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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시클 다이어리 - 누구에게나 심장이 터지도록 페달을 밟고 싶은 순간이 온다
정태일 지음 / 지식노마드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내게 진짜로 꿈이 없는 건 아니거든요. 맞아, 잠시 잊어버린 것뿐이에요. 잘났든 못났든 힘들게 살다보면 한번쯤 자기의 꿈이 무언지 모르게 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라고요. 나는 잃어버린 그 꿈, 그 열정을 찾으러 여기까지 왔어요."
뚝섬유원지에 가서 한시간정도 자전거를 빌려서 타고, 한강 둔치에 앉아 이 책을 펼쳤다. 여행에세이고 자기계발서라니... 괜히 어중띤 책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책을 펼치자마자, 저자의 상황에 완전히 공감해버렸다. 무엇이든 될줄 알았던 29살. 하지만 계속 되는 취업실패로 자신감을 잃어가고, 결국 아빠와 자전거 가게를 운영하는 아빠 친구의 응원에 힘을 받아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그는 그가 취업에 실패해서 자꾸 자신을 잃어가듯, 우리 모두는 남들이 보기에 잘 살고 있는 것 처럼 보여도 의외로 열정을 잃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잊고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 역시 이 말에 뜨끔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다니고, 적당히 행복해보이지만, 언제부터인가 내가 뭘 원하고, 뭘 하고 싶은지- 나의 열정은 말 그대로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무엇을 위해 사는지에 대해 의문을 던질 정도였다. 매년 똑같은 계획을 세우지만 그 중 하나도 이루어내지 못하는 내 자신이 답답하고 짜증나기만 할 뿐, 갈수록 자신감마저 잃어가는 내 모습이 답답해져왔다. 이런 나의 모습이 태일의 모습과 겹쳐져 보였다.
태일은 29살- 안정적인 삶을 위하여 취업을 해야할 시기에 자신이 잊고 있는 열정과 꿈을 찾아 60일간의 여행을 떠난다. 취업을 앞둔 준비생에게 2달이란 참으로 길고 긴 시간일 것이다. 하지만, 막상 우리 삶을 전체로 본다면 그 60일은 충분히 자신을 위해 쓰고도 남을만한 시간이다.
"그래. 조금 늦는다는 건 어쩌면 조금 젊게 사는 방법일지도 모르는 거란다. 조급하게 굴지 말고 멀리 보자고"
남들이 편하게 다닐 여행을 타들어가는 태양아래 자전거가 고장나고, 민가를 못 찾아 헤매고, 가끔은 계획만큼 나아가지 못하더라도 태일은 천천히 자신의 속도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길을 잃고 헤매면서도 짜증을 내기보다는 자신이 온 길을 다시 돌아보고, 마음을 다잡는 법을 배우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등산과 삶을 비교하는데, 자전거 여행 역시 곳곳에 어려움과 즐거움이 함께 숨겨져 있다는 점에서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자신이 큰 계획은 세우지만 그 계획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결코 모든 일이 계획대로 돌아가지 않다. 삶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다들 만류하던 일을 해내고 돌아온 태일의 모습은 자신감과 활기로 가득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한 때 자신감 없던 평범한 29살 청년이 꿈을 가득 품은, 말 그대로, 청춘이 되어 돌아오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을 덮고난 후에도 난 여전히 전혀 다를 바 없이 회사를 나가 하루종일 시달리다 지쳐서 돌아온다.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떠날 용기는 없지만, 올 여름 휴가 남들이 말릴만한 일을 나 역시 시도해보고 싶다. 내 두발로, 내 온몸으로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고프다. 다시 한번 나를 찾을 용기를 준 이 책, 올 여름 필독서로 강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