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이치 사카모토 다이어리 보았다.
암선고받은 이후 마지막 날까지 하루하루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제작자의 터치 없이 최대한 카메라에 담는 대상에 침묵하며 집중해 흡사 타래없이 원재료의 맛을 살리는 정갈한 일식 한 상을 먹은 것 같다
일기를 한 줄씩 읽어주는데 종이의 질감과 아름다운 필체도 느낄 수 있다. 나레이션 성우를 어디서 들어보았다 했는데 도쿄현대미술관에서 본(지금은 홍콩 M+에서 순회하고 있는) 사카모토 회고전의 타임에서 들린 그 타나카 민 성우다. 중후하되 마초적이지 않고 장중하되 부드러운 고목 같은 목소리다. 표현법과 대상이 합치한다
10년은 더 살아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 바로 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며항암스케쥴을 뒤로하고 뉴욕에서 음악작업에 몰두했다
음악도 인생도 열린 결말이다. 매듭짓지 않고 해결보지 않은 채 마음 속에 영원히 각인되었다. 엔딩은 그가 찍은 만월 사진을 보여주며 끝난다. 크레딧에 그의 홍길동, 해피엔드의 소라네오감독과 엄마가 유산관리자로 보인다. 영화를 보면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적 유산은 소라네오에게 있는 듯 했다.
음악도 인생도 미해결상태다. 음악과 인생의 특징이 합치한다. 인생도 죽음으로 정확히 닫지 않고 회고전, 영화로 영원히 남긴다.
예를 들어 그의 음악을 화성학적으로 분석하면 도미넌트 → 토닉 해결 같은 전통적인 기능화음해결에 방점을 두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코드가 명확히 해결되지 않은 채 구름처럼 떠 있다. 영상에서도 Kenya에 갔서 본 평원에 가득 찬 구름을 좋아했다고 했다. 병실에서도 도쿄의 구름을 바라볼 정도로 구름을 좋아했다. 구름의 특징은 어디서 왔고 어디서 끝나는지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그의 음악도 구름 같이 떠있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Fmaj7 → G → Em7 → Am → Dm → G → C에서
정상적인 C Major라면 G → C로 바로 가야 하는데
G가 V처럼 보이지만 해결 하지 않고 Em7로 새서 중심을 흐린다.
긴장을 만들지만 해결하지 않고 회피하고 지연해서애매하게 한다. 붕 떠있다.
G – A – B – D에서 major 2nd 간격으로 A와 B를 붙여 미세하게 불협같지만 맑게한다.
Energy Flow도 보면
Am7 - E/G# - FM7 - Dmaj7 - A - Bm7 - E(add9)라는 진행에서
A로 딱 착지하지 않고 E가 A로 선명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영화에선 The Sheltering Sky가 반복적으로 들린다. 여기도 보면
Cm(add9) - Abmaj7 - Eb - Bb(add4) - Cm - Ab - Eb/G - Bb에서
Bb – Eb – F에 D가 없어 장/단이 애매하고
Eb → Bb → Cm으로 갈 수 있지만 강하게 닫지 않는다.
특히 G가 아주 특이한데, 불편한 불협화음아닌 맑은 긴장을 준다.
G7-Db7-Dbm7-로 달려오다가 Em7-Gdim7-Eb7이 구름같다.
캡쳐
https://www.youtube.com/watch?v=-_661vs15aY&list=RD-_661vs15aY&start_radio=1

이런 다 풀리지 않은 음악이 계속 여운과 생각을 남긴다. 음과 음 사이 비어 있는 시간을 곡에 포함시킨다.
재즈 텐션을 활용하되 정갈하고 절제되어 불협화음도 긴장보다는 머물러 있는 호흡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음악도 인생도, 그가 좋아하는 것도 다 닮았다. 구름같이 붕 떠있고, 시작하지도 끝나지도 않고, 선언하지 않고, 명확히 해결하지 않고 정확히 말하지 않고, 끝을 흘린다. 그것은 치명적인 매력이면서도 동시에 사생활이 겹치는 주변인에게는 고통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소라네오 같은 경우를 보자면. 물론 팬으로서 작품만 보자면 아무 문제 없다.
에너지플로우
https://www.youtube.com/watch?v=tq241slhk1o&list=RDtq241slhk1o&start_radi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