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례 - 하
시노다 세츠코 지음, 김해용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두툼하니 무게감이 꽤 있는 두 권을 받고 내심 놀랬었다. 종교와 관련된 내용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나 무게감이 있을줄이야 싶었기 때문이다. 왠만한 사전 못지 않은 무게에 살짝 기가 죽은 상태에서 읽기 시작한 가상의례.  어느 새 1권을 훌쩍 읽게 되고, 2권도 곧이어 마무리가 될 만큼 정말 빠르게, 매 페이지마다 긴장감을 느끼면서 본 책이다.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만 둔 후 아내와 이혼까지 하고 혼자 남은 마사히코. 자신을 밑바닥으로 밀어버린 야구치를 우연히 만나 그에게 복수를 하고자 하지만 그 역시 직장을 잃고 노숙자가 된 상태였다. 앞으로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둘은 새로운 사업으로써 "신흥종교"를 떠올린다. 아무런 밑바탕이 없어도 신자만 많이 모인다면 벤츠를 타고 다닐수도 있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된 신흥종교 사업. 어설프게 인터넷 홈피부터 시작했지만 생각외로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서 사업은 점점 번창하게 된다.  

  그러나 어딘지 사이비 냄새가 나는 마사히코의 종교를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정신의 일부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소년, 잘 알지도 못했던 사람에게 호텔에서 몇 년간 사육을 당했던 여자, 가정의 모든 구성원으로부터 버림 받았다고 여기는 여자, 아버지와 친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해왔다는 여자...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시작된 문제로 인해 점차 그들의 정신까지 병들어가고 있던 사람들..그들은 마사히코의 종교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했다. 일상 생활에서는 접하기 힘든 사례들을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무수히 겪게되는 마사히코. 자신이 공무원이었을 적에는 외면하기 바빴을 그들의 삶을 수입을 위해서 껴안기 시작하면서 마사히코는 일본이라는 사회가 정말 많이 병들어 있구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이처럼 몸과 마음이 병든 사람들이 모여서 키워나가던 신흥종교는 어느 기업인과의 만남으로 그 세가 점점 커지게 되고 집회를 위한 장소까지 여러 곳이 생기게 된다.  

 벤츠까지는 아니더라도 별다른 노력없이 신자들이 내는 돈으로 생활을 유지하고, 세가 커지면서 유명세까지 타게 된 마시히코. 나름 만족한 삶을 살게 되지만 애초에 정직하지 못했던 그의 사업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기업인이 무너지게 되면서 함께 추락의 길을 걷게 된다.  

 마사히코와 야구치가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어설프게 종교 사업을 시작한 초반에는 과연 이 사업이 성공을 하겠는가 싶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점점 모이고, 종교가 점차 확장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놀라웠다. 어쩌면 사람들이 이렇게 쉽게 종교에 의지할 수가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옴진리교라는 대표적인 사이비 종교 사건이 있었던 나라이거늘.  

 현실에서의 고통을 종교라는 수단으로 잊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정신력이란 그 어느 것 보다 강하기도 하지만 그 어느 것보다 약하기도 하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마사히코가 일으킨 종교가 인간의 정신력이 나약함을 보여줬다면 후반부에 등장한 매스컴이란 존재는 종류만 다를 뿐 그 또한 어느 사이비 종교 못지 않게 사람들을 한 곳으로만 몰고 갈 수도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였줬다. 자신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부분만을 잘라내어 그것이 전부인 것마냥 보도를 하는 모습은 정말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로 인해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들 또한.  

 두툼함 무게 만큼이나 소설 '가상의례'는 정말 많은 말을 하고 있는 책이었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과의 관계 혹은 비정상적인 가정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줬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종교에 빠져드는 지를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종교에 심취되었을 때, 개인이 아닌 집단에 속해있는 사람들이 보여줄 수 있는 무서움 또한 빼놓지 않았다. 게다가 비겁하다는 말로는 표현이 미숙하다 여겨지는 매스컴의 거부하고픈 위력까지.  

