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여자는 사랑에 목숨 걸지 않는다
이시다 이라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부끄럽지만 연애를 한지 상당히 오래 되었다. 말그대로 연애 세포가 죽어버린게 아닌가 싶을정도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약아져서인지 멍청해진 건지 목숨은 커녕 자존심도 사랑앞에서 못버리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와중에 유명한 연애소설 작가가 쓴 사랑법이라니 다른 사랑법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을까 싶었다. 제목도 마음에 들었다. 그럼 그럼, 요즘 세상에 사랑에 목숨거는 사람은 바보 취급 당하기 쉬운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간단하게 나와 상대방을 제대로 아는 데에서 시작한다. 남을 보지 않고 무작정 달려들거나, 자신이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사랑에 매달리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경고한다. 남자라서 인지, 아니면 이미 가진 자여서인지 작가는 덤덤하게 그리고 안타깝게 충고한다. 여자들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부터 잘못 알고 있는 상식(?) 까지- 고개를 끄덕일만한 이야기를 참 많이 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일이라고 하면 능력이나 지성으로 평가받을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모두 인간성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P.103 

나이가 들수록 사랑이란 참 무섭게 느껴진다. 왠지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생활 곳곳에서 물이 새듯 문제가 발생할 것 같고, 감정 주체도 못 하게 될 것 같다는 두려움에 오히려 엉뚱한 곳으로 이러한 감정들을 풀어나가기 마련인듯 싶다. 적어도 나는 그런 것 같다. 나같은 여자 역시 작가가 보기에는 결코 똑똑한 여자는 아니다.  

모처럼 두근거리거나 가슴이 설레도 그걸 키워보려하지 않고 귀찮아하며 못 본 척 무시합니다. 그러고는 사랑의 불씨가 꺼지기를 기다렸다가, 로맨스 영화로 애정을 간접체험하면서 멋진 남자 주인공을 사랑하는 것이지요. 사랑에 자기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 그렇게 싫은가요. P.151-152 

위의 대목을 읽고 가슴이 덜컥 했다. 딱 내 생각과 일치 하지 않는가! 이 책은 연애를 숭고하고 무언가 현실과 동떨어진 그 어떤 것으로 나타내기 보다는 가족처럼, 일처럼 일상에 일부분으로 내려 놓는다. 어려운 사랑에 도전해 부끄럽지만 실패도 해보고, 남들이 손가락질하더라도 적당한 선에서 즐겨도 보라고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남들의 시선에 신경쓰지 말고 자신을 위한, 자신에게 최고의 연애를 하라고 말한다. 우리가 망설이는 만큼, 요즘의 남자들 역시 망설이고 있기에 우리가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사랑은 사람마다 다른 모습을 가지기에 그 어떤 정답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작가는 자신이 경험하고 아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답을 해준다. 무조건 다그치거나 위로하기보다는 조금 따뜻하게 우리의 잘못을 하나하나 짚어준다.  

 작가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떤 방법이든 우리에게 즐기며 이 삶을 살아가라고 당부한다. 살벌한 제목으로 시작했지만, 그 어떤 책보다 따뜻한 내용이 담겨져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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