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으로 영화를 소비하고 금방 상영관에서 존재를 감추는 한국의 영화풍토에서, 아직도 박스오피스에 호프가 걸려있는 곳이 남아있는데 이례적으로 호프 평론서가 번갯불에 콩 볶듯 출간되었다.필진 확정에 하루, 계약서에 하루, 북펀딩에 하루를 소요했다. 아마 펀딩이 진행되며(사람들이 돈을 들이 붓는 시점에) 글이 쓰여지고 목업으로 교정을 보고 있었을 것 같다.하루에 네 시간쯤만 자고 이 영화를 생각할 정도였던 공동 기획자는 이 책의 급박함은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라 영화가 만든 것이라고 하였다. 글 아홉 꼭지 중 다섯 편이 좋았다.나홍진의 가랑이 찢기:고구려-영화 그리고 씨발p24 신정원과의 비교p38 자막p65 차유턴과 카메라워킹p85-98 곡성과 비교와 속도p124마티스와 클리셰, 시는 쓰다만 설익은 글인데 특히 마지막 글은 안 게재하는 편이 나을 뻔 했다. 착상이 좋아 시간이 있었다면 더 흥미로운 글이 되었을텐데 지금은 무엇을 말하려는지 명확하지 않아 짜임새가 부족한 이미지만을 주었다. 교수님 사랑해요 A+주세요로 끝나는 마감에 쫓겨 급하게 제출한 학부생의 쓰다만 글 같아서다.차라리 싣지 못해 아쉽다고 p11에 언급한 그 글 다섯 꼭지(로로, 무진, 권구윤, 김림, 이버든)를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