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세줄에서 식물의 물성을 감각해보았다. 삼(hemp) 냄새가 나는 박서보풍 명상적 미니멀한 작품이었는데, 그 부직포같은 질감을 눈으로 느끼며, 비로소 삼이라는 재료가 트렁크 라이너(바닥재), 천장재(헤드라이너)와 토목건축용 매트 등등 자동차 내장재와 산업용 마대로 쓰인다는 걸 상기했다.

성곡미술관 우순옥전은 유학 생활 동안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경계인으로 낯선 세계 속에서 군중 속의 고독을 그저 방안에서 곱씹으며 한국에 두고 온 그랬을 법한, 될 수 있었을 법한 존재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대 조형학과 졸업생 모임을 대체하기도. 베니스의 죽음이나 타르콥스키 영화 선택에서도 짙은 허적이 느껴지지만 교수가 되었으니 성공한 인생임은 틀림없다 불일치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여민공수와 서울도시계획대관람, 두 전시는 니은자로 인접하고 있는데 영조시대의 한양도성 방비 지도와 1966년부터 시작하는 서울도시발전지도를 보면서 지역만 고정하고 시간이 200년 이동했을 때 그 상전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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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끔 글을 읽다가 앞에 붙여읽어도 의미가 통하고 뒤에 붙여읽어도 의미가 통하는 중첩되는 부분이 있는데 어느 쪽에 접착시켜 독해해야 적절할지 재차 읽으며 자동 수정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구병모의 소설 <파과>에서

‘방역현장에서의 사망이 아닌 자의 반 타의 반의 은퇴와..‘에서

자의 반 타의 반, 이 한 호흡으로 들어오기 전에
그 전의 관형격과 함께

사망이 아닌 자의
로 먼저 읽혔다가 다시 고쳐 읽는다.

아까 본 어느 소셜미디어 글에서(내용과 관련없다)
‘스톱하고 잠시 쉬어주는 면도 필요하다‘라는 구절이

쉬어주는 면도, 로 먼저 읽혔다가 ‘측면‘의 의미로 다시 수정된다.

영화에선 대개 로맨스 영화같은데서 빈번한데, 주인공이 지나온 경험적 맥락을 알아야 둘의 미묘한 대화가 타인에게 들리는 것과 달리 중의적 의미로 해석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비포선라이즈나 이터널선샤인이나 미드나잇인파리에서도 있었던 것 같고, 디즈니에서도 엄마가 모르는 아이와 동물/로봇간의 비밀대화가 그렇다

2.
만주어 전통문자 그대로가 아니라 알파벳으로 음차한 것이 머신러닝으로 돌릴 수 있게된 가장 핵심공신..!
이에 더해 토큰화하기 쉽게 어근 조사 어미로 분리할 수 있는 교착어의 특징이 잘 나타나는 것도요 be버 을를 대격이나 de더 에게 여격이나 i이 의 속격같이요 물론 힌디어나 튀르키예어만큼은 아니지만 모음조화가 철자를 헷갈리게하지만 그건 오차범위안에서 충분히 조율할 수 있겠구요 위대한 전문가들이여

3.맥도날드 지디버거 출시예정
고추장버터라니 에드워드리가 생각나기도 폭군의 셰프 윤아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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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드림 - 머스크와 베이조스, 우주 패권을 놓고 벌이는 1조 달러 기업들의 전쟁
크리스천 데이븐포트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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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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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노은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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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페이지 한 페이지 고밀도로 압축된 글이라, 마치 페이지를 어깨로 밀면서 한 걸음씩 걸어가는 것 같다. 이러한 오래 전의 낯선 세계를 이렇게 낯선 어휘와 감각으로 기록한 글을 다시 한국어로 원.문.으.로.부.터. 적절하게 번역한 역자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치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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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북서울 미술관 타이틀매치 오인환 장서영전 중 일본여성들의 성씨변경 인터뷰

전시 전체의 주제는 기술 만능 시대에 인간 고유의 기능인 창작에 주목하자 그 일환으로 인간의 불완전함 때문에 발생하는 실수로서 휴먼 에러에 초점을 맞추자. 주류사회가 강요하는 정상성에 질문을 제기하고 주어진 시스템에 순응하기 보다 오류를 만들며 인간의 불완전함을 드러내자, 였어요 그 주제의식을 드러내기 위해 오인환은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이들을 소환하고 그중 퀴어가 대표적이었을 뿐, 일본 호적제도에 의해 성이 바뀌는 과정 속에 자기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본여성의 스토리도 전시 주제에 걸맞았던 것 같아요.

경직된 사회제도와 천편일률적인 가부장의식이 마땅히 그러하다고 요구하는 삶의 형태에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인터뷰로 보여주었죠. 비단 이혼에 의한 성씨변경 뿐 아니라 전대에 소실된 특이한 성씨 사용, 펜네임 활용과 같은 것도 있었는데 어떤 성씨는 자기와 겉돈다고 생각하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오자와, 키노시타, 아베, 다시 오자와, 등등 여섯 번. 무슨 레이코 무엇이 되었다가 다시 성씨가 바뀐 레이코. 등등

한편 장서영은 인간이 만들어낸 재료공학기술(실리콘)이 불완전한 인간보다 더 오래산다는 데 착목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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