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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비트
쇼지 유키야 지음, 현정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네트워크에서 접속되어 있는 단말기기는 상대방과 오랫동안 통신이 없으면 작업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시스템이 다운 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어. 그러니까 작업이 없을 때에도 일정 시간마다 동작하고 있음을 상대에게 전하기 위해서 신호를 보내. 이때 보내는 신호를 하트비트라고 불러.”
“그렇구나.”
“나는 살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하고 말이야.”
처음 책을 받아들었을 때 왠지 어두운 표지와 어설픈 사람의 뒷모습, 마음에 들지 않았다. 좀 더 밝거나, 아예 추리소설적인 요소가 가득한 작품을 기대했기 때문인것 같다. 마침 설을 맞아 집에 가는 길, 기차 안에서 이 책을 시작했다. 기차가 목적지에 도착할 무렵, 나는 이 책을 다 읽지 못할까봐 조바심이 나있었다.
처음 기대와는 달리, 하트비트는 순식간에 내 마음을 사로잡아버렸다. 불량소녀 '야오'와 모범생 남학생 '반장'이 10년뒤 1억엔을 놓고 약속을 한다. 하지만 그녀는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그런 약속을 지킨다는 것이 더 터무니없이 느껴진다. 10년 뒤 약속이라니...그런 로맨틱한 추억도, 거기에 매달릴만한 열정도 없는 나이기에, 어느덧 소녀를 찾는 주인공의 모습에 빨려들어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이 이야기는 단순히 위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초등학생 유리, 에미, 한마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처음에는 이들이 자라서 야오와 반장이 되는 줄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중반까지 계속 이것저것 머릿 속으로 나만의 소설을 진행시키다가 중반쯤에 다른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 상상도 이야기를 제대로 파악하는데에는 도움이 안되었겠지만, 그 나름대로 즐거움을 주었다. 또한 작가 역시 이를 의도한 것이 아닐까 끝부분을 읽으며 잠시 생각해본다. 작가의 의도에 멋지게 넘어간 셈이지만, 그 역시 기쁘다.
다양한 이야기가 한꺼번에 진행되기 때문에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없다. 왠지 무언가를 놓쳐버릴 것만 같다.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에 정말 손에 들자마자 끝까지 쭉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표지에 쓰여진 Can't you hear my heartbeat? 서로를 향한 그들의 심장고동이 나에게도 전염되었는듯 읽는 내내 두근거렸다. 추리와 미스터리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지만, 그 안에 그들이 겪었던 경험들의 아픔과 성장통 역시 절대 부족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올 설, 생각지도 못한 멋진 작가와 작품을 알게 되어 무척 뿌듯하다. 이 책은 '하트블루'라는 후속편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후속편에서는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무척 궁금하다.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와는 달리, 그 책은 기대를 한가득 안고, 펼치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