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토닥 촉감책 : 할 수 있어, 아기 토끼야 마음 토닥 촉감책
안나 밀버른 지음, 로템 테플로 그림, 송지혜 옮김 / 어스본코리아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밌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떤 날은 미술 전시를 보러 간다. 어느 날은 여행 유튜브를 본다. 또 다른 날은 영화를 보거나, 타인의 고민과 인생 문제를 엿보기도 한다. 


겉으로 보면 다 다른 일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 비슷한 구석이 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경유해 나도 무언가를 배우고, 나름의 감상을 얻고, 생각의 조각을 맞춰 나가는 것.


예술은 나누어질 때 더 깊어진다. 여행도, 전시도, 영화도, 인생도 마찬가지다.


이런 맥락에서 어떤 경험은 나의 것이면서 동시에 너의 것이다. 미술 전시를 보는 일, 여행 유투브를 시청하는 일, 영화를 감상하는 일, 그리고 누군가의 고민을 듣고 읽는 일. 모두 나 혼자 전시를 보고, 나 혼자 영화를 보고, 너의 문제는 너의 문제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실은 타인의 경험을 거쳐 너와 나를 들여다보는 행위다.


여행지를 한두 번 다녀왔다고 해서 그곳을 다 안다고 할 수 없다. 같은 도시라도 계절이 다르면 풍경이 바뀌고, 날씨가 다르면 감상이 달라진다. 너의 삶의 리듬으로 디뎌본 그 여행지를 보면서 그 공간을 재발견한다.


영화나 전시도 한 번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이는 거기서 감동을 받고, 어떤 이는 불편함을 느끼고, 또 누군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런 점이 흥미롭다. 한 번 스쳐 보았지만,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다시 보는 순간 새롭게 열린다. 그리하여 우리는 같은 길에서 만나게 된다. 


인생고민도 마찬가지다. 같은 문제를 계속해서 곱씹게 되기보다는, 때로는 누군가의 시선에서 다시 보면서 새로운 답을 찾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남의 인생고민에서 나의 구원을 찾기도 한다. 아, 나만 힘든 것은 아니구나. 그러한 어려움은 나에게 없구나.


이런 관계는 배타적이지 않다. 내 경험이 다른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타인의 경험이 메꿔 줄 수도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게 더 이상적이고 이성적인 관계일지도 모른다.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면서,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가는 것. 


너의 생각이 나에게 의미가 있고,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보게 해주고, 그 결과 내 사고의 틀을 넓힌다.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며, 이해의 층위를 확장하는 것이다. 고맙다, 고마운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끝이 없다. 흥미로운 여행 스팟은 가도가도 야물야물 끝이 없고, 삶의 고민은 결코 해결되지도 결코 소진되지 않으며, 재밌는 영화는 OTT에서 득실득실 범람하고, 몰랐던 미술 전시가 어딘가에서 새로 오프닝을 한다. 평생을 걸어도 다 가지 못하고 평생을 보아도 다 보지 못할 정도로. 하지만 그래서 더 좋다. 그런 것들이 있어, 너와 나,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뭔가를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을 테니까. 그 끝없는 탐색 속에서 우리는 더 깊고, 더 넓어진다.


한두 번의 인생상담으로 삶의 질문이 끝나지 않는다. 대부분 되돌이표로 돌아오는 문제에 신음한다. 어렸을 때, 공부할 때, 사회생활할 때 결혼 후 양육 후 늙은 후, 모든 생애단계마다 비슷한 패턴의 문제가 반복해서 찾아오기도 한다. 또, 같은 문제라도 어떤 날은 절박하게 다가오고, 어떤 날은 사소하게 느껴진다.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듣기도 하고, 코리아 타임즈 뒷면의 호로스코프 디어 애비를 넘겨 보기도 하며, 스레드 속 생각의 실타래들을 따라가 보기도 하는데, 부유한 인생도 공감받지 못할 시련과 고난이 있고, 미국인의 삶에도 영겁의 허적이 있으며, 화려한 인스타 사진 속에 채우지 못하는 구멍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돈과 권력과 명예와 학벌이 우리를 구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운다.


