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에 대비해서 이렇게 양서 신간이 쏟아져 나오는건가!


출판계의 성수기같다. 쳐내느라 정신이 없다. 지난 겨울 2-3개월 동안은 눈에 띄는 책이 많이 없었던 것과 현상적으로도 느낌적으로도 많이 다른 지금이다.


2026년 상반기는 영화 라인업이 좋았고 하반기는 별로며

영화에서 책으로 릴레이 바톤터치하듯이 6월부터 좋은 신간이 쏟아져나온다.


영화→전시→책으로 이동중


문제는 영화는 가만히 앉아서 2시간 기다리면 끝나는 정해진 시간 동안의 수동형 습득이지만


책은 페이지를 온몸으로 밀어내며 읽느라 저마다 독서 시간이 다른 능동적 습득이라


그날그날의 컨디션, 당일에 안배된 집중력, 카페인양, 삶의 리듬이 종이에 찰싹 보태진다. 그래서 독서시간은 텍스트의 분량보다 독자의 상태에 의해 결정되는 듯하다.


독자는 없는 시간을 만들어야 책을 읽는다. 어떤 날은 300쪽이 순식간에 넘어가지만 어떤 날은 한 페이지를 읽고도 한참 멍하니 창밖을 바라본다. 같은 책이라도 누군가는 사흘

만에 읽고 누군가는 석 달에 걸쳐 읽을 것이다.


반면 영화는 러닝타임이 관객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간다. 졸든 깨어 있든 러닝타임이 지나면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관객은 이야기의 시간에 몸을 맡긴다. 그래서 영화감상은 상대적으로 표준화되어 있다. 같은 작품을 본 이들은 대체로 비슷한 시간동안 같은 장면을 경험한다. 그래서 영화는 작품의 시간이 관객을 규정하지만 책은 독자의 시간이 작품을 규정한다.


영화는 감독과 편집자가 설계한 시간 안으로 스며들어가는 체험이다. 한편 독서는 자신의 생애주기, 기분, 기억, 고민, 피로, 배경지식을 끌고 들어가 텍스트와 치열하게 씨름하는 투쟁이다.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저마다 다른 게 아니라 독자가 작품에 공급하는 시간이 다르다


그래서 두 시간짜리 영화를 본 시청자와 달리 독서가는 한 달 동안 이십페이지짜리 시집과 함께 살아냈다고 말할 것이다. 독서는 영화와 달리 시간을 내면으로 칠해 텍스트 속에 천천히 침전시킨다. 내가 뭔 말을 쓰려다가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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