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괜찮아. 어차피 내 의견은 어리석은 자의 억측. 하지만 말 안 하면 찌무룩해진다는 말*도 있어. 일단 해보자고."
 
*일본의 3대 수필 중 하나인 쓰레즈레구사(徒然草)에 나오는 말.

다키가 사람들에게 커피를 가져다주었다. 따뜻한 커피의 쓴맛이 기분 좋게 신경을 자극하자 다들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

올해부터 컬러텔레비전도 나올 거고. 그러니 이제 일본영화도 점점 텔레비전에게 잠식되겠지.

"잘 아시네요. 그런 걸 저희 세계에서는 밥줄이 끊긴다고 하죠."

"아까 제가 한 어리석은 자의 억측 말인데요. 그건 어디까지나 어리석은 자의 억측으로 결국 그건 그…… 결론에서 끄집어낸 가설에 불과합니다."

"전 아직 이 사건에 고개를 들이민 정도가 아닙니까. 제가 아무리 명탐정이라 해도 그렇게 빨리 문제를 풀 수는 없어요.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긴다이치 코스케는 묘한 데서 묘한 경구를 읊었다.

‘자동차의 방향지시등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고의로 그럴 수 있을까’라는. 저는 바로 ‘하하, 아쿠쓰 겐조 씨의 사건이구나’ 생각해서 다소 이번 사건에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어,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도움 받고 도움 주고, 똑똑똑 드르륵 반상회* 같은 사이죠."
 
* 여기서 반상회로 번역한 도나리구미(隣組)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국민통제를 위해 만들어진 지역 조직을 가리킨다. 몇 가구를 1단위로 하여 식량 기타 생활필수품의 배급 등을 행하였다. 똑똑똑 두드리면 드르륵 바로 문을 열 정도로 친밀하다는 뜻으로 ‘똑똑똑 드르륵 반상회(도나리구미), 격자문을 열면 친숙한 얼굴. 돌려주오 회람판, 알림 받고 알려주고’라는 가사로 유명한 노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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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 같아서 운 게 아니란 말이야. 당신은 남편에게 버림받았지만 난 그렇지 않으니까. 하지만 다행이지, 내 의견을 듣고 생각을 고쳐먹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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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은 부부간의 꺾쇠로, 꺾쇠 모양으로 부부간의 정을 잇는 역할을 한다는 뜻.

그녀는 최근 다다히로의 약점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녀 자신도 다다히로와 마찬가지로 초조함을 느끼고 있었다.

히구치는 그때까지 근실하기 그지없는 인물로 통했고, 후사코는 미인형은 아니었다. 오히려 못생긴 여자였다. 이 두 사람이 사고를 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미사오 부인은 그만 뒤통수를 맞고 말았다.

"시노하라 씨 말씀대롭니다. 쓰무라 선생님이 자살을 결심하다니,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에요. 만일에 선생님이 그런 결심을 하고 청산가리까지 준비했다면 저희가 모를 리 없습니다. 선생님은 촐랑거리시는 분이에요. 아주 선량한 촐랑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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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 인간은 정신적으로 각박해지고 고독해진다. 사회가 물질적으로 풍요롭다는 것은 그만큼 기계문명이 발달했다는 뜻이 되고 또 그 문명을 지탱하는 인간이 그만큼 지적으로 발달했다는 뜻일 것이다.

기계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인간은 정신적으로 고독해지고 각박해진다. 지적인 인간이 고독이나 각박함에서 도피하는 적당한 수단이 퀴즈이고 퍼즐일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두뇌의 휴식이라기보다 오히려 도피일 것이다.

마키 교고가 성냥퍼즐광이라는 것은 그만큼 그가 정신적으로 고독했다는 뜻이 아닐까. 오토리 지요코와의 결혼생활에 문제가 없을 때에도 그는 성냥퍼즐을 즐겼을까.

"그럼 뭔가요? 이 남자, 정전 중에 촛불을 켜고 유유히 성냥놀이를 했다는 겁니까? 긴다이치 선생님, 당신이 어떤 명탐정인지 맹탐정*인진 모르겠지만 그딴 바보 같은 소릴 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아주시죠."
 
* 원문에는 ‘迷探偵(미탐정)’이라고 쓰여 있음. 명탐정(名探偵)과 발음은 같으나 뜻이 반대임.

그는 태생도 빈곤했고 힘들게 자랐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방의 국립대학을 나와 경찰에 지원했다. 국가공무원 3급 시험에 합격하여 젊은 나이로 경부보가 되었다.

조만간 그는 현장에서 자수성가한 많은 선배를 본받아 경부가 되고 경사로 승진할 것이다. 경찰관으로서의 그의 앞길은 유망했고 그런 의미로 그는 엘리트 의식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젊음에서 오는 경험부족은 어쩔 수가 없었다. 수사계장으로서 많은 형사를 지휘할 위치에 있으면서도 노련한 형사들로부터 비판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는 의식이 이런 중대사건을 수사할 경우 항상 그의 마음을 날카롭게 찔렀다.

긴다이치 코스케는 홀 한구석에 있는 오래된 등의자에 앉아 졸린 눈으로 히비노 경부보와 오토리 지요코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도덕적이고 건강한 경부보에게는, 네 명이나 남편을 갈아치우고도 태연한 이 여자는 요부로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이 경부보에게 추천하고픈 것이 있다. 조금만 최근 주간지, 특히 연예주간지를 읽어보라고.

적의나 반감 같은 인간의 감정은, 예측할 수 없는 기묘한 사태와 부딪치면 일순 날아가버리는 것 같다. 트렁크 주위에 달려들어 검고 딱딱한 타이어 위에 자개처럼 붙어 있는 나방의 문장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발견한 사람이 짜증나는 긴다이치 코스케라는 사실도 잊고, 형사들은 솔직하게 놀라움을 표출했다. 그와 동시에 마키 교고의 시체를 옮기는 현장의 풀리지 않는 여러 모순이 히비노 경부보의 뇌리에 하늘의 계시처럼 떠올랐던 게 틀림없다. 물론 그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지는 아직 안개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말이다.

"트렁크에 갇혀 운반되었다면 물론 시체가 되어서라는 거겠군?"

이건 뭐 일종의 수련이죠. 그런 수련에서 의혹이 생기고요. 그런 의혹을 소홀히 하지 않고 중대한 데이터로 하나하나 모아둡니다. 추리라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의 축적이니까요. 그렇게 축적하고 이건 대체 어찌 된 일인가 고민하는 사이에 운 좋게 트렁크 안의 나비라는 추가 데이터를 발견한 거고요.

"히비노 씨, 다 경험이에요."

"저는 전에도 두세 번 이처럼 시체를 다른 곳에서 운반해서 범행현장을 은폐하려고 한 사건을 만난 적이 있어요. 경험에서 오는 지혜랄까요. 장기의 명인들도 난국에 부딪혔을 때 과거에 경험했던 여러 가지 기보(棋譜)를 생각해내고 사지를 탈출하는 일이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당신보다 한참 나이를 먹었어요. 그만큼 경험이 많은…… 단지 그것뿐이라고 생각하세요."

‘코끼리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서 놀았습니다. 너무 즐거워서 또 한 마리를 오라고 불렀습니다. 코끼리 두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서 놀았습니다. 너무 즐거워서 또 한 마리를 오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식으로 노래를 부르며 친구를 불러서 10명 정도가 되면 마지막에 ‘너무 어두워져서 집에 돌아가자고 말했습니다’라고 말하며 끝을 내는 놀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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