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모순

경찰은 그런 상황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나가미네도 죽여도 좋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인 셈이다.
요컨대 이 총은 ……, 오리베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총을떠올렸다. 이 총은 스가노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나가미네 에마를 죽음에 이르게 한 장본인이, 피해자의 아버지에게 복수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총이다.
우리는 도대체 뭔가? 오리베는 생각했다. 법을 어긴 자들을 잡는 게 우리 일이다. 그럼으로써 악을 없앤다는 게 표면적인 목표다.
하지만 이런다고 악이 없어질까? 체포해 격리하는 건 달리 보면 보호다. 일정 기간 ‘보호‘ 된 죄인들은 세상의 기억이흐릿해질 무렵 다시 원래 세상으로 돌아온다. 그 대다수는 또다시 법을 어긴다. 그들은 알고 있지 않을까? 죄를 저질러도어떤 보복도 받지 않는다는 것을, 국가가 그들을 보호해준다는 사실을.
우리가 정의의 칼날이라고 믿는 것이, 정말 올바른 방향을향하고 있나? 오리베는 의문을 품었다. 옳은 방향을 향하고있는 칼날은 진짜일까? 정말 ‘악‘을 벨 힘을 가지고 있나?
나카이 마코토가 육교를 이용해 쇼와 도로를 건넜다. 그와오리베 일행과의 거리는 10미터 쯤이다.
육교 곳곳에 오리베가 아는 얼굴이 있다. 전원 형사다. - P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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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ㅁㅇ

또 나가미네 에마 이외에도 그들에게 강간당한 여고생에관한 이야기도 자세히 실려 있었다. 에마와 마찬가지로 그여고생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그저 도모자키 일당의 마음에 들었다는 이유로 먹잇감이 되어 고통 속에서 자살한 것이다.
기자는 그 여고생의 아버지도 취재했다. 이 아버지는 가능하다면 내 손으로 도모자키를 죽이고 싶었다"라고 말하면서
"나가미네 용의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라고 덧붙였다.
기사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끝을 맺었다. "잘못된 길에들어선 소년을 갱생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잘못으로 발생한 피해자의 마음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 그에 대한고민이 현재의 법에는 빠져 있다. 아이의 생명을 빼앗긴 부모에게 스스로의 장래는 알아서 하라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어떠세요?" 끝까지 읽고 고개를 든 와카코에게 나가미네가 물었다.
- P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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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죽임을 당해도 싼 인간과 복수를 인정하지 않는 법률

ㅇ가해자를 보호하는 법-소년법


체스는 인생과 같다는 게 아버지의 말버릇이다.
"제일 처음에는 모든 말이 제자리에 가지런히 있어. 그대로 있으면 별일 없이 평온하겠으나 그건 있을 수 없단다. 말을 움직여서 자신의 진지에서 나가야만 해. 움직이면 상대를쓰러뜨릴 수도 있지만, 나 여시 많은 것을 잃게 되지.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란다. 장기와 달리 상대에게 빼앗는다고 해서내 것이 되진 않아."
다이시 일을 떠올리면 그 말은 진리인 듯하다. 아들의 축음이 상대 탓이라고 주장하며 서로를 비난하다 보니 상처를주었을 뿐 아무것도 남은 게 없었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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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이성민 주연 동명영화
나도 이런 상황에 처하면 이 책과 영화의 주인공처럼 행동할거 같다.
이 나라의 사법체제에 회의를 품게하는 작품.
현실에서 이런 비슷한 처벌을 받는 쓰레기들이 널렸다.
쓰레기는 쓰레기일뿐. 재활용은 불가하다.
소각장으로 보내야...
일본 법체계를 베낀게 우리법이라 일본 법의 문제점에 대해 다룬 소설들이 우리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되는거 같다

사법체계의 문제점을 다룬 소설
나카야마 시치리의 네메시스의 사자, 테미스의 검 한번 읽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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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일어났던 몇 가지 부조리한 사건의 기억이 나가미네의 뇌리에 떠올랐다. 범인이 늘 사형당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미성년자인 경우는 이름이공개되지 않고 절대 사형당하지도 않는다.
소년법은 피해자를 위한 것도 아니고 범죄 방지를 위한 것도 아니다. 소년은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이라는 전제 아래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피해자의 슬픔이나 억울함은 반영되지 않고 실상은 무시되었다. 공허한도덕관일 뿐이다.
더욱이 사건 발생 이후의 경찰 대응도 불만스럽다.
수사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 수상한 차가 목격된 것도 뉴스를 보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몰랐을것이다. 그 뒤로 얼마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지도 전혀알려주지 않고 있다.
이 제보 전화를 경찰에 알린다 치자. 경찰은 움직일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움직이는지 나가미네에게는 아마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범인 체포로 이어진다 해도 자세한 경위는설명해주지 않을 게 뻔하다. 그 범인을 만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그리고 뭐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는 채 재판이 시작되고 유족 입장에선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범인은 대단한 벌을 받지 않을 것이다.
-89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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