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amed 야성 하우스 오브 나이트 4
P. C. 캐스트.크리스틴 캐스트 지음, 이승숙 옮김 / 북에이드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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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뱀파이어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하우스 오브 나이트 시리즈, 그 네번째 이야기 "야성". 
신비로음이 절로 느껴지는 여인의 모습과 곁들여있는 보라색, 그리고 멋들어진 문양들. 아마 이 시리즈를 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이 책을 보게 된다면 한 번쯤 표지에 시선을 빼앗길 것 같았다. 시리즈를 계속 보아온 나조차도 처음 책을 받아봤을 때 컴퓨터 화면과는 다른 묘한 매력이 더해진 표지를 한참 들여다 봤었으니까. 

  하우스 오브 나이트는 뱀파이어 이야기이다. 그리고 청소년들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간단히 하자면 평범한 (?) 인간이었던 ’조이’가 어느 날  뱀파이어로 선택되었다는 표시가 생기면서 뱀파이어 학교인 나이트 하우스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교육을 받고  ’새내기’로 지내면서 인간에서 뱀파이어로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새내기들과 같이 친구도 사귀고 하면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 나가던 조이는 모든 뱀파이어의 존경의 받는 여사제 네페레트가 사실은 욕망에 눈이 멀어 옳지 않은 일을 벌이려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녀는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인간과 뱀파이어를 이간질하고 심지어 전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하는데..

 전쟁을 알리면서 끝나버린 3권은, 4권을 기다리는 시간을 정말 길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마치 정성들여 포장지를 벗기고 이제 막 한 입 먹으려던 아이스크림을 홀라당 빼앗겨 버린 기분이랄까.. 

 4권에선 조이와 그녀의 친구들, 그리고 네페레트와의 갈등이 보다 본격화된다. 또한 수녀님,  섹시한 전학생 스타크, 셰키나여사제님등과 같이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여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물론  우리의 조이는 나날이 복잡해져가는 연애사 때문에 고민이 더욱더 깊어지게 되고, 보는 나는 내내 질투를 하고는 했었다. 

 책은 500페이지가 넘어가는 상당한 무게감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 무게감으로 인해 책을 읽으면서 부담을 느낀다거나 지루함을 느끼지는 못한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이 부분에선 조이의 할머니께서 대활약을 하신다. 역시 전부터 뭔가 다르다 느낀 인물이었는데 이렇게 멋진 분이셨다니!! - 이 드러나면서 페이지가 계속적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그간 닉스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모습만을 보여왔던 네페레트가 숨겨왔던 본성(?)을 드러내는 부분이었다. 이 장면을 영화화한다면 정말 재밌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멋진 장면이었다. 이 장면 덕분에 4권의 끝이 너무나도 아쉬웠고, 또한 앞으로 5권을 보기까지 기다려야하는 시간이 멀게만 느껴지게 되었다.  

 이 시리즈를 처음 보고자 마음 먹은 건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영향이 컸었다. 너무나도 매력적인 뱀파이어 아니, 정확히는 뱀파이어 청년의 매력에 빠져서  한동안 뱀파이어라는 단어만 들어도  기대감이 확 치솟았기 때문이었다. 

 비록 시작은 그러했지만 어느 덧 4권째에 접어든 하우스 오브 나이트를 보면서,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우정, 사랑, 그리고 모험(?)을 통해 재미를 얻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나올 이후의 책들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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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
누쿠이 도쿠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비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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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은 통곡인데 표지엔 붉은 꽃 한 송이가 담겨 있다. 무슨 의미일까. 
목이 터져라 울고, 눈물샘이 말라버릴 것처럼 울어대는 모습만 떠오르는 통곡이란 단어에 과연 새빨간 꽃 한송이가  말이 되는가. 그럼에도 전작 '살인 증후군 '을 통해 갖게된 관심으로 인해 궁금증과 기대를 갖고 보게 되었다. 

