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남자 1
이림 글.그림 / 가치창조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자기가 죽는 날을 알게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종종 입버릇으로 '죽겠어~'라는 말은 달고 사는 현대인들이지만, 막상 죽는 날을 선고 받는다면 기분이 아주 나쁘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좌절하고, 원망하고, 괴로워할 것이다. 여기 그런 남자가 한 명있다. 살날이 100일 밖에 안 남았단다. 그런데 그는 나로써는 절대 상상하기 어려운 태도를 취한다. 아마 그의 말대로 포기도 빠르고, 행동도 빠르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는 100일동안 무얼해야할지 고민하면서 주위를 정리하기 시작한다. 별 고민없이 자기 마음대로 살아온 사람답게 쿨하게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혼자 다닌다. 그런데 막상 정리하기 시작한 그의 주변에는 그가 해야할 일들이 자꾸 늘어간다. 죽음을 대하는 그의 태도를 보고, 그는 남에게도 무심하겠구나 싶었는데 의외로 자신이 관심있는 것에는 이상할 정도로 집요함을 보인다.

처음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도대체 사는게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일도 별로 열심히 하지 않았고, 노는 것도 왠지 뚱해져버렸다. 그러던 중 내가 무서워 하는 '죽음'이라는 것을 맞이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었다. 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무미건조해지는 내 삶에 조금이나마 팽팽한 긴장감을 안겨주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죽음을 앞두면 모두들 이타적이 되는 것일까? 지극히 이기적이던 그 남자 자꾸 남을 위해 뭔가를 하려고 한다. 생판 남인데도 그를 변화시키려고 한다. 자신만 만족하면 살아왔던 삶에 대한 반작용인 것일까? 아니면 모든 사람이 그렇게 변화하는 것일까-

아직 1권 밖에 읽지 못했지만, 이 책 흥미롭다. 생판 남을 위해 뭔가를 하고, 사랑했던 사람을 위해 뭔가를 하는 그의 행동들이 결국 어떤 결론에 이르르게 될지 궁금하다. 생각처럼 엄숙하고, 경건한 무언가와는 다르지만, 오히려 독특한 죽음을 맞이하기에 그의 끝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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