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소설을 읽어도 첫 두세 줄을 대충 훑어보고서 이미 그 소설의 내막을 훤히 꿰뚫은 듯 코웃음 치며 책을 덮는 오만불손한 남자가 있었다. 여기 러시아 시인의 말이 있다. "대체 어떤 자인가? 그렇다면 겨우 흉내쟁이 보잘것없는 유령? 해럴드의 망토를 걸친 모스크바 청년.  타인의 버릇을 번안했다? 유행어 사전? 아니, 결국 패러디 가득한 시(詩) 아닌가?" - P174

우선 고쳐 써야 할 부분은 이 주인공의 직업이다. 어이쿠참, 주인공은 신인 작가다. 이렇게 고치자고 생각했다. 먼저 문호가 되려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실패, 그때의 첫번째 통신다음으로 혁명가를 꿈꾸었으나 패배, 그때 두 번째 통신. 지금은 샐러리맨이 되어 가정의 안락에 대한 의문을 품고 괴로워하는데, 그때 세 번째 통신. 이런 식으로 대략 조망해 둔다. - P178

"그는 오직 정열의 가장 정직한 배출구를 원했다.
생각하는 것보다, 노래하는 것보다 말없이 느릿느릿 실행하는쪽이 진짜인 듯 여겨졌다. 괴테보다 나폴레옹. 고리키보다 레닌." - P183

남자는 쓰기 시작한 원고지에 시선을 떨어뜨리고 잠시 생각한 다음, 제목을 ‘원숭이 얼굴을 한 젊은이‘라고 했다. 어쩔수 없을 만치 딱 어울리는 묘표다,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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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신 토르는 거인들과 싸우느라 자주 집을 비웠다.

천둥신 토르는 전쟁신 오딘의 아들로 농업의 신.

토르는 인간의 삶을 괴롭히는 온갖 거인에 맞서 싸운다.
거인은 주로 북유럽의 혹독한 자연을 상징.
1. 서리거인: 사나운 추위와 겨울.
2. 산악거인: 거친 산악지대.
3. 얼음바다거인: 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험한 바다.

거인을 망치로 때려 죽이는 일: 거친 자연을 극복하고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

영화에서 토르는 쌈질밖에 모르는 쌈닭으로 나오나 사실 쌈닭은 전쟁의 신인 오딘, 토르는 인간의 삶이 풍요로워지도록 도와주는 자상한 신. 북유럽인들에겐 오딘보다 토르가 훨씬 인기가 많다.
우리 한국 신화의 풍백, 우사, 운사 세 신인을 합해놓은 전지 전능한 신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태왕사신기의 4신
우사(현무)-북쪽을 다스리는 비의 수호신
풍백(백호)-서쪽을 다스리는 바람의 수호신
운사(청룡)-동쪽을 다스리는 구름의 수호신
주작(주작)-남쪽을 다스리는 불의 수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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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언제나 진정으로 논의하지 않는다. 서로 상대의신경을 건드리지 말아야지 하고 최대한 조심하면서, 자신의신경도 소중히 감싼다. 허튼경멸을 당하고 싶지 않다. 게다가 한번 상처 입으면, 상대를 죽일까, 내가 죽을까, 기어이 이런 생각까지 골똘히 한다. 그래서 다투는 걸 싫어한다. 그들은 - P127

적당히 얼버무리는 말을 많이 알고 있다. 아니라는 한마디 말조차, 열 가지쯤은 너끈히 가려 써 보이리라. 논의를 시작하기전부터 이미 타협의 눈동자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마지막에웃으며 악수하고는, 속으로 서로에게 함께 이렇게 중얼거린다. - P128

멍청한 녀석! - P128

좋은 문장 하나를 얻었다. "엠마는 횃불을밝히고 한밤중에 혼례를 올리고 싶었다." - P129

"안심이 돼, 지금 뛰어들면 이제 아무문제없어. 빚도, 공부도, 고향도, 후회도, 걸작도, 수치도, 마르크시즘도, 그리고 친구도, 숲도 꽃도, 이제 아무래도 좋아. 이걸 깨달았을 때, 난저 바위 위에서 웃었지. 안심이 돼."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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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친구들 대여섯 명과 함께 수업을 빼먹고 솔숲 뒤에 있는 늪 언저리에 드러누워여학생 이야기를 하거나, 다들 기모노를 걷어 올리고 거기에 어렴풋이 자라기 시작한 털을 서로 비교하며 놀았다. - P42

