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대전에서 수상자 작품을 보면 특선 입선 부문에서 더 배울 것이 많다
이 작품은 왜 충분히 실력이 있어보이는데 우수상으로 한 단계 더 올라가지 못했을까? 같은 의문이 내 감식안을 조탁한다.
그것이 현대미술 올해의 작가상이 되었든 인사동 민화대전이되었든 예고 졸업작품이되었든 시디과나 건축과 졸전이 되었든 혹은 콩쿨이나 케이팝토너먼트나 무용대회나 스포츠게임이나 수학물리올림피아드가 되었든 그 종목이 무엇이 되었든 참가자가 특정 기준에 의해 추려지는
경연대회를 보는 이는 모종의 주의를 기울여 관심을 두고 심사위원의 안목을 장착하면 스스로에게 배움이 많이 된다. 그 배움은 자신의 직업적 역량을 강화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보자면 이 서예대전을 통해 잘 쓴 작품이란 무엇일까? 하며 생각을 가다듬고 누군가의 현재적 완성도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함께 읽어내는 평가를 내려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배움은 정상에 선 작품보다 다음 단계의 문턱에서 멈춘 작품들을 분석할때 얻어진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 통과를 위한 문지방에는 업계 프로가 중요하게 보는 기준이 드러나고 이를 숙고해보면 앞으로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가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A+라고 꼽힌 작품이 가끔 업계 관행때문에 원로를 대접하느라 정치적 이유에 의해 택해지기도 한다. 이는 참가자가 컨트롤할 부분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드러나고 결과에 가지런히 정련된 자신의 노력만이 빛을 발할 것이니 언젠가는 자신의 때가 온다. 또한 하나의 업계의 성장을 위해 아무 것도 아닌 시절부터 고군분투한 이들이 설사 실력으로는 부족할지라도 그 존재의미를 명예롭게 드높이고 잘 물러나게 해주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다. 혈기왕성할 때는 이런 것이 분노의 대상이지만 이 모두 인력이 균등하게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병목현상의 문제다
학점처럼 대회참가자를 A-B-C급을 분류해보자
특히 A-와 B+사이, B+와 B-의 차이가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하향세인 A-가가장 문제다. 대개 멋은 있는데 기초가 약하다. 처음엔 잘 안보이는데 오래 보면 약점이 드러난다.
획의 기력이 끝까지 유지되지 않거나
결구가 부분적으로 흔들린다.
행간과 장법이 마지막에서 무너지기도 하고
농담 변화가 훈련으로 축적된 의도보다 우연에 기대고 있으며
삐침에서 과하게 멋 부린 한두 글자가 전체 수준을 떨어뜨린다.
실력은 우수상인데 완성도가 우수상이 아니다. 특히 어떤 서체를 너무 따라해서 자기 스타일이 없는 경우도 문제다. 기술적 완성도는 일품이지만 창의적이지 않아 지루하다.
B중에서 아직 A를 못 넘었는데 A-급인 B+가 있다. 이런 B+급 입선 작품에서 미래가 보인다. 가장 훌륭한 가능성을 지닌 이들이다, 물이 올라있으니 시간이 지나고 포기하지 않고 경험이 쌓이면 다음 단계로 올라갈 것이다
필력에 힘이 붙고 먹 농담 운용이 일일신우일신 발전하고있고 결구에서 멋과 맛이 보인다. 부수 하나에서 미세하게 자기의 길을 걸어가려고 하는 게 읽힌다.
누가 스승인지도보이고 어떤 서체를 많이 답습했는지도 보인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도 분명하다 그래서 아직 B다. 글자마다 편차가 있거나 좋은 글자와 나쁜 글자가 섞여 있거나 집중력이 끝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자포자기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 익으면 곧 열매가 될 것이다.
한편 같은 B라도 C에 가까운 B-가 있다
삐침 획 등에서 완성도가 없고 일반인이 보아도 상 탈만하지 않다. 대부분 기초훈련의 문제다.
법첩을 그대로 따라도 정확도가 낮거나 삐침과 파임의 방향이 흔들리고 손힘이 약하며 중심선이 계속 이동한다. 안정된 맛이 없다, 아직 손이 따라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최고작이나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는 우수작보다 경계선에 있는 작품이 오히려 학습 가치가 큰 경우가 많다.
왜 합격했고 왜 한 단계 더 올라가지 못했는지를 관찰하는 비당사자의 입장에서 감정을 빼고(-F) 논리만 더할 때(+T) A-와 B+, B+와 B-의 한 단계 차이를 읽으면 심미안을 빠르게 키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