 '종교'라는 존재를 다루면서 어쩜 이리 긴 글을 썼을까 싶은 생각을 읽는 도중엔 절대 하지 못했던 책이었다. 마사히코의 종교가 성장해가는 과정부터 몰락을 향해 치닫는 과정까지, 매순간 정말 생각지 못했던 사건이 연이어 터지며 긴장감을 늦출 수 없던, 그렇기에 마지막까지 정말 재미있게(재미있게라는 말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읽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능소화 - 4백 년 전에 부친 편지
조두진 지음 / 예담 / 200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능소화라는 꽃을 잘 알지는 못해도 왠지 발음하면 할 수록 좋은 느낌이 들어 보게 된 책이었다. 제목만큼 예쁜 글이 담겨있지 않을까해서. 

 책 능소화는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두 젊은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확히는 그들이 남긴 글을  어느 교수가 해석을 함으로써 알려지지 않았던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야기는  경북 안동에서 한 남자의 미라가 발견되는 것에서 시작된다. 주변의 다른 묘들과는 다르게 그 모습을 고스란이 간직하고 있는 남자, 그리고 그의 곁에서 역시나 주변의 다른 글들과는 다르게 그 모습을 고스란이 간직하고 있는 연서. 연서는 먼저 남편을 보내야했던 아내가 남편에게 남기는 글이었다. 

 국문과 교수 "나"는 연서를 해독하는 일을 맡게 되는게 글에서 전해지는 여자의 아픈 마음이 전해져서 인지 아내였을 여자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이야기에 대해서도. 그러던 중 한국에 교환 교수로 와 있는 기타노 노부시에게서 아내의 것으로 추정되는 글들을 받게 된다. "나"는 그 글들을 바탕으로 400년 전에 있었던 부부의 사랑이야기를 추정해 본다. 

 실제로 미라가 발견되었던 일을 근거로 해서 지어진 이야기였기에 글을 읽는 사실감은 다른 소설들에 비해서 큰 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두 젊은이의 사랑이야기의 끝이 더욱더 안타깝게 느껴졌고. 

 원이 아버지로 불리는 남자. 그는 누구보다 뛰어난 머리와 체력을 겸비한 그야말로 뛰어난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의 운명은 가혹한 것이었다. 어느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오래 살지 못할 운명이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자랄 수록 점점 훌륭해지는 아들을 바라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고, 아들에게 주어진 운명을 피하기 위해 노력한다. 원이 어머니로 불리는 여자. 그녀는 어렸을 적 죽을 고비를 한 번 넘겼던 아이였다. 그러나 그 고비를 넘긴 것이 잘못되어 여자는 이후에 집에서만 숨어지내게 되었다. 정말 운명처럼 둘은 만났고,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둘은 서로를 너무나도 사랑했기에 가혹한 운명이 서럽고 또 서럽다. 

 이야기는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읽다보니 '운명'에 대해서 좀 더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과연 인간이 주어져있다 여기는 운명을 새롭게 바꿔나갈 수 있을까하는. 개인적으론 가능하다고 여겨지는데 소설 속에서처럼 뭔가 신적인 요소가 결합된다면..확신할 수는 없지 않을까? 

 처음 기대했던 것처럼  제목처럼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겨져있는 책이었다. 찬란한 슬픔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뽀뽀 상자
파울로 코엘료 외 지음, 임미경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사람들은 어린아이들에게는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 이유가 자신들도 어린아이였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길 그 이유도 물론 있지만 내 생각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함부로 할 수 없는 이유는 아이들의 순수한 눈빛 때문이 아닐까했다. 가끔씩 마주치게 되는 아이들의 순수한 눈빛은 정말 험한 말과 행동을 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몰라요하며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는 듯한 아이들의 눈빛을 보고 있노라면 순간 확 치밀었던 화도 가라앉곤 하니까. 

