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머시:90분> 보았다.
해외 사이트에서는 혹평인 모양이지만 그렇게 못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몇 가지 의심스러운 선택지로 관심을 몰아가고 처음부터 제거했던 카드에서 빌런이 나온다는 할리우드 정석적 엔딩으로 끝나지만 연출방식과 스토리전개는 흥미롭다.
<롱디>처럼 CCTV, 풋티지, 맥 인터페이스로 연출을 하는데 다이내믹을 주기 위해 UAM, 드론, 홀로그램 초점 이동, 스크린의 숄더샷, 의자 중심에 두고 카메라 패닝, 스왓팀의 바디캠 등을 다채롭게 활용해서 전혀 정적인 느낌이 없고 되려 감각적이다.
AI가 판사이고 독보적으로 프로세싱하며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90분 동안 무죄를 입증할 수 있을 것인가?
추가적인 화두는
1. 시스템을 얼마나 잘 운용할 수 있는가? 갑자기 잡혀와 속박당한채 의자에 앉아 시스템을 풀로 가동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튜토리얼도 없이 바로.
2. 영국식으로 발음하는 지적인 여자로 의인화된 AI판사는 인간-기계의 상호작용에서 자유로운가? (특히 sufficiently, directed, exonerate이 영국적) 인공지능이 반드시 객관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저와 관계성에서 구성되는 인간성마저 버릴 수 있는가?
영미의 문화적 위계에서 학력 높은 것 같은 지적인 여성판사가 고급 단어를 문어체로 쏟아내면 미국 남자 형사는 이를 다운그레이드해서 현지 맥락화한다. AI가 cooperate라고 했을 때 형사가 play along이라고 하는 것이 대표적.
2-1) 이런 문화번역의 맥락에서 남자가 I'm thinking이라고 했을 때 여자가 촉(gut)이라고 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인간의 사고는 AI에게 합리적인 이성에 의한 판단이 아닌 듯
3. 전력문제, 충격 등으로 재부팅된 AI는 어느정도 연속성이 있는가? (라투르식으로) 인간-인터페이스-기계가 상호구성하는 하나의 체계성
4. 정확하고 완벽한 소통, 정비된 경찰체계, 미션 수행하는 훈련된 인력이 없었다면 AI의 시스템 활용도 의미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