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리저브 원두

갈라파고스 원두 홀빈200g 8만원에 매장추출커피는 2만원이다

오호 통재라 참으로 가격이 사악하도다!


5년 전이 생각난다

세계 최고급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블루마운틴 원두가 출시되었는데

홀빈200g에 5만7천원, 매장커피는 만2천원이었다.


일반 커피에 비해 3배나 비싼 가격에 소비자의 저항심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얼리어답터와 커피매니아는 다 찾아 마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봉준호가 넷플에 옥자로 선구적으로 진출할 때 극장영화인들에게 받은 심리적 압박과 비슷하다. 어차피 세계는 넷플로, 고가 전략으로 갈 흐름이지만 가장 먼저 총대맨 사람은 멍석말이 당한다.


그나마 이때는 진공압착으로 추출해 마이크로필터로 거르는 클로버기계가 있어 아주 부드러운 맛을 보존할 수 있었는데 이젠 클로버가 없어서 매장에서 굳이 케멕스니 푸어오버니 드립으로 먹을 이유가 별로 없다. 톨 가격이 4배인 홀빈200g이면 15잔은 족히 추출하니 사서 집에서 내려 마시는 편이 더 이익.


그리고 그땐 리저브 초콜릿 2개도 주고 시향도 할 수 있었다! 이젠 그런 혜택도 없다. 점점 서비스가 옛날같지는 않고 기본 아메리카노 맛이 옛날에 비해 미세하게 다운그레이드되었고 파트너의 얼굴에도 피로감이 보인다. 업계1등을 유지하느라 매장을 계속 확장하고 이런저런 프로모션을 하고 있기는 한데 폭탄돌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물론 세계적인 브랜드라서 그럴리는 없겠지만 저성장 고령화 시대에 F&B의 미래가 밝지는 않다 헝다처럼 폭싹 주저 앉을 수도 있다 베트남 인도 등 성장하는 청년국가 진출이 시급한데 인당GDP가 낮아 단가와 마진율은 높지 않을 것이다


별100개에 갈라파고스 원두 하나 교환해준다.. 별8개면 4-5천원 아메, 12개면 6-7천원 음료를 마실 수 있으니 별1개당 대략 500원으로 환산할 수 있다. 그럼 별100개는 5만원이고 정가는 8만원이니 이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만원당 별1개로 별100개 적립하려면 100만원은 썼어야한다. 프로모션 특별적립이 아니라면 셈법 자체는 소비자 입장에서 이득은 아니다. 포인트라는 것이 대개 다 그렇다. 일단 돈을 써야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1만원을 정확히 채우지 못하고 1만3천원, 2만8천원하는식으로 가격이 구성되기 때문에 버리는 서더리가 생기고 소비자는 100만원보다 더 많은 돈을 써서 별 100개를 모은다.


항공업계의 마일리지와 같다. 소비자도 돈을 써서 모았고, 기업도 초과 이윤을 돌려주며 잘 해주려고 했으나 성장이 끝난 어느 순간 선의의 사이클이 무너진다.


포인트는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소비자의 돈을 당겨오고 재무재표가 향상된다. 담당자의 실적요소가 되어 승진의 기반을 다진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폭탄이다. 기업이 성장할 때는 주식시장의 돈을 끌어오고 기업가치가 향상하니 소비자에게 마일리지와 포인트라는 방식으로 이윤을 나누어주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 그러나 기업 성장세가 꺾이고 돈잔치가 끝나면 고스란히 치워야할 똥폭탄이 된다. 이 정책을 도입한 담당자는 이미 임원이 되고 퇴사했다. 소비자는 권리라고 생각한다. 아껴둔 마시멜로를 써야할 때가 되었다. 기업은 당황한다. 가용할 자원과 돈이 없고 선대로부터 내려온 빚을 처리해야한다. 쓰지 못하게 막으며 소비자위원회와 공정위에서 행정적 제재가 들어온다. 진퇴양난이다. 과거에 쓴 돈은 이미 지나갔고, 인플레이션 감안하면 옛날만큼의 혜택을 줄 수 없다.