우리들 오른쪽 새끼발가락에는눈에 보이지 않는 빨간 실이 묶여 있는데, 술술 길게 내뻗은그 실 한쪽 끄트머리는 반드시 어떤 여자아이의 같은 발가락에 묶여 있다. 두 사람이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그 실은 끊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도, 가령 길에서 우연히 마주쳐도 그 실은 엉키는 법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그 여자아이를 신부로 맞이하도록 되어 있다. - P57

"아부지."
스와는 아버지 뒤에서 불렀다.
"아부진 와 사는가요?" - P78

"모르겠는기라."
스와는 손에 들고 있던 참억새 잎을 씹으면서 말했다.
"뒈지는 편이 좋은긴데." - P79

"그런기라 그런기라."
스와는 그런 아버지의 흐리멍텅한 대답이 하도 어처구니가없어, 참억새 잎을 퉤퉤 내뱉으며,
"바보, 바보!"
하고 소리쳤다. - P79

추석이 지나 찻집을 거두고 나면 스와가 가장 싫어하는 계절이 시작된다. - P79

즉 그때까지의 스와는 콸콸 떨어지는 폭포를 바라보며, 이렇게 많은 물이 떨어지면 언젠간 꼭 없어져 버릴 게 틀림없어,
하고 기대하거나, 폭포 모양은 어째서 이렇듯 늘 똑같을까? 의아해하곤 했다.
그런데 요사이, 조금 생각이 깊어졌다.
폭포 모양은 결코 똑같지 않다는걸 발견했다. 물보라가 튀어오르는 모양이건 폭포의 너비건 눈이 어질어질하게 바뀌고있다는 걸 알았다. 마침내 폭포는 물이 아니야, 구름이야, 이것도 알았다. 폭포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하얗게 뭉게뭉게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보아 그렇다고 여겼다. 무엇보다 물이이토록 하얘질 리가 없지, 라고 생각했다. - P77

초겨울 찬바람에 아침부터 산이 험해지면서 오두막에 내건 거적이 둔탁하게 흔들리던 날이었다. 아버지는 이른 새벽부터 마을로 내려갔다. - P80

밤이 되자 바람이 그치고 으스스추워졌다.이렇듯 묘하게잠잠한 밤엔 산에서 어김없이 이상한 일이 생긴다. 산도깨비가 거목을 베어 넘어뜨리는 소리가 우지끈 들리거나, 오두막 - P80

입구에서 누군가 팥을 씻는 듯한 소리가 사그락사그락 귓전을울리거나, 먼 데서 산사나이의 웃음소리가 또렷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 - P81

그러고 나서 머지않아 옥사했다. 하책을 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 P100

눈보라 소리
나를 부른다

바람 소리겠지. 나는 거침없이 오르기 시작했다.

갇혀 있는
나를 부른다 - P103

길지 않은 목숨
나를 부른다 - P104

1896년 6월 중순, 런던박물관 부속 동물원 사무소에, 일본원숭이가 도주했다고 보고되었다. 행방불명이다. 게다가 한 마리가 아니었다. 두 마리다. - P111

옛날 옛날 이야기 들려줄까나.
산속에 상수리나무 한그루 있었어.
나무 꼭대기, 까마귀 한 마리와서 앉았어.
까마귀 까악 울자 상수리 하나 톡 떨어졌어.
또, 까마귀 까악 울자 상수리 하나 톡 떨어졌어.
또, 까마귀 까악 울자 상수리 하나 톡 떨어졌어. - P112

회화는 포스터에 불과하다, 라면서 히다를 풀죽게 만들었다. 모든 예술은 사회의 경제기구에서 나온 방귀다. 생활력의 한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걸작이건 양말과똑같은 상품이다. - P122

‘여기를 지나 공몽의 늪‘
1) 이슬비가 많이 내리거나 안개가 짙게 끼어 보얗고 자욱함. - P125

"사상이야, 이봐, 마르크시즘이야."
이 말은 어리숙해서 좋다. 고스게가 그렇게 말했다. 의기양양한 얼굴로 말하고, 우유 잔을 고쳐 잡았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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