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6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추억이라니. 환상이라니. 그 모든 것은 내게 있어서는 줄곧 현재였으며 현실이었다. 마법이라는 것 또한 언제나 선택의 문제였을 뿐 꿈속의 망중한이 아니었다. 

누구나 지금 내가 처해있는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다거나,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끊임없이 내게 주어졌던 선택을 후회하거나, 지금 내게 주어진 선택들 사이에서 고민을 하며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그런 잘못된 선택들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주어진다면. 그럼 우리의 삶은 좀 더 편해질까?  

항상 고소한 향을 풍기는 빵집. 나는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동네 빵집의 단골이 되었다. 새엄마와 잘 지내지 못하는 '나'는 결국 새엄마의 딸, 동생 무희의 성추행 누명을 쓰고 도망을 가게 되고, 가까운 이 빵집에 숨어들게 된다. 손님으로 들렀을 때 날 놀리기 위해 혹은 그저 까칠하기 때문에 내게 던졌다고 생각했던 빵들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설명들이 실제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설명처럼 이상한 효력을 발휘하는 그의 빵을 사기 위해 손님들이 찾아온다. 사랑하는 상대가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멋진 과자가 있는 반면, 싫어하는 사람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한 과자도 있다. 어떤 과자를 사용하던지, 주인은 그들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을 항상 강조한다. 모든 것이 영원할 수 없는 법. 어느덧 '내'가 돌아가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점장은 나에게 리와인드 쿠키- 시간을 되돌리 수 있는 과자를 선물한다. 과연 그 과자를 사용해야할 것인가? 

청소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어른인 내가 읽어도 공감가는 내용, 공감가는 글귀가 많은 책이었다. 현실적인 감각이 많이 반영된 판타지 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앞에서 말했듯 이렇게 저렇게 세상이 굴러간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실제로 그러한 변화는 분명 그에 대한 반작용이 생길거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책이었다. 그리고 그 반작용이 어떤 형태이든 내가 그 선택을 한 이상, 책임은 내가 져야 한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현실에서도 비슷하다. 내가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을 하지 않고 휴가를 내거나 도망간다면 내가 돌아와서 그 일을 처리해야하거나, 나와 같이 일하는 누군가가 그만큼 일을 더 해야한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그 역시 나에게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될 수 있거나, 누군가를 미워하는 나를 다른 누군가가 못마땅하게 생각하게 될 수 도 있다. 지금도 내게는 수많은 길이 있고, 그 길 앞에서 나는 마냥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한 가장 기본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다. 흥미롭게 현실을 다룬 소설. 이 소설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를 상기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언제나 옳은 답지만 고르면서 살아온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당신은 인생에서 한 번도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없나요?
 
  - 틀린 선택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게 아니야. 선택의 결과는 스스로 책임지라는 뜻이지. 그 선택의 결과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너의 선택은 더욱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란 말을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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