파이를 부풀려 남는 초과분을 낙수효과로 주기 위해 단기부양책 스팀팩을 사용하거나, 약간의 욕을 먹어가며 좀 적게 주는 수밖에 없다. 점점 양이 줄고 질소충전하는 과자, 옛날과 같은 원료를 쓰지 않는 아이스크림 같은 신세가 된다.


한편 브랜드 가치 제고도 좋은 방편이다. 고가의 갈라파고스 원두 출시는 양극화 전략의 일환으로 돈이 정말 있는 소수의 고소득층에 어필해 최고급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서 1년에 1번은 고가품을 사줄 충성 고객의 소비를 유도한다. 드래곤볼에서 원기옥(영어론 스피릿 밤=기 폭탄이다) 발사하기 위해 에너지 모으듯이 어차피 급여를 모아서 한 번 제대로 소비할 사람들을 타겟할거라면 3만원 원두보다는 8만원 원두를 파는 게 이익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맛은 나쁘지 않다. 루왁 커피의 몽실몽실하고 부드럽고 밀도있는 버터같은접지력있는 부드러움에 피니시에 스파이시가 섞여있다. 다른데서는 못 마셔볼 맛은 맞다. 가격엔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한국까지 오는 복잡한 물류 통관 유통비가 포함되었을거다 


유용욱 바베큐 투컷 비프 샌드위치는 어느 까페에서도 없던 수준의 고기로, 일반 레스토랑 찹스테이크 퀄리티다. 유통기한도 나흘로 짧고 제공되는 매장도 손에 꼽는다. 단짠 간장양념 그릴드비프의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식감과 모짜렐라 치즈보다 저항력있는 고소하고 구수하고 크리미한 하바티치즈의 탄성있는 떡같은 식감이 잘 어우러진다. 소스에 후추와 메이플과 사이더식초가 들어가 이국적이고 고급진 맛이난다. 먹다보면 중간에 마요네즈가 감싸다가 알싸하고 맵싸한 향이 훅 치고와 느끼한 맛을 가려주는 또 다른 킥이다


네임드를 사용하는 전략도 저성장 고령화 자산 양극화라는 사막의 시대를 뚜벅뚜벅 걸어가는 F&B의 생존방안이다


맥날의 진도대파, 익산고구마, 창녕갈릭, 노랑통닭 우도땅콩처럼 지역이름을 사용한 로코노미처럼 간판에 이름 걸고 분투해 퍼스널 브랜딩에 성공한 개인이름을 차용하는 것이다. 유용욱이 누군지 권성준이 누군지 개인적으로는 몰라도 상관없다. 색다른 맛을 각인시키고 광의의 브랜드에 포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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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읽었던 두껍고 두꺼운만큼 유익한 미술사책은
윌 곰퍼츠의 미술관에서 우리가 놓친 것들(400쪽)이고
지지난 달엔 유홍준의 모두를 위한/외국인을 위한 한국미술사(600쪽/500쪽)이었다

이번 달은 이 책이다
할 게 많은 연말이라 다행히 백팔십과 이백칠십쪽밖에 안해서 빠르게 읽기 좋다

그런데 미술사로 분류된 책이 아니라 인문교양과 예술일반으로 분류된 책이라 찾기 힘들어 타겟독자에게 노출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국현미에서 공공성을 테마로 저자 7명의 글을 편집한 책은 정치사상사학자 김영민 건축학자 최춘웅 예술영상학자 조선령 말레시아사 큐레이터 카이루딘 고고학과 헤리티지(유산)학자 로드니 해리슨 예술사회학자 심보선 그리고 김남인 학예사의 글이 모두 다 접근방식이 다르고 한영번역이 함께 베풀어져 공부하기 좋다

서경식의 일본미술은 근현대작가 도판이 좋고 팔레스타인이나 오스카 와일드 아우슈비츠와 성경 토마스(도마) 등을 종횡무진하며 건축 회화 드로잉에 엮어내 지식의 너비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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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3편 부정적 리뷰, 댓글, 평을 보고나서 확실히 깨달았다

