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알라까르뜨 - 여행으로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38가지 방법
이종은 지음 / 캘리포니아미디어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때, 무척 세련된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시켜 먹을 수 있는 일품요리를 칭하는 단어. 우리가 떠나는 여행 역시 음식처럼 입맛대로 골라가지 말란 법은 없지 않은가? 오히려 그러한 여행이 더 오래 기억에 남고 좋을지 모른다.

항상 떠나야지 마음 먹으면서도 막상 결심한 것처럼 자주 또 멀리 떠나지 못한다. 특히, 올 여름은 해외에 나가지 않기로 마음 먹은 상태였는데 이상하게 해외 여행책을 많이 보게 된 듯싶다. 그렇게 하루하루 여행을 꿈꾸면서도 핑계를 대면서 떠나지 못하는 나에게 2003년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여행을 자주 떠났다는 작가의 모습이 무척 부럽기만 했다.

작가가 제시한 여행은 모두 멋들어진 제목으로 먹음직스럽게 느껴졌다. 그 중 인사에 깊었던 여행 몇몇을 소개하자면 ‘기억의 균형 그리고 새로운 추억’, ‘여행 속 여행’ 마지막으로 ‘난 널 믿는다’ 였다. 아무래도 내가 가장 소중한 사람이 가족이기에 엄마와의 여행을 다룬 ‘기억의 균형 그리고 새로운 추억’과 ‘난 널 믿는다’가 더 좋았지 않나 싶다. 작가가 아빠와의 추억을 되새김질하면서 하는 여행은 떠난 연인을 보내는 여행만큼, 아니 그 보다 더 애절하고, 아련했다.

‘사람이 태어나 그 인생을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인간관계에서의 사랑이 주는 추억과 기억이 그 사람의 마음에 한결 한결 쌓여가면서 그 사람의 정체성에 색깔을 입힌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서로에게 아름다운 기억을 남겨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여행 속 여행’은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변화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뚜렷이 드러난 여행이라 좋았다. 나 역시 한 때 나를 구성하던 곳으로 돌아가면 변화해야 좋았을 나를 발견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미 충분히 변했다고 느끼고 그 변화에 만족할 수 있을까? 내가 떠나온 곳은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곳이 아니기에 돌아가기 꺼려했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돌아가봐야 하지 않나 싶다. 싫든 좋든 내 인생은 길고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한 곳이기에……

‘세상에는 변화를 통해서 진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아름다움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벗어나 변하지 않고 항상 그 자리에 있는 모습으로 감동을 주는 것이 있다…… 반면 나는 10년 동안 변했어야 했다……. 시간을 리드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어쩔 수 없이 이끌려 가고 있는 듯 하다. 나는 변했어야 했고 변화를 통해서 진보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다.’

한참 헤매고 있는 나이기에 그 어떤 여행보다 나에게 절절하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멋진 스파를 경험해보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 클래스를 들어보기도 하는 여행 하나 하나가 모두 흥미롭고 의미가 있다. 여전히 일이 많다 돈이 없다 핑계를 대고 있는 나이지만…… 언젠가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하나하나 나에게 선물을 주듯 멋진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이 책에 소개된 메뉴만큼이나 자랑스러운 나만의 트래블 알라까르뜨를 만들어보고 싶다.

**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은!! P.273에 나와있지만, 베트남의 수도는 하노이인데, 사이공으로 나와있다. 전쟁 전에는 하노이가 월맹의 수도, 사이공이 월남의 수도였지만 통일 된 이후에는 하노이가 수도다. 무척 마음에 들었던 책이라 잘못된 정보에 너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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