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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건축 기행 - 익숙한 도시의 낯선 표정을 발견하는 시간
천경환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6년 3월
평점 :
며칠 전 출간된 <북촌 건축 기행> 읽었다. 천경환 건축사의 책이다.
국현미 금호미술관 갤러리현대 송원아트센터 등등 안국역 부근을 좀 들락거린 전시 러버라면 모두가 관심을 쫑긋할 책이다.
건축적 특징을 정확히 보여주는 깔끔한 사진과 이를 생동하는 감각적인 표현으로 서술해서 이미지와 문자를 비교하며 읽는 맛이 좋았다.
무엇보다 한 꼭지당 배정되 글 양이 적으면서 내용에선 깊이를 추구해, 꾸덕하니 밀도 있되 한 입에 쏙 들어가는 카라멜 초코 디저트를 먹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섹션별로 접근방식이 다르되 내용상 일관성이 있어 전하려는 메시지에 소구력이 있다. 사회생활을 바쁘다가도 다시 집어 들어도 웹드라마처럼 빠르게 캐치가 되어 부담없이 읽기에 좋아 보인다.
책을 덮고 나니 서문에서 제시한 저자의 두 가지 소원은 이루어졌다고, 독자 한 명은 말해본다.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던 건축에 대한 상식을 의외의 관점에서 재발견할 수 있었는데' (p8 재서술) 예컨대 북촌한옥마을의 매력포인트와 메시지에 대해 새로운 시사점을 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물나무 사진관에서 다룬 계동길의 역사(p194)와 계동길 풍경을 모양새, 풍경, 상업 등으로 네 가지 다른 접근 방식은 유효했다. 담론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는 부록의 로버트 하우저 대담에서 더욱 획득할 수 있었다.
저자는 나는 어떤 건축인가 하는 존재론적 고민과 나는 어떤 건축을 해야하는가 하는 행위적 차원의 두 화두를 마주해, 한국적 건축은 무엇이고 한국적인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라는 더 큰 범위의 질문으로 나아가 독자를 높은 수준의 논의가 가능한 공적 테이블로 초대한다.
그리하여 개인적 차원의 이야기가 사회적 영역으로 확장되는 글의 오솔길을 더듬는 독서 과정에서, 건축에 대한 주변적, 미시적, 개인적 역사가 도시공간과 문화에 대한 제도적, 거시적, 사회적 아젠다로 시선의 너비가 넓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