아 한국관객 수준이 정말 높구나
온갖 미드 한드 일드로 단련된 최상의 감식안을 지닌 평론가 민족이다

작년 천만영화가 잘 안 나온 건 영화 퀄리티가 떨어져서라기보다 관객을 만족시킬만한 프레시하면서 완성도 높은 영화가 없었기 때문일 수 있겠다

작년 평이 박했던 한국영화는 사실 다른 나라에선 충분히 흥행하고 티켓 팔릴 작품이었던건 아닐까

파묘는 캐릭터와 스토리 빌드업이 신선했다 뜬금 수직 일본 오니가 나와 으잉했어도 짜임새는 괜찮았다

그러니까 이제 납치 추적 구원 같은 서사는 진부한 것

유령과 외계인 싸움이라는 단다단과
전개를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체인소맨이 필요한거다 한국작품에

시그니처를 만든 후 시그니처를 버린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는 선승의 가르침과 같다

1탄에서 끝나지 않고 시리즈물로 성공을 이어나가려면 자본으로 인한 스케일업(세트 무대 필선 배우진 로케) 뿐 아니라 가일층 새로움을 보여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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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20호
한승혜 외 지음 / 서울리뷰오브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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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뷰는 2020년에 시작했던 원년 멤버의 글이 갈수록 덜해지며서 약간 힘이 빠졌다고 생각했던 시기도 있지만 그래도 정말 다양한 필진을 구해 여러 기고문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호는 극단적이라고 평해본다. 여성학에 관심이 많으면 필수적으로 사야하는 도서이고 관심이 없다면 읽을 만한 꼭지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특집리뷰도 여성학이고 심지어 1년에 한 번 있는 리뷰상 수상작 마저 역사에서 잊혀진 여성의 의미에 대한 글이다.


특집리뷰1은 조지 오웰의 지워진 아내 에일린이 가장을 보필해서 작가 커리어가 가능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비슷한 류로 한국여성미술가 아카이브인 그들도 있었다도 생각난다)

특집리뷰2는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에 대한 글(상호구성에 대한 함의)이다.

특집리뷰3은 자연의 다종다양한 암컷을 조명하며 인간사회에 주는 의미를 도출한 글(리뷰어는 9장이 재밌었다고 했다)이다.

특집리뷰4는 커리어와 가정의 양립, 성의 일터에서 존재론적 가치에 대한 글이다


이에 이어 리뷰상 최우수상 수상작은 미 콜로라도주 총기난사사건의 가해자 엄마에 대한 리뷰다

그다다음 현시원의 힐마아프클린트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와 왜위대한여성미술가는없었는가 린다노클린의 고전을 언급한 글까지 사실상 한 호의 반 정도가 여성학에 대한 읽을 거리로 풍부하다.


만약 김보국의 헝가리 밀란 쿤데라를 조명한 글, 리뷰 우수상 수상작 난민의 삶을 다룬 글, 박종령의 노예제에 대한 글을

지역적, 사회문화적, 역사적 소수자까지 포함하자면 억압과 구조적 폭력에 대한 글감으로 알찬 한 호다.


이번 호의 지향점이 선명하다는 것은 장점이 될 수 있다. 한 분야에 관심있는 마이너 독자들이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필독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책에 관심있는 다양한 취향의 광역 독자를 겨냥한 대중잡지로 시작했다면 이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홍성욱의 과학기술사회학(STS)과 루시 쿡의 사회생물학에 대한 글이 아니라면 기존에 자주 다루던 과학서 리뷰는 사실상 없기에 이탈의 사유가 될 수 있다. 매 호 판매량이 중요하다면 독자의 반응과 추이가 궁금할지도


색깔과 지향점이 선명했고 개별 꼭지는 유익했다. 다만 리뷰 잡지인데도 다루는 책의 주제가 한쪽으로 쏠렸고 이번 겨울 시즌에 나온 좋은 책들이 언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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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작가가 이온 플럭스라는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들어서

어제는 일본계 미국인 카린 쿠사마가 2005년에 할리우드에서 만든 영화를 보았고 오늘은 한국계 미국인 피터정(정근식)이 1996년, 1998년에 MTV에서 방영한 원작 애니를 보았다.


에곤 쉴레풍으로 몸이 길고(영어로 하면 elongated라고 표현할 수 있을만한) 가학성애(새디스트)취향의 가죽벨트착용 백합 캐릭터들이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벌이는 첩보물이다.