 이야기는 한 아이의 시신이 발견됨으로써 시작된다. 오래전 실종되었던 아이는 사건이냐 사고이냐를 두고 헷갈려하던 경찰측에 확실한 답을 주었다. 아이의 발견은 모두에게 충격이었고 이후에 벌어질 일들의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범인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실종은 이어진다. 경찰청에 속해있는 사에키 또한 실종된 아이들과 또래인 딸을 둔 아버지의 마음으로, 범인을 잡고자하는 경찰의 마음으로 범인을 잡고자 한다. 
또 한 인물 마쯔모토. 마음속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이를 채워줄 존재를 찾아헤매는 사람. 약간의 방황 끝에 신흥종교에서 안식을 찾게 된 남자. 이후 마쯔모토는 자신의 마음속 구멍을 채우기 위해 해서는 안되는 짓을 벌이게 된다. 

 사에키와 마즈모토의 시선에서 돌아가며 이어지는 이야기는 점점 긴장감을 더한다. 더불어 안타까움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심정이라면 굳이 글로써 설명하지 않더라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 행위는 어찌될까.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으니...하는 마음으로 이해를 해줘야 할까? 그렇다면 그 선은 어디까지 일까..
결말을 읽은 후에 계속해서 드는 의문이었다. 과연 그러한 것이 있을까, 과연 그것이 옳을까를 두고. 

 또한 이야기 속엔 유아살해 외에도 많은 문제들이 등장한다. 신흥 종교, 개인정보 유출,  매스컴의 이해하고 싶지 않은 과다 취재 경쟁까지. 사건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면서도 내심 '이거 문제 아냐??'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드는 문제들이 있었다. 

 약간의 반전을 제외하곤 내용 전개를 보면 신선미는 조금 떨어지는 듯 했다. 이미 기존에 나온 책들에게서 많이 보아왔고, 볼 수 있는 듯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책이 이 작가분의 데뷔작이란 점을 생각하면 조금 놀랍다. 그렇기에 이후 나왔던 증후군 시리즈를 썼구나 싶기도 하고. 아직 다 읽어보지 못한 증후군 시리즈를 마저 읽어보고 싶고, 이후에 나올 다른 책들 또한 기대가 되는 작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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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령들의 귀환 - 1636년 고립된 한 마을에서 벌어진 의문의 연쇄살인사건 꿈꾸는 역사 팩션클럽 3
허수정 지음 / 우원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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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6년. 고립된 마을에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배경이 현대가 아니라는 점과 장소가 도시가 아닌 고립된 마을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갔다. 

 1592년 발생한 임진왜란은 조선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사람은 물론 농사를 지을 땅조차 남아나지 않을 만큼 치열했던 전투였다. 사건이 일어나는 1636년은 그 피해가 미처 다 회복되지 못했던 시기였다. 왠지 그 이름에서부터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는 까마귀촌은 외지인의 출입을 쉬이 허락하지 않았던 아주 감춰진(?) 마을이었다. 탐정 박명준은 지인의 요청에 의해 동생을 찾고자하는 왜인과 함께 까마귀촌을 찾는다. 쉽지 않은 일일줄은 알았지만 생각지 못했던 살인사건들의 이어짐으로 인해 명준은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예상치 못하게 전개되는 살인은 점점 그 광기를 더하는 듯하고 어느 덧 사건의 한 중심에 놓이게 된 명준은 범인의 정체를 캐기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이야기가 연쇄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이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되다보니 아무래도 주요 인물인 박명준에게 눈길이 갔다. 시대가 시대이다보니 왠지 모르게 유생과 같은 겉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으면서도 위기의 순간에 탁탁~하고 마치 무사같이 멋지게 적을 제압할 것 같은 능력도 지녔을 법한 인물. 하지만 내면엔 아픔을 지닌 것 같은 모습에 호감이 갔다. 왠지 글이 아니라 영상으로 살아난다면 더욱더 매력적인 인물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책을 보는 내내 했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명준은 이번이 첫 출연은 아니었다. 허수정작가의 작품이 이번이 세 번째이다보니 그도 벌써 세 번째 출연인 셈이다. 그 점에서 살짝 망설임이 일었다. 처음부터 볼까하는 생각도 잠시잠깐 들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먼저 손에 들어온 이 책을 미뤄둔다는 것이 아무래도 걸렸다. 내용 역시 미뤄두기엔 너무 흥미로웠고.

