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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라 ㅣ 기담문학 고딕총서 8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고딕총서는 나에게 약간 생소했다. 이번 여름에 추리/미스터리물을 많이 접하면서 처음 알게된 고딕총서는 유명한 작각들이 쓴 '장르소설'을 소개하는 책이었다. '오를라' 역시 여자의 일생, 목걸이 등으로 유명한 세계 3대 단편소설가인 모파상의 작품이다. 사실 고딕총서 작가 중 한명인 에드가 앨런 포가 이러한 류의 소설을 썼던 것은 알고 있었으나, 모파상은 좀 의외였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유명한 단편소설들이 실린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쳤다.
야근을 하고 저녁 8시가 다되어 책을 펼쳤다. 일찍 잘 생각이었기에,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고 누워서 처음 이야기인 [박제된 손]을 읽었다. 이야기를 다 읽고 나서 잠시 고민했다. 그냥 낮이나 아침에 읽는게 나을까- 하지만, 무서움을 이겨내려면 한번에 다 읽고 무서움을 털어버려야지 생각하곤 다시 읽기 시작했다.
오를라에는 표제작인 [오를라]를 포함 총 9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모두 다 나름의 섬뜩함과 무서움을 지니고 있었다. [박제된 손]과 [마드무아젤 코코트]는 현대 사회에서 떠도는 무서운이야기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당시 사람들에게는 이 이야기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 공포에 대한 분위기와 감은 그 때나 지금이나 썩 다르지 않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오를라]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정신병으로 시작하나- 공룡 다음 인간이 나타나듯, 인간 뒤에 나타날법한 존재들의 이야기들 다루면서, 약간 SF적인 느낌을 주었다. 오를라는 1,2판이 실려있는데, 감정적인 부분은 일기형식인 2판이 더 잘 나타나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여기 실린 단편들은 정신병, 인과관계, 가능성 있는 사건들을 통해, 모두 허무하다기보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똑바로 처신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를 떠안게 될지 경고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활동적인 생활을 했음에도 결국 자살을 시도하고 정신병원에 가서 사망한 모파상은 그의 이력을 바탕으로 해서인지 사실감 넘치고, 가슴 아프면서도 섬뜩한 경고를 우리에게 날린다. 그의 탁월한 글솜씨는 그의 비관적인 생각과 무너지는 인간의 모습을 생생히 느끼게끔 한다. 목걸이와 여자의 일생을 통해 느꼈던 모파상의 비관주의와 어두움이 한층 더 깊어짐을 느끼게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