96년 방영분은 Gravity, 긴 제목(대충 monicans), Leisure, Last time for Everything, Tide(형세변화로 번역), Purge(숙청), War, Isthmus Crypticus의 8개 단편으로 구성되었다. 같은 설정과 배경에 이어지는 스토리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한 느슨한 옴니버스 모음이다. 옴니버스라고 함은 도라에몽, 코난과 같이 스토리 베이스라인에서는 심해처럼 나아갈 지향점이 있는데 개별 에피소드는 연결되지 않는 여러 이야기로 구성되었다는 뜻이다.


아마 세기말 우리나라에서 볼 때는 18세 이용가로 상당한 성적 수위라고 생각했겠지만 적나라한 베드신은 없고 암시가 되며, 혀를 섞는 딥키스에서 혀의 섞갈림을 자세하게 묘사하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는 없다. 대신 SM스러운 디자인과 신음소리와 분위기가 묘하게 야한 편이다.


한편 사회분위기는 억압적이고 통제적인 생태거버넌스의 독재정치다. 그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는 Trevor Goodchild는 매트릭스2의 메로빈지언과 마블 로키역의 톰 히들스턴같이 부드러우 저음으로 고급 영단어를 쏟아낸다.


영화에서도 I am not at the liberty of telling.. which.. 어쩌구 하는 빅토리아풍 영어를 썼었고

애니에서도 Moderation necessarily connotes use (직역하면 중용은 필연적으로 사용을 수반한다, 이고 내용상으로 절제하다보며 쓰기 마련이지 같은 의미였다)


유럽어는 중용/절제 같은 추상명사가 주어가 될 수 있으나 한국어에선 그렇게 할 수 없다.

"연속성이 ~ 하였다" 보다는 "연속적으로 하다보니.. 하였다" 같이 다른 술어로 풀어야한다. 유명 유럽철학책을 직역하면 사람들이 못 읽는 이유다. 우리와 말쓰임새가 같지 않다.


애니에서도 캐릭터가 언제 갈거야? 라고 물어보느 부분에서 Circumstances 띡 하고 나왔는데 번역은 "상황을 봐야지" 로 했다.


라임 섞인 언어 유희가 좋다.

For schedule and for pleasure

ecstatic nestling feathering(새인간하고 성적교감한다는 부분에서 황홀하게 둥지에서 날개짓하며 버둥버둥거리겠네 정도의 뜻이다)


또 egghead boyfriend가 있었는데 이는 계란머리가 아니라 매우 아카데믹하지만 현실머리 없는 사람을 뜻하는데 20세기 초 시카고 매거진에서도 용례가 있던 어휘다. 

https://www.etymonline.com/word/egghead


To your right (너 오른쪽을 봐)

Too you re right (네가 역시 맞아)

처럼 같은 발음을  공유하는 언어 유희도 재밌었다.


영화는 애니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접합해서 일관적인 네러티브를 만들려고 했는지 알 것 같다.


영화의 처음에 등장하는 인상적인 눈썹 파리 장면은 애니 마지막이고

정원 침투도 애니 후반부며

발을 손으로 교체한 스캔트라는 독일억양에 이중스파이인데 흑인으로 바꾸었고 침투장면을 길게 잡았다.

원작 애니에 없거나 간략히 등장한 양쪽 세계의 마스터마인드 대결구도를 만들고 결말에서 세계의 비밀을 노출하고 폭파했다.

또 일본계 감독이라 그런지 다다미방, 사쿠라 정원 등을 연출에 추가했다.


전반적으로 설정이 특이하고 대사도 유식한 부분 성적 부분 등 잘 다듬었는데 한 큐에 기승전결로 엮이는 서사가 없어 옴니버스라고는 해도 용두사미 같다

특히 98년 방영분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왜 주인공이 마지막 5분에서 갑자기 총 맞아 죽는지 알 수 없다.


다 보았는데도 김아영 작품에서 설정상 오마주나 레퍼런스는 찾을 수 없었다. 모르겠다. 미드저니 연출에서 경계흐릿해지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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