  제목에서부터 귀여움이 물씬 느껴지는 "뽀뽀상자".  만약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정말 달콤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이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사랑스럽고 귀여운 동화가 담겨 있을 것같는 생각이 절로 드는 제목이다. 책의 내용은 후자쪽에 가까웠다.  

이 책은 에이즈로 인해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프랑스의 어린이 에이즈 보호 연대에서 기획한 책이다.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들과 그 가족들을 돕기 위해 무려 열 일곱명의 작가분들이 작품을 쓰신, 정말 마음과 마음이 모인 책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평소에 프랑스 문학을 많이 읽지 않는 편이라서 열 일곱분의 작가분들 중에 아는 분은 거의 없었다. 너무나도 유명하신 파울로 코엘료와 크리스티앙 자크, 막스 갈로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모르는 작가분들의 글이 가득하고, 익숙지 않은 프랑스 문학이라는 점에서 약간 긴장을 하고 보게 되었는데 시작부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가장 먼저 이야기를 전하신분은  파울로 코엘료이셨다. 그나마 가장 익숙한 분이라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작부터 정말 짤막한 글로써 커다란 감동을  주셨다. 하느님께서 '어머니'란 존재를 만든 이야기를 아주 짤막하게 하고 있었는데 고작 몇 페이지의 내용에서 우리네 어머니란 존재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매번 행하시는 우리네 어머니들을. 그리고 이어지는 짤막한 다른 이야기에서도 많은 교훈을 주었다. 사실 파울로 코엘료란분의 글을 몇 편 읽어보기는 했지만 편안하거나 쉽게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 글들을 통해서 이분의 글을 다시 보게 되었다.  

 시작이 정말 좋았기에 처음 가졌던 긴장감을 모두 놓아버리고 다음의 이야기들을 읽어갔다. 책의 취지가 어린 아이들을 위한 것이어서 그런지 이야기들은  어린아이들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우리가 마치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던것으로 여기는 것처럼 선생님은 처음부터 그저 선생님인줄로만 알았던 꼬마가 어느 날 사실 선생님도 여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 기차가 너무나 좋아서 병을 앓아 죽어가면서도 기차에 대한 마음을 놓지 못하던 소년이 만들어낸 기적같은 이야기, 가족의 불화 때문에 고민하다가 자신을 스스로 아프게 하여 가족을 지키려했던 아이의 이야기, 아직 한국어도 떼지 못한 아이에게 영어를 강요하는 우리 사회의 부모들처럼 무조건 빨리를 내세우며 아이를 몰아부치던 부모의 이야기등..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책의 제목과 같은 '뽀뽀상자'가 있었다.  사랑스런 딸 줄리엣이 태어나던 날 아버지는 아이를 보며 '이 자그마한 살덩이가 내게,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게라도 무언가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필립. 그는 아이에겐 어찌했든 정말 성실한 아버지였다. 아이가 울면 아이에게 달려갔고, 때론 기저귀도 갈아주었다. 하지만 온전히 아이를 보지는 않았기에 줄리엣은 목이 쉴 때까지 울어야했고, 젖은 기저귀를 다시 차기도 했다. 필립은 아이를 공원이나 슈퍼마켓에 두고 오기도 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이가 아프기 시작했다. 우유를 먹으면 다 토해버리는 줄리엣. 그로 인해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바싹 마르고 창백해져갔다. 의사가 말하길 아이를 살릴 방법은 '뽀뽀상자'밖에 없다는 것이다. 온갖 종류의 뽀뽀를 만들어서 해준다는 뽀뽀상자. 이로 인해 줄리엣은 점점 나이지는 듯했다. 그렇지만 필립의 실수로 뽀뽀상자를 잃어버리게 되고 줄리엣은 상태가 급격도로 나빠지기 시작한다. 과연 필립은 줄리엣을 구할 수 있을까? 

