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인격 개암 청소년 문학 6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 지음, 최제니 옮김 / 개암나무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사실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고른 책이었다. 도서관에 갔다가 꼭 보고 싶었던 책을 빌린 후 마지막 한 권을 어떤 책으로 할까하여 이리저리 배회(?)하던 중에 표지가 꼭 마음에 들어 손길이 갔다. 꽃분홍 이불이 덮힌 침대 위에 자신과 꼭 닮은 인형과 함께 나란히 앉아있는 여자아이. 그 위엔 '이중인격'이라는 흥미를 끌만한 제목이 적혀 있었다. 왠지 정신병과 관련된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보게 되었다. 

 베서니는 이제 곧 열 세번째 생일을 앞둔 어린 여자아이였다. 낯선 사람과(심지어는 유치원의 친구들과도) 어울림을 극도로 꺼려하며, 지극하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오직 베서니만 돌보시는 부모님과 함께 단란하게 살아가던 그녀의 삶이 어느 날 밤 순식간에 바뀌어 버렸다. 
외박은 물론이거니와 그녀 곁에서 오랜 시간동안 절대로 떨어져있지 않으려 하셨던 부모님께서 아무말 없이 그녀를 처음보는 이모집에 맡겨두고 사라지신 것이다. 단순히 모습만 감춘 것이 아니었다. 기존에 쓰던 전화번호까지 모조리 없애버리고 그야말로 베서니 곁에서 사라져버린 것이다. 홀로 남았다는, 아니 어쩌면 버려진 것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베서니. 게다가 어찌된 일인지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보기만 하면 마치 유령이라도 본 듯이 놀라곤 한다. 물음표 투성이가 된 베서니에게 정확한 답변을 해주는 사람도 없어 그저 답답하고, 두렵기만 한 베서니 곁에 또 한명의 의문스러운 사람이 나타난다. 과연 베서니가 지니고 있는 물음들은 해결이 날 것인가... 

 베서니의 정체는 책을 읽다보면 중간 넘어 쯤에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 점에서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조금은 색다른 전개를 원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란 점을 생각해보면 조금은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 

 부모님이라는 커다란 그늘 아래 무엇하나 부족함 없이 만족스럽고, 평화로운 삶을 살았던 베서니가 어느 순간 아주 낯선 공간에 처참한 기분으로 남겨진게 된다. 이후에 소녀는 어찌해야 할까 혹은 어떻게 이 어두움을 뚫고 나갈 것인가. 그리고 베서니란 존재, 자기자신에 대해 되돌아봐야하는 입장이 되었을 때 소녀는 과연 어찌 할 것인가. 

 그 점을 두고 보면 이 책은 성장 소설에 좀 더 가까웠다. 누구나 한 번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안고 있는 시절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베서니의 경우엔 좀 독특했지만. 또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서도 돌아가지 않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주인공이 느끼고 겪어나가는 바가 모두 그 존엄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조금은 뻔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적절히 긴장을 유지하고 볼 수 있으며, 보는 동안 베서니의 입장에서 서서 생각해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금은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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