇게 해본 적 없는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무언가 내 자신에 대한 변화가 필요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책과 함께 행동을 강조하는 자기계발서를 한권 읽었다. 그런데, 그 책보다 이 책 한권으로 훨씬 더 많은 깨달음과 힘을 얻어 낸다.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 우리 모두 겪었고, 또 겪을 수 있는 이야기. 이 책을 지금 힘들어하는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읽고 힘을 얻어갔으면 좋겠다.
나처럼 내 인생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좋을지 모르겠고, 살아가는 일에, 새로 무언가에 도전하는 일에 두려움이 앞서는 사람들이 용기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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