 뭔가 엉뚱한 구석이 있던 필립의 모습은 마치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의 주인공을 떠올리게 했다. 진지한 코미디를 보는 듯했던 필립의 모습은 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그가 부모라는 점을 생각하면 씁쓸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결국엔 그가 아이를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누구라도 아이를 가질 수는 있지만 '부모'가 되는 일은 정말 힘들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고. 적절한 유머가 곁들어져있어서 더욱 느껴지는 감동이 컸던 이야기였다.  

 하루하루가, 일주일이, 일년이 그렇게 빨리도 가는지라 어린 시절을 되돌아볼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무의식의 저 바닥 쪽에서나 남아있기에 평상시에는 거의 생각을 하지 못하는 유년시절의 추억들. 가끔씩 무언가를 계기로 해서 그때를 생각해보면 역시 아픔이나 슬픔보다는 미소짓게 되는 그리움을 곁들인 즐거운 기억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누군가에겐 아픔으로, 누군가에겐 그리움으로, 누군가에겐 즐거움으로 남아있을 유년시절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해주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져라
정헌재 글.그림.사진 / 살림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제목에서부터 따뜻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기분 좋아져라..기분 좋아져라..
마치 주문처럼 혼자 몇 번을 외우고 있노라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질 듯하다.
제목이 우선 마음에 들었고 유명한 웹툰 "포엠툰"의 작가분께서 쓰신 책이라 해서 읽어보고 싶었다. 이번에도 책 속에 상큼함을 한가득 담아주셨으리라 싶어서.

 

 살아가면서 그러지 않으려해도 적어도 하루에 한 번쯤은 미간에 주름이 확 가게 되는 경우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라지는 미간의 주름과 함께 머릿속에서도, 마음속에서도 곧 짜증이 물러나기도 하지만, 소심한 마음덩이를 지닌지라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쌓여가는 짜증덩어리들이 마치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때로는 눈물이 울컥할 만큼 우울해질 때가 있다. 짜증이 짜증을 부르고, 결국엔 그 짜증에 스스로가 지게 되는..

사람마다 그 짜증덩어리를 날려버리는 방법은 다 다르겠지만 역시 가장 좋은 위로의 방법은 '사람'이 아닌가 한다. 곁에 있는 누군가가 해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 포근한 웃음 한 번. 그리고 약간의 토닥거림. 이 책은 그러한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

지친 어깨를 토닥거려주는 듯한 문구들이, 처져있던 입가가 슬쩍 올라가게 만드는 사진들이.
그리고 참 조그만 녀석이 힘이되는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하는 캐릭터가 있다.

페이지를 넘길 수록 점점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정말 기대했던만큼 상콤함이 가득했다고나 할까?
사진도 정말 예쁘고, 담겨 있는 말들도 예쁘고.

한여름 무더위를  싸늘함이 느껴지는 추리 소설로 이겨내듯이,
올 겨울 이 심한 추위 또한 이처럼 따뜻한 책을 읽다보면 조금은  추위를 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더불어 우울함 또한 날려버리고~!!!  

 

  

 

책 속에 담긴 사진들 중에는 정말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삼고 싶은 예쁜 사진들이 많았다.   

아기자기한 완두콩 녀석이 깜찍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그 즐거움이 배가 되기도 하고.

끝으로 책의 마지막 부분에 그림을 그리신분들을 기분 좋아지게 하는 존재들(?)이 담겨 있었다.
맛있는 야식들, 잘짜진 여드름(ㅡ.ㅡ;;), 자전거, 막 도착한 택배상자등..
생각해보면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것, 행복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들은  크고, 화려한 것들이 아님을 새삼 돌이켜 보게 되었다.
솔직히 하루 종일 우울하더라도 저녁에 맛있는 밥 한끼면 금새 뿌듯하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사람이 아니던가. 
 

