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은둔자에게 - 의사 가운을 벗은 자살 경험자 청년의 은둔 생활
조준호 지음 / 날(도서출판)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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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마음이 아팠고 의료계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혹은 쉬었음 청년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어떤 구조적 요인에 대해서도. 어쩜 그렇게 못된 말을 하는 사람만 관리직까지 살아남아 유난히 책임감 강하고 열심히 하려는 신입을 갈구고 못 살게 구는지.

일각의 편견과 달리 공부 잘해 의사가 되고 대학병원에 취직해 좋은 출신 성분을 얻는 것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책은 대학병원에서 윗 사람, 교수님들에게 너무 태움당해 우울증을 얻어 그만둔 의사의 고백 에세이다. 그는 이후 공보의가 되고 정신건강센터에 일하며 공무원, 반도체 연구원 등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걸 발견한다. 책 말미에는 요안나 엄마가 나오는데 뉴스에서 읽었던 아나운서 그 분이라는 걸 책을 덮고서야 아 혹시? 하며 알아차렸다.

시부야의 초급반을 쓴 남궁인 응급의학과 저자가 책 뒷 편에 자살 생각했던 의사라고 이야기를 했을 때 별 생각 없이 넘겼는데, 실제로 의사들이 고위험 자살예비군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 의사라는 직업 때문에 타인에게 공감받기 힘들다는 것도. 간호사들도 마찬가지로 10명 중 9명이 대학병원을 떠난다는 것도. 도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이 태움의 문화는.

이전에 일본인디영화제에서 보았던 다큐 <어떻게 해야했을까>의 누나도 마음의 병을 얻고 끝내 조현병이 발현되기 전까지 의대에서 촉망받던 인재였었다. 정말 어떻게 해야했었을까

책 안에서는 수차례 반복해서 누구에게도 공감받지 못하는 경험이 임상 케이스로 드러난다. 주변인이나 친해진 이에게 자신의 힘든 점을 토로하면, 그래도 의사잖아, 뭐가 문제야, 좀 버티면 되는거 아냐? 라는 무심한 말이 돌아오기 일쑤다.

부모님의 지인은 언니 아들은 의사라 좋겠다 우리 아들은... 운운하고, 아버지는 남들은 취직 못해 난리인데 뭐가 문제냐 하며 타박하니 이런 모든 말이 비수가 되어 문제를 더 악순환으로 만드는 상황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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