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뵙겠습니다. 시마다 기요시라고 합니다. 갑작스레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30대 후반쯤 되었을까. 거무스름한 얼굴에 홀쭉한 볼, 약간 퀭한 눈과 꺼칠한 윗입술. 보기에 따라서는 꽤 까다로운 사람으로 비칠 수도 있는 인상이었다.
"단순히 호기심 때문에 온 건 아닙니다. 저한테 그 사건은 생판 남의 일만은 아니거든요." "무슨 뜻인지?" "후루카와 쓰네히토. 아시죠?" "후루카와? 물론." "작년 그 사건 때 행방이 묘연해진 남자죠. 사실 그는 제 지인입니다."
후루카와 쓰네히토. 1년 전 폭풍우가 치던 밤, 방에서 홀연히 모습을 감춘 남자. 마사키 신고를 죽이고 토막 내서 지하실 소각로에서 태운 뒤 후지누마 잇세이의 그림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추정되는 남자.
"그러시겠죠. 후지누마 씨가 원래부터 손님을 반기지 않는다는 것도 압니다. 왜 이런 산속에서 그런 가면을 쓰고 사는지 그 사정도 대충은요."
"아아. 저기 보이는 저거 전화선이군요. 송전선이 아니에요. 그렇다면 이 수차로 발전을?" "맞습니다." "그렇군요. 멋집니다."
"나카무라 세이지의 수차관……." 불쑥 그렇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카무라 세이지. 아까도 남자는 그 이름을 입에 올렸다. (나카무라 세이지를 안단 말인가) 묻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어떻게 그 이름을?" "어, 들렸습니까?"
이 집 설계자가 나카무라 세이지라는 사실을 알아낸 건 최근 일입니다. 엄청 놀랐죠. 정말 인연이라는 게 있나 싶었다니까요." "인연이라면?" "그건…… 뭐,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언제 말씀드릴 기회가 있겠죠."
"변덕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요. 역시 작년 그 사건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 그렇지, 나카무라 세이지가 지은 수차관이라는 건물을 직접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일단 발동이 걸리면 제동이 안 걸리는 성격이라, 그래서……."
물론 그가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와 자신의 관계를 넌지시 내비친 것이 제일 큰 이유이기는 했다. 하지만 그뿐만은 아니었다. 시마다 기요시, 이 남자가 지닌 독특한 분위기에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뭔가를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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