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더니 나지막이 묻는다. "구해주지 않는 게 나았을까?" "심술궂은 질문이네요." 다카시가 말했다. "구해주신 건 감사드립니다."
"원래 이 능력은 우리 일족―정확히 말하자면 모계 일족이네만―에게 대대로 계승됐어. 핏속에 잠든 특수한 능력이라고 할까. 그래 봤자 내게는 병이나 다름없지만."
내게는 늘 기묘한 ‘현실 거리감’이 붙어 다녔어. 그러니 진심으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웃지도 울지도 즐기지도 못하지. 언제나 한 걸음 물러나 제삼자의 입장에서 볼 수밖에 없으니까.
"또 하나, 일종의 ‘안전장치’가 아닐까 싶어."
"그렇잖아? 시간 축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인간이 다정하고 매력적이라면 어떻게 되겠나? 가는 시대마다 사람들과 얽히면서 영향을 미치거나 족적을 남기게 되겠지. 그런 만큼 혼란을 야기할 위험도 커질 테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