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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증후군 - 하 - 증후군 시리즈 3
누쿠이 도쿠로 지음, 노재명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시작부터가 굉장히 강렬한 책이었다.
책 속 인물이 당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내가, 내가 아는 누군가가 당하는 이야기 같았다.
너무나도 빠르고, 갑작스럽게, 그리고 충격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무언가를 생각할 사이도 없이 그저 무섭게 페이지를 넘기기만 했다.
책 ’살인 증후군’은 마치 병적으로 퍼져가는, 특정 목적이 있기도 혹은 전혀 아무런 목적이 없는 살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심장 이식수술을 해야만 하는 아들을 둔 어머니, 그녀는 사람을 살리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틈틈이 아들을 위해 ’표적’을 찾아나선다. 아들에게 심장을 이식해줄 적당한 표적을 찾아내면 아무런 망설임 없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어머니. 그녀의 행동은 과연 이해될 수 있을까?
결혼은 앞두고 있던 여자. 어느 날 미성년자들에 의해 자신의 약혼자를 눈앞에서 잃었다. 그리고 그녀의 몸은 더럽혀졌다. 죽는것만 못한 삶을 살아가던 그녀, 어느 날 그녀의 친구가 우연히 말해준 어떤 사고를 계기로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한다. 죄를 받아 마땅한 범죄자가 사고로 살해되었다는 이야기를 듣자 서서히 살아나는 그녀를 보고 그녀의 친구는 결심을 한다. 그녀를 위해 기꺼이 ’정의’를 직접 실현에 옮기기로 한 것이다. 그 ’정의’라는 것은 다른 한 편으론 또 다른 죄를 짓는 일이었지만 법적으로 심판받을 수 없는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벌한다는 의미에서, 미성년자들에 의해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보다 더한 정의 실현이 없었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했던가.
비밀경찰조직인 다마키와 그의 일행은 은밀히 정의를 행하는 사람들을 쫓기 시작한다.
최근 읽은 일본 소설들 중에는 이 책과 같이 청소년 범죄를 다룬 책들이 많다. 것도 상해, 절도 등의 사건이 아니라 살인이라는 심각한 범죄를 다루고 있는. 꼭 이 책 뿐만 아니라 청소년 범죄를 다루고 있는 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무섭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어쩌다 사회가 이렇게까지 험해졌을까를 생각하면 정말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많은 것을 알고, 배워나가며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준비를 해야할 청소년시기에 어쩜 이렇게 잔인한 짓을 할 수 있을까..왜 이렇게 되었을까..
깊은 생각을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사람 마음을 휘어잡고 전개되던 이야기는 가슴 아프게 끝을 맺는다. 결자해지라고. 일을 저지른 사람이 일을 해결해야한다고 했던가..그렇지만 그렇기엔 왠지 모르게 슬프도록 안타까운 결말이었다.
이 책은 증후군 시리즈 중에서도 마지막에 속하는 책이었다. 보다 일찍 출간된 실종, 유괴 증후군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른 두 권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만큼 굉장히 강한 인상을 남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