 배경이 조선시대이다보니 혹시 팩션인가 싶었는데 팩션은 아닌 듯 싶었다. 실제 임진왜란이 일어났다는 점을 빼면 사실이라고 볼 만한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이 등장한 것도 아니었고.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몹시 힘들었을 당시를  생각하면 왠지 책 속의 이야기가 아주 거짓은 아닌 듯 싶었다. 혹시 전쟁 당시엔 이보다 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사건이 일어난 까마귀촌은 사실상 산자들로 이루어진 망령들의 마을이었다.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고, 그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점점 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있었던 것이다. 전쟁의 원인과는 아무런 상관없을 사람들이 그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자신의 목숨조차 제대로 보존하지 못하고 억압받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전쟁의 잔인한 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책을 읽다보니 박명준이라는 이야기 속 인물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그가 다른 사건들 속에선 어찌 활동했는지가 궁금해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 이전에 나왔던 두 권의 책에 대해서 저절로 궁금증이 일었다. 또한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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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시 - 그림자 소년, 소녀를 만나다
팀 보울러 지음, 유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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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린 둘 다 그림자로구나.”
“뭐라고?”
“그림자라고.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너도 똑같네. 
아마도 우린 서로에게 필요할 것 같아. 잠깐 동안이라도.”
“그런데 왜 그림자야?”
소녀가 어둠을 응시하며 말했다.
“오랫동안 그늘 속에 있다 보면 누구나 그림자가 되는 법이야.”

새파란 하늘과 같이 멋진 표지에 그에 못지 않게 멋져보이는 소년과 소녀. 
마치 푸르른 하늘처럼 산뜻한 내용이 담겨 있을 법한 이 책은 위의 글과 같이 조금은 우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보다 재능있고, 사랑스런 두 아이의 가슴아픈,  마치 그림자같은 삶을 살아가는 두 아이의 이야기가.

 스쿼시 선수인 제이미는 오직 승리만을 외치는 아버지 밑에서 혹독하게 훈련받으며 살아간다. 패배했을 때마다 어김없이 행해지는 아버지의 폭력, 함께 살아가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것만 같은 어머니. 함께 살아가고는 있지만 전혀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가정 안에서 제이미는 늘 불안하고, 고통스러워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런 그 앞에 잡작스레 나타난 소녀 애비. 그녀는 추위, 배고픔, 자신을 뒤쫓는 자들로 인해서 불안에 떨고 있었지만 배 속에 있는 아이를 위해 강해지려 노력하는 중이었다. 아버지의 압박을 더이상 견디지 못하겠던 제이미는 친구 스파이더의 도움으로  애비와 함께 먼길을 떠나게 된다.
 
 팀 보울러의 모든 책을 읽어본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 책은 신비의 인물(?)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상깊었다. 물론 제이미 앞에 그를 도와줄(?) 존재가 나타남으로써 그가 진정으로 깨어나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는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실체가 곁에 있다는 점이 왠지 모르게 독특해 보였던 것이다. 

 또한 스포츠가 이야기에 곁들어져있다는 점도 재미를 더했다. 스포츠라고 하면 능력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그야말로 승부의 세계라고 주로 생각되는데 그것이 성장 소설에 오면 조금 얘기가 달라지는 것 같다. 승부 이전에 '우정'이 더 진하게 작용하기 때문일까. 
그렇지만 책 속에 '우정'은 없었다. 아버지들 사이의 다툼과도 같은 승리에 대한 열망 덕분에 스포츠를 즐겨야하는 아이들이 그저 쳇바퀴 돌듯이 승리만을 외치게 된 것이다. 그점에서 보면 제이미도 데니도 모두가 피해자가 아닌가 싶었다. 

