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여행을 멈추다 - 멈추는 순간 시작된 메이의 진짜 여행기
메이 지음 / 삼성출판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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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리뷰를 쓰다가 날려버렸다. 평소 같았으면 씩씩대고 그만 썼을텐데... 리뷰를 날려버린 시점은 메이가 오르차 마을에서 그림을 그리던 부분에 대한 감상이었다. 오르차 마을에서 메이는 정성껏 바위마다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비로 인해 그 그림이 결국 다 지워지리란 생각을 하곤 화를 낸다. 하지만, 그녀의 친구 람은 전혀 아무렇지 않은듯, 내년에 다시 그리면 된다고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한다. 이 부분을 생각하고 있던 나는 막상 리뷰가 날아가버리자 피식 웃으면서 생각했다. 뭐...다시 쓰면 되지 않겠어.

"몬순 때 그림이 다 지워지진 않겠지? 여긴 몬순 없지?"
"무슨 소리야? 당연히 지워지지. 전부 비에 씻겨 나갈 걸? 게다가 우린 진흙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잖아. 하지만 괜찮아. 내년에 다시 그리면 돼."

괜찮긴! 그럼 뭐 하러 그려! 몬순 때 모든 게 사라진다니! 다리에 힘이 풀리는 듯했다. 나는 붓과 물통을 집어 던지고 바위 그늘 밑에 주저앉았다. 내년이면 내 그림은 다시 진흙이 된다.

주위를 둘러보면 하루하루를 즐겁게 사는 사람도 있고, 불평만 하는 사람도 있고, 묵묵히 땅을 일구듯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아마 나는 며칠 즐겁게 긍정적으로 살다가, 또 며칠은 불평만하고 지내기도 하지 않나싶다. 그리고선, 어느 누가 항상 즐겁게 긍정적으로 살수 있겠냐고 물음을 던져본다.

일상에 지쳤던 작가 역시 졸려병을 이기지 못하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 인도로 떠난다. 하지만 막상 그곳에서 그녀는 오르차라는 작은 마을에서 소울메이트를 만나고 인도사람들을 돕기 위해, 그곳에서 머물게 된다. 공원을 만들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길을 내고...그림을 그리면서 떠돌아다니려던 그녀의 생각과는 조금 다른 생활이 시작된다.

그녀가 오르차에서 생활하면서 조금씩 변화해가는 것처럼, 나 역시 책을 한장씩 넘겨가며, 그녀와 같이 배우고, 비울 수 있었다. 그녀와 같이 화를 내다가도 마을 사람들 한마디에 맥이 풀려버리고, 끊임없는 집 초대에 귀찮아하는 그녀를 십분이해하다가도 그녀가 보았을 멋진 풍경을 상상하며 같이 눈을 감아버린다.

여행이란 단순히 무언가를 보고, 먹고, 듣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변화하는 과정 혹은 결과가 아닌가 싶다. 그 변화가 단순히 여행 도중에 일어나는 단순한 것일 수도 있고, (예를 들어, 평생 미술관에 안가던 사람이 메트로폴리탄에 간다던지, 길거리 음식만 먹던 사람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던지...) 한비야씨처럼 인생의 직업을 결정하는 변화가 될 수 도 있다. 메이의 여행은 그 여파가 얼마나 오래 갈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그녀의 마음을 전체적으로 흔들어놓는 여행이었다. 그 영향은 충분히 넓고 잘 전달되어서, 이 책을 읽고난 나 역시 조금은 변화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이 책을 통해,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가라앉고, 왠지 한번 더 웃고...여행이 일상으로...일상이 여행이 되었던 메이처럼, 이 책이 전해준 느낌이 내 일상에 오래도록 남아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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