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은 자신의 원래 성격과 맞지 않은 예쁘고 러블리한 간호사 캐릭터만 소모적으로 연기해야해서 내면의 우울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중에게 한 가지 캐릭터가 너무 크게 각인되면 다른 작품에서 계속 그 성공전략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배우로서 계속 일이 있는 것은 좋지만 원하는 작품은 하지 못하고 의사와 관련없이 불려다니며 다른 자아를 연기해야하면 고통스러울 것 같다

무엇보다 다른 캐릭터를 도전하고 싶어도 중간 매니지먼트에서 "아 지금 잘하는데 돈 잘 벌리는데 왜 그래, 그러다가 실패하면 완전 나락가는거야! 걔 OO몰라? 잘 나가다가 이상한 짓해서 다음 작품 없잖아" 하는 식으로 무해한 겁박을 하기 때문에 시도가 힘들다

어떻게 해야할까?

그런 고민이 있는 배우는 전쟁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좋겠다

전쟁을 승리로 이끈 기술과 전략은 다음 전쟁의 표준이 된다는 것

다음 전쟁은 표준화된 기존 승리의 공식이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승리한다는 것

이긴 전략 → 아 이게 맞구나! 깨달음 + 전례가 이렇다고 설득 가능

→승리한 모범사례 채택 및 표준화

→확산→충돌→교착(+지쳐감)→새로운 솔루션

1. 나폴레옹 전쟁

왕의 군대(상비군)에서 국민개병제(시민군) 도입해서 물량 및 참모체계로 전역을 휩씀

→승리한 모범사례 채택: 유럽 각국 국민개병제 도입 및 군사조직개혁

2. 보불전쟁

느린 시간개념과 물자보급을 혁신한 정교한 기차시간표와 효율적 로지스틱스

→ 유럽 각국 총동원계획 작성

3. 1차대전

대공 암살계기로 사전 전쟁계획표에 따라 일시에 발발. 참호전의 교착을 전차로 맞섬. 미국참전으로 승리

→ 모두 기계화 병기 개발+미국패권부상

4. 2차대전

독일 재무장. 전격전. 그러나 공습과 폭격으로 무력화. 결정타는 원자폭탄.

→ 모두 핵무기 경쟁 본격화, 냉전 시작

5. 이후 테러와의 전쟁

군비확장을 핵억지 전략. 냉전은 내부붕괴로 종식. 대규모 정규전보다는 소규모 사이버전, 테러, 게릴라전

→ 드론, 스파이, 사이버공격(경제,인프라) 등 비대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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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웹툰 읽기는 쉽지 않다

시간이 하루종일 있는 전문 백수가 아니면

따라가기 힘들정도로 분량과 종류가 많다

최근 4달 정도 하루에 꾸준히 4시간씩 들여 읽었는데

그것도 카카페로 플랫폼 고정, 웹툰으로 장르 한정,

조회수 4-5천만 이상으로 고정해서 가능한 분량이었다

어느순간 재미가 아니라 의무로 읽게 되는데 매몰비용이 아까워서다

내가 여기까지 봤는데.. 완결을 봐야지!

솔직히 태백산맥, 토지, 도스토예프스키 읽는 것과 비슷한 강도의 노동이다

최초에 진입한 사람들만 트렌드에 맞춰 따라가고 있는 시장이 아닌가 싶다

주류 시장 확대 전 혁신 수용기에 파도의 흐름에 올라탄 초기 수용자는 예컨대

90년 대학외연확장기에 교수된 60년대생

하이텔시기를 거친 05학번 언저리 웹툰작가

코로나 이전 배민 초기모델

00년대 글로벌 기업 한국관련 부서 확장시기에 취직한 국제고 출신

13년 비트코인 거래소 만들어질 때 구매한 가상화폐부자

05년 17년에 강남 똘똘한 한 채를 잡은 부동산자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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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뮤익전에 다녀왔다

원래 다른 5월 전시랑 묶어가려고 했는데 내일부터 황사라서 급히 성북-북촌 돌다가 6시를 넘었는데 마침 수요일 저녁 6-9시 무료오픈시간이라 겸사겸사 고양이가 생선가게 들어가듯 MMCA 현관문을 열었다

인스타감성용 전시수요에 트렌드 얼리어답터와 기존 아트러버에 국내거주 외국인 모두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MMCA로는 드물게도 줄서서 차례를 기다려 입장했다

온갖 SNS에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어서 기본 구도는 충분히 예습이 된 상태여서 보통 눈여겨보지 않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잔털과 선진국의 탄수화물 위주 식사로 인해 쌓인 복부 피하지방의 사실성이다

이에 더해 백인 특유의 콧대가 높고 눈두덩이가 파여있는 부분의 주름, 백인 남성 노인의 검버섯과 노화 및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처진 지방 가슴, 라파엘로처럼 광원 노출에 따라 달라지는 깊은 눈매와 매서운 턱선 같은 것이다

10대 소녀의 미래와 신체성장에 대한 불안한 눈빛은 손목의 잔털로 인해 그 두려움이 강화된다

10대 소년과 소녀의 손 꽉 쥔 데이트 조각은 전면 측면 후면에서 모두 표정이 달라 각도에 따라 어떨 땐 소년의 억압이 어떨 땐 소녀의 수긍이 어떨 땐 그 모든 상황적 폭력과 부조화가 느껴진다

엄마의 피로감과 무력감이 만연한 엄마얼굴을 바라보는 갓난아기 조각은 베이비의 두개골이 숨구멍이 아직 안 막히고 후두가 아이답게 튀어나와있는데서 리얼리티가 느껴진다