그리하여~! 나에게도 기쁨을 안겨주며,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나의 보물같은 아이!
바로 우리집 막내 쑥맥이!!!
진심으로 사랑스러움의 결정체인 녀석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혹 이런 존재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져라"를 선물해야겠다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KBS 동의보감 1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
표만석 지음 / 경향미디어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요즘 가장 공감하는 문장 중에 하나가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아무리 젊고 예뻐도, 아무리 가진 것이 많다고 해도 건강을 잃어버리면 그 나머지가  소용없게 된다는 의미의 말.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생기게되니 이 말에 정말 뼈 속 깊이 공감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깊이 공감을 하면서도 막상 건강을 챙기는 일에는 매 순간 소홀하게 되는 것 같다. 머리와 가슴에선 그 중요성을 충분히 새겼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현실에선 까먹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아무리 반성을 해도 모자랄 일이다. 

 동의보감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의학서이다. 물론 그 내용을 하나하나 알지는 못하더라도 말이다. 2009년, 또 하나의 경사스러운 일이 있었다. 바로 우리의 의학서인 "동의보감"이 세계기록유산에 선정된 것이다. 이는 의학서적으로는 최초가 된다고 하니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할 것이다. 이 책은 이 경사스러운 일을 기념하기 위해  KBS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낸 것이다. 다큐를 방송에서 보기도 했었는데 그때는 워낙에 비몽사몽이었기에 그 내용을 제대로 보지 못했었다. 책으로 보게 된다면 좀 더 자세히, 차분히 볼 수 있을까 싶은 기대를 갖고 보게 되었다. 

 『동의보감』은 선조 30년(1597) 임금의 병과 건강을 돌보는 어의 허준(1546∼1615) 선생이 선조의 명을 받아 중국과 우리나라의 의학서적을 하나로 모아 편집에 착수하여 광해군 3년(1611)에 완성하고 광해군 5년(1613)에 간행한 의학서적이다. 이는 총 25권 25책으로 목활자로 발행하였다.              - 출처 : 문화재청 사이트 - 

 
 사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동의보감을 모르는 한국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누가 썼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그럼에도 정말 놀라웠던 것은 아직까지도 동의보감 25권 전권을 한글로 풀어낸 책은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어린아이도 이처럼 놀라지는 않았으리라.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부정당한 기분이었다. 

 책 속에서는 동의보감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방을 통해서  병을 치료해 하고 있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사례가 나오기도 하고, 동의보감에 담겨 있는 내용들이 조금씩 소개가 되어있기도 하다. 책 속에서도 ’기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 처럼 양방에서 이미 죽음을 선고 받았던 사람들이 한방에 의해서 병의 진행을 늦추고, 조금씩 치료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 정말 신기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방이 기적을 일으키는 의학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효과를 100%로 보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럼에도 어느 정도는 인정해줘야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 

 책을 읽으면서 좀 이상하다 싶은 점이 하나 있었다. 양방에선 혹은 한방에선, 왜그리 자신들의 의견만을  고집하려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는가.  다른나라의 경우 피튀기는 싸움까지 부르는 종교적인 갈등도 없는 나라이거늘. 이상하게도 의학이란 분야에선 양보가 좀처럼 힘든건가 싶었다. 

 그렇다고  이해와 양보의  교류가 아주 끊겨있는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분야이니만큼 보다 좋은 결과를 낳는 치료법을 서로 나누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한방을 공부하시는분이 MRI같은 의료기기를 이용하거나, 양방을 공부하시는 분이 침이나 뜸과 같은 한의학에 대해서 연구를 하신다거나 하는 것이다. 환자의 입장에선 이와같은 교류가 정말 반갑지 않을까?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자신의 의학만을 지키지 않고, 환자를 위해서, 보다 좋은 결과를 위해서 의사분들이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책을 읽기 전까지만해도 약간은 난이도가 있는 책이지 않을까 싶었다. 아무래도 의학관련 도서였기에 소설책 읽듯이 빨리 읽어나갈 수는 없을테니까. 
그런데 정말이지 소설책을 읽는 속도와 비슷하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읽는 즐거움 또한 여느 재미있는 소설책 못지 않았고. 
다양한 사례와 쉬운 설명으로 책을 읽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고, 유용한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어서 정말 유익한 독서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