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지마 아오의 <책이라면 팔 만큼> 1-3권 읽었다.

외국도서 소개 첫 페이지에 보이는 표지 띠지에
<이 만화가 대단하다!> 2026년 남성편 1위
<만화대상> 2026년 대상을 탔다고 해서 궁금해서 샀다.

소재는 헌책방(후루혼야=고서점)이지만, 구체적인 도서정보 전달이 중심이 아니라, 책과 관련된 사람들의 개인사, 진실된 마음의 교류가 고갱이다.

액션과 폭력 위주의 소년만화와는 다른 어떤 삼삼하고 슴슴한 그래픽노블이다. 서사를 중심으로 시각을 곁들인 문학, 보는 에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한국에는 그 맥락이 많이 끊겼는데 창비만화도서관이 있었다. 와야마 야마의 <여학교의 별>, <레스토랑 가자> 같은 예시가 있다.

1권은 대원에서 우리말로 번역되어 1주일 후 7/15 예약판매중이다.

1권도 좋았는데 2권보다는 3권이 더 좋아서 1-3권을 함께 읽어야 의미가 온전히 앞뒤로 잘 닫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수미쌍관이 완성된다.

1권은 25년 1월 15일
2권은 25년 4월 15일
3권은 26년 4월 15일에 발간되었다.

<이 만화가 대단하다>는 선정기간이 매년 10월 1일부터 다음 해 9월 30일까지라고 하니 2026년 수상작은 24년 10월 1일부터 25년 9월 30일까지 발간된 1-2권을 대상으로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3권이 1-2권보다 더 좋아서 이대로라면 27년에도 분명 선정될 것 같다.

예컨대 1권 마지막 6화의 모모비 미대 4년생의 졸업전시-헌책방 할아버지-퇴사하고 책방 시작하는 주인공 3인의 이야기가 상당히 심금을 울렸는데, 3권 17화에서 다시 등장한다. 구체적인 스포일러는 제외.

그러나 요지는 할아버지가 오해하고 실망한 부분도 있고, 미대생의 생각없는 철부지스러움도 있고, 책의 활용에 대한 서로 마음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책은 읽는 용도였을까? 상품으로서 책을 팔고나면 소유자 마음 아닌걸까? 그런데 졸전 테마에 대한 교수의 크리틱은 좋지 않았고, 미대생도 찝찝함이 있어 괴로워하다가 다시 찾아갔는데

주인이 바뀌었고 대화를 하며 깨달음을 얻는다. 이를 통해 철없이 손자력을 발휘해 싸게 책을 샀다고 말했던 사람이 한 단계 성숙해지고 진전이 된다.

상대를 악마화하고 나쁜 놈으로 전락시키는 것보다 훨씬 단단하고 이야기다. 이렇게 캐릭터가 성장을 하면 진취적으로 미래를 논할 수 있다. 나아가, 책읽기를 바라며 책을 주었던 옛 서점주인 할아버지는 시간이 지나니 미대생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래서 1권의 아픈 마음은 가벼이 휘발된다. 너무 오래 유통기한이 지난 고통에 안주하지 않게 하는 이런 처리도 참 좋다. 사람은 과거와 화해하고 망각함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그를 할아버지의 팬이라고, 팬이 왔다갔다고, 하지만 팬 1호는 나라고 잘 마무리한다.

그리고 이 일화의 메인 소재는 정작 다른데 있는데, 책방에 가면 소변욕이 생기는 아오키 마리코 현상에 대한 것이었다. 흥미로운 이름이다. 이건 이제 스포일러라서 여기까지. 우리말 번역자는 그 안내문구를 어떻게 바꾸었을까?

<아오키 마리코 현상 거절>? <화장실은 밖에서>? <책방에서 화장실 가고 싶은 마음 사절>?

사실 처음에 책 제목만 스크린에서 보았을 때는 5년쯤 전 코로나 시기에 읽었던 <책방 시작합니다>랑 비슷한 책이 아닐까 싶었다

와세다대 출신으로 대형서점 체인 리브로의 히로시마/나고야지점 점장 등을 역임하고 도쿄 스기나미구에 자기 책방을 연 츠지야마 요시오의 독립서점 <타이틀> 분투기이다. 구글맵에 핀해놓고 아직도 못 가고 있다. 지금 잠깐 검색해보니 다행히도 아직 영업중이다. 스기나미구는 조용한 주택가인 것이 은평구나 서초구와 비슷할까

최근 서울리뷰오브북스에 독립서점 인터뷰가 많이 다뤄지고 있고,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매년 우후죽순 싹 틔워낸 독립출판사들이 참가하고 있는데 이 만화를 꽤나 재밌어할지 모르겠다

특히 1권 도입부에, 책방에 들어 온 사람의 모습을 잠깐 보아도 살지 안 살지 알 수 있다는, 마치 곧 하차할 사람을 판독해내는 만렙 지하철출퇴근 직장인 같은 모습에 공감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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