 몇 편의 성장 소설을 통해 '팀 보울러 = 성장소설'이라는 나름의 공식(?)이 만들어졌다. 여러 편을 만나보았는데 각각의 주인공의 삶이 신비스러운, 그러나 조금은 평범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작가분께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이 좀 그럴지 몰라도, 팬으로서 하고픈 말은 그간의 성장 소설이 좋았긴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른 책도 좀 써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판타지 소설같은.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멋지게 글로 표현해내시는 분이니 판타지와 같이 상상력을 특히 더 요하는 소설을 쓰신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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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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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아담한 사이즈에 부담 없는 무게.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처음 몇 페이지의 느낌이 좋았다. 조금은 냉소적이고, 조금은 불행한 삶을 사는 여자. 돈 때문에 직장 상사에게 몸이 매여있지만 결코 비굴하게 굴지는 않는 여자.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도 삶이 별 거 아니라 말하는 여자. 그 느낌이 좋아서 책을 놓지 않고 계속 읽었다. 
여자가 어느 남자를 만났고, 그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그런데 사랑을 입으로 뱉어버리는 순간 남자가 떠나버렸다. 그리고 끝. 

 순간 "어라?" 싶어서 표지를 다시 보았다. 분명히 '소설'이라고 쓰여 있는데. 장편이 아니었던가. 그렇담 차라리 '소설집'이라고 써주지. 약간의 흘림을 한 후 다시 페이지를 넘겼다. 왠지 도중에 멈춰버리면 나중에 후회할 사람은 나 같아서. 

 적지 않은 페이지 속에 때로는 아주 짧고, 때로는 조금 짧은 글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왠지 이 짧으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통해 하고픈 말을 건네고자하는 작가분의 마음이 느껴졌다. 아주 짧은 것 중엔 한 페이지를 넘겨버리면 끝나는, 그래서 짧은 꽁트 한 편을 보는 듯한 이야기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 짧은 글 속에서도 '무언가'는 있었다. 

 무려 13가지나 되는 이야기들 중에는 그냥 한 번 읽고 지나갈 만한 내용도 있었고, 읽으면서 집중하게 되는 내용도 있었다. 

 아주 짧은 내용은 자칫 그 내용을 다 말해버릴수가 있어서 조금 짧은 내용의 이야기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을 몇 편 말하자면 '여행'과 '밀회', '퀴즈쇼'가 있었다. 

 두 번째편인 '여행'. 아주 평범한 그럼에도 사랑 앞에서 조금 많이 찌질한 남자가 등장한다. 자신에게 이미 새로운 애인이 있음에도 전 애인의 결혼 얘기에 이상하게 그 여자에게 집착해 버리는 남자. 그리고 처참한 말로. 충분히 여자 편을 들어줄 수 있는 참 못난 사내의 이야기였다. 

  네 번째편인 '밀회'. 흔히 말하는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다. 아니 죽음이던가. 주인공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것이 좀 특이하다 싶었다. 그리고 그가 말하고 있는 것이 평범한 불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시나 '무언가'를 지닌 것이었기에 인상 깊었다. 

 열 한번째편인 '퀴즈쇼'. 어찌보면 이 책의 제목과 가장 부합되는 내용이 아닌가 싶었다. 
어릴 적 상처로 인해 세상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여자. 그 여자를 둘러싸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 사람들. 그 말 많은 사람들 중에 그녀와 이래저래 말을 나눴던 사람들은 없었다. 그저 곁에서 살짝 지켜보고, 나름 생각하고, 그 생각에 말을 보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 말로 인해 여자는 더욱더 상처받고  쉽사리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책을 덮고 다시 표지를 보았다. 읽기 전에는 살짝 몽환적인 느낌이 들어 좋아보이던 표지가 이상하게 쓸쓸해 보였다. 무심히 지나가는 차들 속에 덩그러니 서 있는 여인의 모습이. 
마치 자동차의 외형처럼 무쇠로 무장하고 앞을 향해 전진하며 다른이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과 그 속에서 외롭게, 그러나 그 외로움을 보란듯이 드러내지는 않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은 것 같았다. 

 작가 김영하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렇기에 이 한 편을 갖고 뭐라 말 할 수는 없지만 이 한 편의 책이 정말 인상적이었다고는 말할 수 있다. 때문에 다음 번이 기대된다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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