나의 개인적 경험이 내 내면에만 갖혀 폐쇄적으로 함몰되어버릴 수 있을 것을, 너의 개인적 경험을 통해 세계에 새로운 자리를 얻는다.


너의 생각이 나에게 의미가 되고,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보게 해 주며, 그 결과 내 사고의 틀을 넓힌다. 삼라만상이 겹겹이 쌓이듯, 우리의 경험도 그렇게 겹을 이루어 간다.


관계는 배타적이지 않다. 내 경험이 네게 작은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네가 짚어 줄 수도 있다. 공감과 보완의 관계,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가며 더 넓고 깊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너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참 좋다. 나의 생각을 공유하듯이. 여행을 다녀왔다, 전시를 갔다, 영화를 봤다, 하면서 자기 생각을 불특정 다수가 보도록 가상공간에 올리는 것은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다. 별빛이 모여 은하수를 이루듯, 우리도 함께 생각을 쌓아가기 위해서다. 너의 별자리와 접속해 함께 은하수를 만들어가고자 함이다. 거대한 인공지능 연구를 수천의 과학자들이 서로 한 문제씩 들고 협업을 하듯이.


작품을 보는 동안 생각 한 움큼이 내 안에서 싹트고, 창작자의 설명을 통해 가지가 자라며, 다른 이들의 감상기를 통해 열매가 익어, 마침내 글로써 탄생한다. 하나의 생각도 나와 너를 거치며 차곡차곡 조립되어 간다. 마치 퀘벡에서 알루미늄이 제련돼 코아우일라에서 주조되고 온타리오에서 가공을 거쳐,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후방 차동장치의 일부가 된 뒤 다시 온타리오에서 서스펜션이 추가돼 인디애나에서 쉐보레의 픽업트럭인 실버라도에 부착되듯이.


그리고 이 과정은 끝이 없다. 여행지는 날마다 생기고, 고민은 바닥나지 않으며, 영화는 OTT에서 쏟아지고, 미술 전시는 오늘도 열린다. 하루종일 보아도 다 보지 못하지만 그래서 더 좋다. 끝없는 탐색의 여정 속에서 우리는 한층 더 깊어지고, 한소끔 짙어지고, 한결 더 넓어진다.


아마도,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그런 과정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연구를 잘 하는 교수와, 강의를 잘 하는 교수와, 대중서를 잘 쓰는 교수와, 학생을 잘 가르치는 교수가 다 다르다. 좋은 인성은 또 다른 카테고리다.

미술가도,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미술사적으로 의미있는, 화랑과 컬렉터에게 투자가치를 인정받는 미술가가 다 다르다.

아이돌은, 춤 잘 추는, 노래 잘 부르는, 예능감이 좋은, 멤버와 잘 지내는, 스태프들에게 인사성 좋은, 국내팬에게 인기있는, 해외만 나가면 날아다니는, 라이브를 잘 하는, 녹음을 잘하는, 연기재능있는 아이돌이 다 다르다.

이런 식으로 건축가도, 스포츠 선수도 뮤지션도 모두 다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말을 잘 하는, 글을 잘 쓰는, 학벌 좋은, 상을 받아 명예가 있는,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재능이 좋은, 성실한, 그냥 유명한, 유명세가 다시 유명세를 불러일으키는 사람이 모두 다른데,

한 사람 안에 공존하거나, 혹은 결여 되어 있는 여러 요소들을 섬세하게 구별하고 인정해주는 게 필요하고

한 가지를 가지고 있다고 반드시 다른 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신중하게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해설을 잘하는 유명인이지만 자신의 작품은 별로일 수 있고

작품을 잘만들지만 말로 풀어서 설명을 못할 수도 있고

논문을 잘쓰지만 강의는 잘 못할 수도 있고

대중강연은 잘하는데 학생은 못가르칠 수도 있고

경기 성적은 좋은데 인성은 안좋을 수도 있고

예쁘지만 이기적일 수도

키 작은데 잘생길 수도

바보 같아 보이는데 지혜로울 수도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늘의 일정은 조금 난이도가 있다.


서울 - 여수 전남도립미술관 - 부산현대미술관 - 포항시립미술관 - 서울


산수화 백남준 박수철을 보기 위한 여정이다.


