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24가 제작한 실화 기반 이라크 전쟁영화 워페어 보았다. 정치와 유미주의에 질린 이들이 반길만한 담백한 영화다. 담백하다는 의미는, 전쟁의 공포와 혼란, 얼탐, 허둥댐, 화기와 포성의 먹먹한 사운드를 보여주는데 집중했다는 뜻이다. 애국주의, 영웅주의, 정치적 메시지나 회고적 철학이 없다는 점에서 다른 전쟁영화와 차별점이 있다. 물론 전쟁 자체가 지닌 처참함과 비극은 있지만 이 판단은 오직 관객에게 맡겨진다. 물론 비정치적이라는 것도 하나의 정치적 태도로 볼 수 있다.
2006년 이라크 라마디 전투에 참가했던 대원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각본이 쓰여졌다고 한다. 마지막에 배역과 얼굴을 매치하는데 일부는 얼굴을 모자이크했다. 사유는 아무리 임무라도 타인을 살상하는 것이 그리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까닭이 하나 있겠고 또 하나는 후세에 남길만한 멋진 모습이 아니기 때문일테다. 그리고 바로 이 때문에 영화가 특별하다.
이라크 암미야 방언 젠?(오케이? 굿? زين)이 들릴 정도로 고증했다.
영화는 밀레니엄 초반에 유행하던 에어로빅 비디오를 보며 열광하는 파병대원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공교롭게 앞에 위치한 두 명이 부상당한다. 그렇게 감독이 의도적으로 배치했다. 초반에 샘과 앨리엇은 기쁨에 소리를 지르고 후반엔 고통에 소리를 지른다. 에필로그에서 실제 네이비실 대원 스나이퍼로 퇴역한 엘리엇이 전동 휠체어를 타고 세트장에 등장한다.
처음에는 서로 에어로빅 흉내내며 낄낄 거리던 이들이지만 영화 <시라트>에 비견할 정도로 깜짝 놀란 폭발 이후 알파원 소대의 대응은 엉망진창이다. 통신은 마비되고 지휘는 없으며 병사는 두려워 물러서고 담당 병사가 아닌 이가 임무가 아닌 일을 한다. 네이비씰과 해병대 두 조직이 섞여 아저씨들끼리라 복명복창이 없다. 항공연락대위는 실수로 자기 엄지에 모르핀을 투여하고 통신병은 시끄러워 코드를 빼놓았다는 걸 추후에 깨닫고 다시 연결한다. 후반부에 알파투를 비릇한 지원부대가 도착해야 사태가 안정되는데 전혀 정돈되지 않은 이 모습이 이 영화의 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