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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결사의 세계사
김희보 지음 / 가람기획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입 안에 살짝 굴려만 보아도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단어가 있다.
바로 "비밀". 아무나 알 수 없고,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그래서 묘한 매력이 풍기는 단 두 글자.
그런데 모두가 그 존재는 알고 있음에도 그 내막은 모두가 알지 못하는 그래서 더더욱 궁금하고,
더더욱 알고 싶은 존재가 있다. 바로 "비밀결사" 때에 따라서는 사람의 숨결까지 쥐락펴락하는 무서운 존재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심이 가는 존재들.
"비밀결사의 세계사"란 책은 제목처럼 그간 그 존재들이 알려져 주목을 끌었던 비밀결사들 혹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엄밀히 존재하고 현재까지도 조용히 활동하고 있는 존재들에 대해서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라는 책은 긴장감과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었기에 출판되었을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더불어서 사람들에게 프리메이슨이라는 집단을 강하게
인식시켰다. 책으로 인해서 프리메이슨은 유명성에 날개를 달게 되었다.
책은 크게 비밀결사의 세계사, 프리메이슨, 유대게이트, 시온수도회로 4부분으로 나누어져있다.
1편 비밀결사의 세계사의 경우엔 고대부터 현대까지 수 많은 비밀결사들에 대한 비밀이 담겨있었다. 그 대부분은 이름조차 낯선, 그야말로 처음보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그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비밀결사는 범죄를 저지르는 집단이었다. "판시갈","타그단","삭그단"이라 불리는 그들은 각각의 조직을 구성하고 조직에 맞는 방식을 지켜나가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범죄, 즉 살인이었다. 그둘 중에는 평상시엔 농민, 상인과 같이 평범하게 살아가다가 일정 시일이 되면 암살 여행을 나서곤 했다한다. 그들은 파괴와 죽음의 여신 칼리에게 시체를 제물로 바치고 그로인해 초인적인 힘을 얻고자 했다. 페이지를 넘기던 중에 "부두교"란 집단을 보게 되었다. 심령술사가 나오는 미국 드라마에서 몇 번 이름을 들었던지라 실존하고 있는 집단이란 점에서 놀랍고, 반가웠다. 하이티의 민간종교에서 시작되 주술이 특징인 그들. 흑인 노예와 더불어 아프리카에서 흘러들어온 정령신앙과 가톨릭의 혼합 종교라는 점에서 참 특이했다. 무엇보다 그들이 행하는 주술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이 "좀비"를 만드는 것이며 그 과정이 기록되어 있는 점이 인상깊었다.
2편 프리메이슨에선 그 유래와 그간의 활동 내용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처음 이 조직을 알게 된 것이 소설이었기에 사실 이 조직에 대한 현실감이 크지 않았다. 그런데 이 조직이 활동했던 내용들을 보자니 소름이 끼쳤다. 프랑스 혁명, 미국의 독립전쟁..그야말로 굴직 굴직한 역사의 뒤편에 프리메이슨이라는 이 거대조직이 관여되어있던 것이다. 놀라움을 넘어서서 기분이 나빠지기까지 하는 내용이었다.
3편 유대게이트에선 유대인의 역사, 그와 관련된 음모설과 로스차일드라는 재벌등에 관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간 말로만 떠도는 소문으로, 그야말로 우스갯소리로 여겼던 일들이 이렇게 책 속에 담겨 있으니 역시나 놀라움을 넘어선 찜찜함이 느껴졌다. 재미와 흥미를 느끼지만 막상 접하게 되면 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음모"라는 단어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이장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부분은 마지막에 있던 유대인 명사 인명록이었다.
4편 시온수도회역시 관련된 조직과 그 유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댄 브라운은 "다빈치 코드"에 나와 유명해졌다지만 왠지 어디선가 본 듯한 조직. "장미의 이름"이란 책이 언뜻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유명도 면에선 1편의 옛 비밀결사들만큼 익숙지 않은 비밀결사였지만 역시나 읽다보니 신기한 것들이 많았다.
단순히 재미로만, 약간의 시간 떼우기 위한 소재로만 여겼던 것들에 대해서 이렇게 세세히 설명된 책을 읽게 되니 참 새로웠다. 더불어서 "비밀결사"라는 것들이 그냥 그러려니하고 무관심하게
여겨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찌할 방도는 없지만.
비밀 결사라는 것이 단순히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자신들의 의견을 공유하는 것으로 만족을 느끼는 조직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단순히 뜻을 공유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실천을 위해서 때로는 강하게 그러면서도 조용하게 움직이고 있는 조직이었다. 몸은 지하에 감춰두고 있지만 머리는 지상에서 나보란 듯이 활보하고 있는 비밀결사들. 알지만 어쩔 수 없음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 존재들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이 큰 이득이란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