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자살 클럽
전봉관 지음 / 살림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자살"이라는 단어가 최근에 많이 보고, 듣게 된 만큼 그것이 오래전이 아닌 최근에서야 시작된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경성자살클럽"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고 "자살"이 현재가 아닌 과거에도 분명히 존재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엄격한 유교적 관습이 자리잡고 있던 조선 사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자살행위"는 그야말로 용서받지 못 할 행동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것은 정말 큰 아픔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제목은 "자살클럽"이었지만 내용을 보면  그 시대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10가지의 자살 사건의 원인으로는 사랑, 따돌림, 입시, 독립을 위한 투쟁등 무척 다양했다.
아마도 그 시기가 정체와 변화가 동시에 존재했던 혼란의 시대였기 때문인 것 같다.
대략 3~40년 전쯤부터 들어오기 시작한 외국의 문물에 의해서 새로운 세대들은 변화했고, 변화하길 바라고 있었지만 이에 낯설음을 느꼈던 기존 세대들은 그 변화를 거부하고자 했다. 그렇기에 당연히 갈등이 있었고, 그 갈등은 스스로 삶을 놓아버리게 될 만큼 큰 것이었다. 

 
 굉장히 보수적인 시대인 줄로만 알았던 조선 시대에 이렇게 충격적이고, 이렇게 비극적인 일들이 있을 줄은 몰랐다. 처음엔 그저 의외다 싶기만 했는데 보다 보니까 점점 오래전 경성에서 지금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따돌림에 의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집단 따돌림 자살 사건"속의 이화여전의 여학생  문창숙이었다. 흔히 왕따라고 알려진 집단 따돌림. 이것이 과거 경성에도 있었고, 그 강도가 지금에 비해 결코 약하지 않았다는 것이 무척 놀라웠다. 
 

또한 입시지옥으로 인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도 놀라웠다. 현재에도 뉴스에 가끔 시험 점수로 인해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나오곤  한다. 그들은 유달리 교육에 열을 올리는 우리나라의 몹쓸 습관(?)으로 인한 피해자들이 아닌가 한다. 

그런데 이러한 과거 경성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니. 게다가 과거 경성의 경성의 경우 원하는 학교에 입학을 못했던 아이 뿐만 아니라 부모들까지 그 아픔으로 인해 자살을 택했다고 하니 정말 놀라웠다. 아무래도 지금보다 주변인들의 시선을 더욱 신경썼던 관습 때문이 아닌가 한다.

 

 보면 볼 수록 과거 속의 장면이 아니라 현재의 모습들을 보는 것 같아 놀라웠고, 그래서 더 슬픈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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