하루만에 지역 미술관 훑고 전국을 도는 것이 가능한가? 


효율적인 동선으로 움직이니 가능하더라


서울-여수는 아시아나 하나만 운행중이다. 원래 5-8만원하는데, 2만8천원이라고 하길래 


미리 생각해둔 이 루트를 실행할 수 있었다.


갈 때보다 올 때 이동수단에 돈을 써야한다. 


갈 때는 이코노미에, 버스도 일반석을 탔지만, 일정 마치고 돌아올 때 KTX를 우등으로 탔다. 그래봤자 일반과 1만3천원 정도밖에 차이가 안난다.


왜냐? 일정을 떠날 때는 휴식 후 체력이 있지만 일정을 마칠 때는 체력이 방전되어 있어 편한 의자에 앉아야하기 때문이다.


아직 미국과 유럽은 안 가봤지만 설령 갈 때는 이코노미를 타도, 돌아올 때는 비즈니스를 타려고 한다. 이코노미니가 170만원이면 비즈니스는 2배인 350만원이라고 하니 유럽과 미국 미술관은 지금처럼 미니멀 여행으로는 힘들 것이다.


지금 일본 여정을 간혹 소화할 수 있는 이유는 캡슐호텔 2만7천원에 묵기 때문인데,


쉽지 않다. 시끄럽고, 새벽에 들어오고, 심지어 옆 칸 누군가가 만취로 새벽 2시에 들어와서 방과 방바닥에 토를 해서 냄새도 나고 방바닥에도 흥건이 고여있었다. 애써 마음을 다스리며 시간을 보냈다. 


모네전, 류이치사카모토전을 보기 위해 갔던 방문이었고, 정말 이 전시는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서울 현재 하고 있는 전시는 대략 다 가서 이제 지방을 다닌다. 더 많은 연결점이 더 많은 시냅스를 만들고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게 할지니. 모두 다 아는 책과 영화와 전시는 물론 잘 모르는 것도 열심히 읽고 보고 다녀야 한다.


전남도립 산수화 이머시브. 자연과 인공의 관계, 색태와 형태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프랑스인 슈발리에와 전통과 현대의 공존을 도모한 이이남의 포커스가 다르다.


부현미 백남준 트랜지스터 회로도를 보고 테크니션으로서의 면모를 새로 알게 되었다. 과천에서는 브라운관 보수유지의 어려움을 대전에서는 거북선을 백남준센터에서는 굿모닝오웰의 동기성을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동서양 융합 사상가이자 판화가로서의 면모를.


포항 박수철 작가의 미술 독학의 고군분투 여정에서 가난한 미술가로서의 애잔함과 예술에 대한 녹진한 애정이 느껴진다.



전남도립은 오지호 할 때 왔어야 했는데 그때는 여력이 없었다. 아쉽다. 대구 와엘 샤키도 못 갔다.


앞으로도 아쉬울 것 천지겠지. 지적 주파수 범위 안에 들어오는 모든 전시를 다 갈 수 없으니까. 지금도 미국 유럽 일본 좋은 전시를 놓치는 게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많이 놓쳐왔는지




같은 지역 안에서 움직이는 것과 멀리 움직이는 것 중 무엇이 더 어려울까


서울 내 평창 안에서 움직인다면 하루에 15군데를 돌 수 있다. 예를 들어


환기 에이라운지 하랑 자하 목석원 석파정서울 김달진 화정 퀄리아 시립아카이브 가나 세줄 자인 누크 김종영




이런 한 공간 내 이동 루트는 서울-강릉을 가는 것보다 절대 거리가 짧기 때문에 쉬워보이지만 실질 난이도는 멀어 보이는 서울-강릉이 더 쉽다. KTX에 몸을 맡기고 영화 1편 보거나 친구와 대화하다보면 금방 도착해 있으니. 이동수단이 움직여준다. 오히려 평창 안을 돌아다니는게 산을 올랐다 지도를 봤다 더 힘들다.


이동수단이 마련되어 있는 도시 간 이동은 그렇게 어려운게 아니다. 점과 점 사이 이동과 같다. 같은 지역 내 갤러리 이동이 곡선 이동과 같아 발품이 든다.




