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
조진국 지음 / 해냄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설령 네가 나를 좋아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내가 너를 더 많이 좋아하게 돼서 -1의 여자로 변하게 될 거라는 것을.

나는 항상 사랑이 나를 - 로 바꿔버린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 가 되어버리기 전에 미리 그 상황을 쳐내버렸다. 나이가 들고,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연애, 결혼 이런 주제들이 한번쯤은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사실 그다지 경험이 많지도 않고, 일이나 피곤함을 핑계로 이런 주제들로부터 갈수록 멀리 떨어져 나오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사랑도, 연애도 모두 정말 정성이고 노력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때, 대학 초년생 때 연애 역시 공부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서 관련된 책자들을 열심히 뒤져 읽었던 기억이 난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도 많았고, 제법 인간 관계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도 꽤 있었다. 그리고 최근 조금 웃기지만, 나는 다시 연애에 관한 책들을 찾기 시작했다. 아무 책이나 막 읽지는 않고 나름 평도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책들로, 그리고 유명한 저자들 책 위주로 찾아 읽어봐야지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최근 읽었던 소설, '서른다섯, 사랑' 이후로 실제 사랑'법'에 대한 책이라 생각하고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본격적인 공부(?)의 시작이었다.

그런데 이 책 역시 소설이다. 어떻게 어떻게 사랑하고, 네가 사랑을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다... 이런 이야기가 아닌 한 여자와 한 남자가 평범하게 소개로 만나 어떻게 싸우고, 헤어지고- 지극히 평범해보이는 이야기를 중간 중간 편지 형식의 짧막한 글과 함께 담아내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정말 사랑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긴 기우나 보다. 이 균형을 흔들흔들 잘 맞추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겠지.

이 책은 엔딩은 사실 나의 생각과는 조금 달랐다. 읽다보면 느껴지는 분위기에서 나는 다른 엔딩을 생각했었는데, 생각지 않았던 엔딩이라 오히려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 조금 더해졌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사랑이라면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 소설인만큼 그만큼 현실과 다른 점이 있었겠지만, 왠지 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깊이 깊이 공감가는 그런 이야기였다.

방송작가여서 그런지 드라마를 보듯, 물 흐르듯, 책을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 왠지 내 마음과 태도를 드러내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지쳐도 좋으니... 사랑하고, 또 사랑하면 좋겠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덜 사랑하는 사람이 무심코 흘려버리는 것까지 뒤에서 다 주워서 안고 가야 하기 때문에 무겁고 힘든 거야. 지치지 말고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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