새끼발가락 제5족지가 안쪽으로 말려 있고 검지발가락 제2족지가 긴 것이 서양인의 골격이다

팔꿈치의 나이테 같은 주름진 피부도 눈에 들어 온다. 다 헤진 나무배에 타고 있는 남자는 완전한 알몸, 성기마저 드러내고 있는 취약한 상태이며 그 대각선 시선의 끝에는 파도, 혹은 유동하는 관객의 움직임이 걸린다

작가는 거의 금욕적 수도승마냥 매일 작업하는 일상이다 술에 취해 시를 음송하는 이백처럼 살아선 이정도 규모의 극사실 작품을 만들 수 없다. 조용한 삶(still life)의 루틴에서 정물화가 나온다



화제가 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론 뮤익전

극사실적 작품사진은 얼마든지 SNS에서 접할 수 있다

가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은 세 가지다


1) 하나는 지하 2층 높이에 쌓은 사십 여점의 해골더미

죽음이 거대한 질량을 가지고 매섭게 덮쳐온다

작품 이름은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소장의 <매스>(2016-2017)

전시 공간마다 다르게 구성되는데

MMCA의 전신, 옛 기무사 건물의 거대한 지하를 잘 활용해

원래 소장되어 있는 곳보다 훨.씬. 잘 배치되었다

압도감이 남다르다

아마 옛 군사정권 시절에 스파이 고문과 이름 모를 죽음이 있었을 법한

옛 보안사 건물의 지하에서 전시되는 사람보다 더 큰 사이즈의 두개골

의미심장하다


2) 또 하나는 줄 서서 한 명씩 론 뮤익과 대담하는 자리다

<어두운 장소>2018

어두운 공간에 컨트롤된 조명이 라파엘로의 그림처럼 극적인 명암대비를 부여하여 파인 광대, 매서운 턱라인, 그림자가 내려앉은 눈 두덩이에서 엄격한 수도승과 같은 작가의 자아가 느껴진다

140x90x75cm 자신의 얼굴보다는 큰 사이즈로 독대를 하게 되는데

조각과 시선교환을 했다면

한 층 아래 내려가 작가 작업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영상에서는

실제 작가의 익스트림 클로즈업샷으로 시선교환을 할 수 있다



3) 마지막은 스틸라이프(48분, 2013)과 치킨/맨(13분, 2019-2025) 영상이다

박효신의 <야생화> 같은 심금을 울리는 노래도 정확한 음정과 호흡을 바탕으로 부르며, 침묵에도 의도된 시간이 있듯이

즉흥성과 자유분방함을 강조하는 재즈도 선명한 큐사인, 엇박에도 엄격한 박자 계산, 패턴화된 리듬에 대한 엄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듯이

타격이 폭발적인 액션영화나 깜짝 놀래키는 공포영화도 몇 년의 세월 동안 관객이 순간적으로 느낄 감정을 몇 년동안 되새김질하며 구상하듯이

이런 극사실적 조각을 만드는 작가의 삶은 루틴의 연속이다

시간의 흐름은 크리스마스에서 한 번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작업실 벽에 귀멸의칼날 도공 하가네츠카 호타루鋼鐵塚蛍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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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 옛돌박물관에 다녀왔다

날씨가 선선하고 햇볕이 따갑지 않은 지금이 방문의 적기다. 태평양 고기압의 습윤한 기단이 한반도를 침범하여 후덥지근해지면 쾌적한 마음으로 고즈넉한 우리네 정원을 감상할 수 없다

일본의 정제된 인공정원에 비견되는 한국 정원의 미학은 무질서 속의 질서다. 정확한 순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의도한 바만 감상하도록 유도하는 일본정원은 건축마저 군더더기 없는 콘크리트 타설에 시공마저 완벽하고 목재가 아귀가 오차 없이 맞아 선이 깔끔하게 떨어진다. 승려같은 관리인이 새벽부터 쓸고 닦아 관리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우리네 옛돌 공원에는 아무렇게나 막 만든 것 같은 웃긴 돌상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동선은 자유롭다. 이렇게 가면 좋겠다는 큰 구도는 있지만 주도적인 한국인은 자기 멋대로 다닌다. 어 이거 길인가? 오솔길을 갔다가 막혀서 돌아왔다가 하는데서 일탈과 해학의 맛이 있다. 발길 닿는데로 가는 루트에 제주에서 공수한 하루방을 만나기도 하고 어련히 문반의 조선인지라

수십 점의 문인상을 만나기도 한다

또한 깨방정 동자 무리도

소원을 들어준다는 미륵불도

불교, 도교와 민간신앙이 버무려져 조형된 비빔인간 칠성신도

만날 수 있으며

합격을 보장한다는 승승장구길도 걸을 수도

신라의 별궁 경주에서 1300년 전 제작된 수세식 화장실 판석 유적도 만날 수 있다. 따로 세련된 화장실이 있으니 여기서 용변을 보지 말기로 하자

시선을 돌려 풍경을 멀리보면 성북동의 고급 저택과 자웅을 다투는 언덕배기의 낮은 주택가 위로 저 멀리 시그니엘이 차경으로 잡힌다. 산악 능선의 굴곡을 따라 절과 집이 같이 있는 마을경관은 연안도시나 평야지대에 건설된 타국의 도시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가는 길은 한성대입구역에서 성북02를 타고 종점까지. 지하철과 마을버스라는 교통수단에 맡기면 쉬운 길이다. 걸어올라간다면 사실상 등반루트다.

어쩌면 일본에 사는 이들이 일본공항-1시간-인천공항-1시간-서울역(4호선)-한성대입구역하여 3시간 컷으로 오기에 안성맞춤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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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용의자
찬호께이 지음, 허유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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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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