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피사 30번째 영화 호퍼스 보았다. ENFP를 위한 영화다. ENTP까지가 한계이고 그 이하는 모두 시청금지. 연령대는 초등고학년과 중저와 그 학부모다. 창의적 동물과 곤충 캐릭터 디자인에 모든 정신력과 자원을 쓴 나머지 스토리에는 비버댐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데 이 안이한 스토리보드에 치밀어 오른 화가 너무 귀여운 동물 캐릭터 하나로 다 용서가 된다. 전무후무한 상어 드랍십 공격과 곰과의 컨버터블 오픈카 카체이싱은 상상도 못했던 장면이다. 영화 내내 헛웃음과 피식소리가 끊이지 않는데 사회생활에 절여진 뇌를 쉬게 하기 위해 쉬지 않고 새롭게 벌어지는 특이한 이벤트 시퀀스를 감상하는 킬링영화로는 제격이다. 스토리에 대한 불만은 수십 만 가지가 있다. 디즈니 플러스 OTT로 나온다면 쥐, 곤충, 비버, 개미 등 특정 신만 반복해서 보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럽고 하찮고 귀엽다.

늘 알던 디즈니 픽사의 클리셰 그대로다. 우당탕탕, 엉망진창, 심리상담 조언, 다치고 후회하는인물, 열심을 인정받지 못해 속상해하는 주인공, 초반의 교훈이 후반에 활용됨, 등등 17가지 더 있다. 다만 너무 범벅스러운 느낌이 있는데 엔딩크레딧에 피트 닥터, 도미 시, 피터 손 등 너무 많은 훌륭한 제작자가 함께 참여해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간 듯하다.

8-90년대 미술디자인으로 브라운관 티비와 굵은 전선, 스파이느와르물 같은 벽에 가득한 노트와 분필로 적은 칠판에 뇌척추인터페이스BCI를 활용한다. 대사 중에 조류속담에 퍼드덕거리다가 큰 코 다친다는 말이 있었는데 음성으로는 flap around and find out 이었다. 실제 있는 속담이 아니라 퍼드덕 날갯짓을 하다는 플랩이라는 동사를 현 정권의 까불다가 죽는다는 FAFO에 치환했다. 자원(기계) 회수해(recover the asset)같은 대사에서 보면 연구실이 오히려 더 강압적인 관료어휘를 사용한다.

특별히 배정된 쿼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픽사필름에서 각기 다른 가족관계와 소수인종 주인공을 대변하려고 하는데다양성 정책DEI의 일환이기도 하고 주로 캘리에 사는 픽사 애니메이터들의 다양한 인종 백그라운드를 대변하기도 하고, 글로벌국가에 판매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예컨대 엘리오는 군인 싱글맘 라틴계 아들이고 이번 호퍼스는 일본계 할머니(타나카로 암시되었다)와, 부모 없이 사는 손녀다.
참여 디렉터인 도미 시가 만든 메이의 빨간 비밀(터닝 레드)는 캐나다의 중국계 이민자 가족의 과보호 엄마 설정이고 엔칸토는 라틴계 대가족 코코는 멕시코의 다세대 가족, 모아나는 태평양의 부족공동체였다. 이제 한국계가 나올 때도 되었는데 피터 손이 연출한 엘리멘탈은 한국계가 부각되기 보다 불을 신성시하는 조로아스터교의 페르시아를 레퍼런스로 포함한 이민자 디아스포라 서사였다. 메이에서 한국계친구가 조연으로는 나왔다.

아쿠아맨이나 스타워즈로그원처럼 여러 종족 의회가 등장할 때 재밌다. 그들의 동기은 설득되지 않았지만. 캐릭터 디자인 외에는 다 불만인, 양극적인 영화다. 동물 캐릭터 창의적 디자인,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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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아직 내일이 있다(C‘è ancora domani)보았다. 이탈리아에서 2023에 개봉했고 한국에 이제 상영하고 있다. 포스터를 보니 이탈리아 흑백 드라마 영화인 것 같아 그냥 보았다. 그리고 아무런 정보도 없이 보아 엔딩이 배로 감동적이었다.

첫 장면은 고전영화의 문법을 따라 고정 카메라가 거울의 반사면을 잡고 시작해 우측 패닝하며 침대방을 보여주며 시작해 고전영화 재개봉한 줄 알았다. 그런데 흑백 영화 시절에는 불가능하던 부감샷이 나오고 이후 달리는 장면의 템포를 높이기 위해 미국흑인랩이 나와 최근 영화겠구나 짐작했다.

억척스러운 이탈리아 엄마의 지난한 삶을 과하게 신파적이거나 교조적으로 그리지 않고 웃음과 감동을 버무려 빚은 점이 우리 옛 판소리의 해학을 닮았다. 무지렁이 하층민 촌놈과 결혼해 저임금 부업, 마초적 남편의 폭행, 병든 시아버지 수발, <대홍수>의 신자인보다 더 눈치 없는 두 남아, 이웃과의 다툼, 결혼적령기의 딸의 시집을 헤쳐나가는 과정 속에우리도 그 시절 어머니에 이입되어 비로소 엔딩의 그날이 어떤 역사적 의미를 지녔는지 알게된다.

40년대 독일에 진 이탈리아의 하남자 마초적 남성성을 이렇게 그려야 핍진했다. 7번 때리는데 이탈리아 낭만풍 음악과 함께 한다. 엄마는 딸의 약혼남이 지닌 소유욕을 감각한다. 남편과 포즈도 같고, 딸이 보지 못하는 폭력성을 본다. 미군의 역할이 특별하다. 2시간이 지루하지 않고, 별도의 리뷰가 필요한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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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셋을 비교하려면 미술사 통사를 어떻게 쓰느냐를 보고 가늠할 수 있을텐데 가드너/플레밍스/잰슨과 Daniel Arasse와 우도 쿨투어만을 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심지어 미국식 가드너와 영국식 호크니도 비교해볼 수 있죠



어제 이렇게 댓글을 달면서 구체적으로 말하고 싶었는데 너무 피곤했다. 오늘도 피곤하긴한데 안 쓰면 잊어버릴 것 같아서 일단 단상만 남긴다. 일과를 마치고 서가에서 몇 권 꺼내서 잠깐 들춰봤다. 프랑스어로 된 미술사는 무엇이 다른가.

1) 당연한 일이지만 통사를 다룰 때 중세, 르네상스를 촘촘히 다룬다. 자국사이므로. 미국AP미술사의 경우 그리스로마 다음 르네상스로 점프하고, 바로 근대로 넘어가는데, 르네상스도 트레첸토부터 카롤링거도 다룬다
2) 조각과 신체을 자세히 다룬다. 국내에 양정무의 책 전에는 도리아식 이오니아식 기둥을 다룬 적이 없었는데 건축도 자세하다
3) 바칼로레아 전통에 따라, 질문으로 시작해 논의내용을 확장해간다. 글이 간결하고 짜임새가 있다.
4) 보는 방식을 다루는 개념도구를 설명한다
5) 선형적 시간관에 따른 고대-중세-현대의 기계적 통사가 아니라 유럽사 흝고 시각을 확장해서 아시아-이슬람-아프리카로 지역을 이동하고 아프리카를 선사시대로 잇는다.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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