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아트, 행위예술의 미학
녹음된 음성이 반복되며 시간의 오차, 의미의 해체, 지각의 재구성을 도모하는 사운드 퍼포먼스다. come out to show them이라는 두 채널로 분리되 흑인 남성 음성이 처음에는 동일하게 재생되다 미세하게 속도 차이가 생겨 위상차가 발생되는 가운데, 본디 명료한 발화였던 문장이 겹치고 어긋나다 모음과 자음의 파편적 리듬으로 붕괴한다. 그리하여 언어는 전달되는 의미를 잃고 춤추는 자가 따르는 순수한 리듬으로 전환된다.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직접 드러내기보다 청각적 경험으로 침잠시키는 것이 작품의 고갱이다.
어떤 의미에선 증언의 소진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텐데, 말이 반복될수록 힘을 얻는 대신 닳아 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폭행당한 흑인 청년이 "피를 보이기 위해 나오라"는 증거를 요청하는 말임을 생각할 때 더욱 그렇다. 첫 발화는 호소지만 수십 번 반복은 소모다. 듣고 있는 우리는 개입인지 또 다른 거리두기이지 의문이 든다.
이것이 대개 냄비 끓다 분노의 거품이 꺼져 사라지고 마는 대부분 시위의 진실일 터. 언어는 사회적 정의와 존엄을 요구하는 매개체지만 과잉 반복을 통해 무력화되고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려는 예리한 감각을 무디게 만든다. 듣는 자가 의미를 붙잡으려는 시도는 점점 무력해지고, 사건의 진실보다 녹음-반복-청취라는 진실을 담는 매체적 조건만이 더 선명해진다. 누가 말하는지, 무엇이 말해지는지, 에서 무언가가 어떻게 들리는가, 로 이행하는 과정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인식론을 요청한다.
이러한 재생되는 루프는 마치 청각의 재판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청자는 사건이 아니라 청취 행위라는 윤리에 대해 곰곰히 톺아보게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ouYiTiiY3vg&list=RDouYiTiiY3vg&start_radi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