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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의 파리 - 창조적 영혼을 위한 파리 감성 여행
에릭 메이슬 지음, 노지양 옮김 / 북노마드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파리는 항상 내 동경의 도시였다. 사진이 가득한 파리 여행서, 생활기를 여러권 읽었고, 비슷한 내용과 사진에도 난 항상 열광했다. 하지만, 이 책 '보헤미안의 파리'는 정말 내가 처음 보는 독특하면서도 아주 마음에 쏙 도는 파리를 소개해주었다.
운이 좋아 출장 중 파리를 다녀올 기회가 있었고, 마침 주말이 껴서, 온 도시를 걸어서 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비록 하루였지만 햇살이 반짝 반짝 빛나던 도시가 정말 아름다웠고, 좋았다. 하지만 너무 짧은 하루여서, 이 책을 만나기 전이어서, 작가가 말해준 파리를 느끼기엔 너무 부족했다. 파리는 작가의 말처럼 '서양 지성사의 고향이며 근대 미술, 근대 저작, 근대 철학의 탄생지이다. 파리는 예술가들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모여드는 곳, 체코 영화감독과 러시아 안무가와 아프리카 화가와 프로방스의 시인이 오다가다 마주칠 법한 장소'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를 느끼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지 않나 싶다. 다행히, 작가는 자신이 보고 느낀 파리를 보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 책에서 너무나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먼저, 이 책에서 우리가 파리를 찾는 이유는 창작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물론 종종 이를 잊고, 산책을 즐긴다던지, 공원에 간다던지,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지만, 작가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잊지말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것을 상기시켜준다. 그리고 예술가처럼, 창작을 위해 파리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준다.
하루 종일 나가 있어라. 파리를 이용해라. 바깥에서 글을 써라. 집 같은 카페를 여러 군데 찾아라. 편히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점을 찾아라. 친구를 만들어라.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만 집으로 들어가라. 운이 좋으면 며칠 동안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 (P.172)
넋이 나갈정도로 정신없는 이 도시에서 작가가 안내해주는 파리를 여행하다보면, 부럽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기도 한다. 작가는 그런 우리 마음을 다 안다는 듯, 현재 우리가 있는 장소에서 파리를 만끽할 준비를 하라고 이야기한다. 네가 있는 그곳에서 못하면 파리에서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라는 조언이 왠지 그의 권유에서 느껴진다. 그리고 그의 권유들은 막상 그렇게 어려운 것들이 아니다. 주중에 생활에 치인다면 그의 말처럼 주말에 시간을 내어 차를 마시고, 글을 쓰면 된다.
지금 당신의 삶의 터전이 플라뇌르를 실천하는데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해도 지금부터 연습하고 실천해라. 방관자적인 소질을 연마하라. 파리를 위해 준비하라. 그러다 보면 햇볕도 쪼일 수 있고 운동도 되고 얼굴에 웃음도 피어날 것이다 (P.25)
우리는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꿈꾼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현재의 위치에서도 바뀔 수 있다. [보헤미안의 파리]는 어떻게 예술가로서,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파리와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하면 만끽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지금 당장 파리로 떠나, 그가 말하는 모든 것들을 즐길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지금 내 자리에서 조금씩 실천만 해도 좋을 것이다.
유명한 명소에 가서 맛있는 것을 먹고, 눈동장을 찍기보다는, 도시의 모든 것- 매 시간의 분위기까지 받아들이는 법- 단순한 여행자가 아닌 차차 그 도시의 일부로 녹아들어가는 그런 여행법을 이 책에서 배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나도 언젠가 작가처럼 종이와 펜을 들고 글을 쓰기 위해 파리로 떠나고 싶다. 그 때까지는 그가 알려준 팁을 하나한 실행하며 내 꿈을 키워갈 수 밖에-
소설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다는 말이 자신이 소설의 아이디어를 원치 않아서라는 뜻이란 걸 깨닫기만 한다면 말이다. 언젠가는 그녀도 소설의 소재는 풍성하다는 것을 인정할 그날이 오기를 바란다. 그러나 빌어먹을, 그렇게 되면 근심도 깊어진다는 것도 알게 되겠지. (P.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