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필름이 남아 있을 때 - <스트로보> 개정판
심포 유이치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07년도 퓰리처 수상작

갑작스레 추워진 이번주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상속의 추리소설을 접했다. 바로 이 책, [아직 필름이 남아 있을 때] 이다.이 책은 '감동 미스터리'라고 한다. 정말 그렇다. 살인사건, 사고, 납치...이러한 추리 미스터리가 아니라 말 그대로 우리 일상속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정작 중요한 의미와 따뜻한 뒷이야기들을 전해준다.  

이 책은 기타카와라는 한 사진 작가가 사진을 시작하고,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이 담겨져 있다. 왠지 서정적인 표지와는 달리, 그리고 아픈 사람이 나오는 이야기의 첫부분과는 달리, 자극적인 이야기가 아니까 생각되었다. 업계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을 보면여자, 술, 접대가 난무할 것 같았다. 그런 곳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뻔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 책 생각보다 훨씬 따뜻했다. 기타카와에게 큰 영향을 미친 사진들 혹은 사건이 일어난 나이의 제목을 달고 있는 책들은 기타카와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준다. 물론 이 책은 기타카와보다는 그 사진에 연결된 사람들이 더 큰 역할을 하고, 그 사진이 더 큰의미를 지닌다. 실제로 이 책은 일어난 시간을 역행하여 기록되어있지만, 어떤 이야기부터 읽어도 크게 상관이 없다.

그를 둘러싼 사람들이 남긴 사진들...혹은 그가 연관되어 찍은 사진들은 모두 숨겨진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 미스터리를 찾아나가는 것이 각각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어찌보면 사소할지도 모르지만, 그 숨겨진 이야기들은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뎁혀준다. 그리고 우리 주의의 사람들을 돌아보게 한다. 지금 나에게 못하는 사람이나, 갑자기 나를 찾는 사람들이나...내가 너무 냉정하게 대한 것은 아닌지...그들의 생각을 한번이라도 해본적이 있는지. 우리가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이 확 바뀌지 않을까. 그리고 심포 유이치는 그러한 점을 탁월하게 이야기에 적용시킨다.

 


기타카와가 성공에 물들은 그저그런 사진가이면서도 인간적인면을 잃지 않는 것은 그가 겪었던 일련의 사건,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덕분이 아닐런지.

   
  '그렇게 말하며 재빨리 필름을 감았다. 어느새 마지막 컷이었다. 그래-. 어젠간 내게도 인생의 필름을 되감아야 할 때가 올 것이다. 아직 먼 훗날의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 때 과거의 앨범을 두지며 후회 때문에 안타까워하고 싶지는 않았다.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사진을 남기고 싶었다.'  
   

기타카와에게는 사진이지만, 우리 모두에게는 과거를 반추할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친구, 선배, 후배...이들을 다시 한번 만나고, 느껴보고 싶게한 그런 소설이었다. 그들과 함께 그 당시 '지금의 이순간'을 함께 했던 당시를 떠올리고 함께 이야기 하고 싶어졌다. 우리가 웃으며 남기는 사진 한장의 의미가 지긋이 가슴을 눌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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