돈이 없으면 없는대로, 하고 싶고 해야할 일들을 할 뿐이다. 돈이 생기면 그전에 하고 있던 소중한 일들을 증폭해서 하게 된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보던 사람은 책을 구매하고


도서관에서 DVD로 영화보던 사람은 영화관을 다니고, 영화제도 다니게 되며


무료 전시 위주로 다니던 사람은 티켓 2만원하는 전시와, 지방과 해외 전시를 다닌다.


내가 품고 있는 씨앗이 확장성이 좋다면, 돈이 생길 때 가치가 더 많아질 것이다.


그때에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시간과 체력이 없어서 다 못하게 될 것이다.


책을 사고 싶었지만 못 사고 도서관에서 보던 사람은 책을 사게 되지만, 그렇다고 1달에 몇 백만원을 들여 몇 백 권씩 사더라도 다 못 읽는다. 매일 빼놓지 않고 하루에 1권 꾸준히 읽는다면 정말 잘 하는 것이다. 단, 1시간에 읽고 마는 책을 읽었다면 300쪽 400쪽짜리 양서를 포함해야한다. 그렇게 했을 때 정말 끝까지 다 읽는 책은 한 달에 30권이 될 것이다. 그 이상으로 사는 책은 소장용이거나 표지 독서만 하게 된다.


영화를 더 보고 싶었지만 못 보고 빌려보던 사람은 영화관도 가고 영화제도 가게 되지만 그렇다고 3시간 러닝타임 영화를 하루에 8개씩 볼 수가 없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포스터나 소품을 수집을 하거나 팬미팅이나 GV를 가서 감독과 배우의 사인을 받을 수 있다. 영화 촬영지를 방문해볼 수도 있겠다. 그럼 이제 돈이 아니라 시간과 체력의 문제가 된다. 돈으로 시간을 사는 방식으로 살게 된다. 서울 도심권을 제외한 지역에는 흔한 일인데, 버스로는 대기 시간 빼고 1시간 반 걸릴 거리가 택시로는 15분이다. 1-2만원으로 시간을 사는 것이다. 편의점 삼각김밥, 도시락 1300원, 4900원을 먹으며 사는 20대 시절에는 택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돈이 뭉텅이로 들어오게 되면 몸이 힘들어서 자연스럽게 소비패턴이 바뀐다. 그리고 대학생 때는 천원 2천원이 세면서 썼었지 .. 지금은 아저씨 여기서 조금만 더 가주세요 한 마디에 천원 2천원이 붙는데 아무 생각이 없어, 이렇게 되어 버린다.


돈이 없을 때는 여행 영상, 교환학생 블로그, 외국생활 브이로그 같은 것을 찾아본다. 여행 관련 에세이와 사진책도 읽는다. 그런데 이제 돈을 벌기 시작하면 조금씩 해외도 나가보고 몰랐던 곳을 방문한다.


만약 내가 품고 있는 씨앗이 확장성이 없다면 돈이 들어왔을 때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다. 그런 것들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홀딩스나 파트너스 같은 투자회사에서 돈을 부어서 프랜차이즈화가 되어 외면적으로 성장했는데 메뉴가 부실해서 한시한철에 끝나는 것이 너무 많다. 잠바 주스, 탕후루, 대왕카스테라 등등.. 어쩌다 한 번은 먹을 수 있지만 매일 먹을 수 있는게 아니라는 점에서 확장성이 애초에 없던 것이다. 죽은 씨앗이라고 할 수 있다. 물을 주어 억지로 심폐소생술을 통해 깨워 생명을 만들어내더라도 흐드러진 가지에 주렁주렁 열매가 달린 나무로 자라나긴 힘들다. 이미 사막이 된 지역은 기후가 급격하게 바뀌지 않는 이상 초원으로 변화하기 힘들다. 죽은 땅은 죽은 것이다. 


책 영화 전시는 살아있는 씨앗이다. 돈이 없어서 못 하던 시절을 지나 시간과 일정과 체력의 제한 때문에 다 못하는 시절로 넘어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내 엉덩이는 내가 책임진다 씽씽 어린이 1
강정연 지음, 차야다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밌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