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현미 청주 5층 방혜자 전시(와 2층 보이는 수장고의 2점과 로비의 1점)에서 닥지를 구겨서 천연안료 먹 유화 흙 아크릴 등을 섞어 만든 작품을 보며 61년에 프랑스 유학가 프랑스인 인류학자 남편과 결혼해 동서양을 넘나들며 초국적 노마드의 1세대이자 글로벌 하이브리드 문화의 증인으로서 살았던 그녀의 삶과 작품은 합일한다는 생각을 했다.
즉 작품의 제작방식과 물성과 작가의 삶이 모두 동서양 문화의 합치를 증명하는 듯했다. 삶의 궤적과 제작방식이 호응하며 내외면이 합일한다. 그 최종 정점은 중세유럽 성당의 대표격인 사르트르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에 방혜장이 동양적 빛이 선정된 것이다.
뉴저지에는 한국재료로 전통양식의 정자와 가옥을 만든 곳이 있다는데, 방혜자는 남프랑스 아주의 수도원풍 개인 아틀리에 안에 염소털로 만든 한국 붓으로 먹과 닥지로 작업을 하며 다도를 음미하고 불교식 절을 하며 기공을 수련한다.
다큐 영상에서 작가는 평화 영성을 말했고, 종교도상학자 Jean-Paul Deremble은 중세유럽의 원형으로, 도록에서 천체물리학자는 우주와 광학으로 해석해 다면적으로 접근할 여지가 많다
나아가 방혜자의 프랑스어 실력이 탁월해서 깜짝 놀랐다. 아무리 현지에 살아도 깊이 있는 생각을 정확한 문법으로 관계대명사를 이어가며 또박또박 표현하는 것은 상당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하는 일이다. 아무리 동양에 호의적인 인류학자 남편이 서포트를 했더라도 인터뷰 앞에선 개인적 노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빈곤국이던 전후 한국인으로서 국가 문화 출신 젠더 자본 오중차별을 견디며 노력한 결과물이다.
방혜자의 조근조근한 프랑스어 말하기는 마치 윤여정의 영어 말하기 같았다. 영은미술관의 2000년 초 인터뷰인 60대에도 잘했고 2011년과 2021년 인터뷰에서도 잘했다. 쓰지 않으면 녹슬고 모래시계 같이 계속 퇴화하는 외국어실력을 80대에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한국어와 외국어 둘 다 말이다.
예를 들어 이런 표현은 대단했다(누가 타이핑한 것이지만 말할 때 이미 잘함이 뿜뿜 드러났다)
Cela crée un cercle vertueux dans lequel la lumière est la vie, la vie est l‘amour et l‘amour est la paix.
빛이 생명이 되고 생명이 사랑이 되며 사랑이 평화가 되는 선순환을 만든다.
Dans lequel의 성수일치
C‘est en France que je me suis connue en tant que coréenne. Le fait d‘être une étrangère m‘a révélée à moi-même.
내가 한국인임을 깨닫게 된 것은 바로 프랑스에서였다. 이방인이라는 처지가 오히려 나 자신을 온전히 마주하게 해 주었다.
Participle connu+e의 여성 성수일치 révélé+e의 m 도치에 대한 성수일치
Cette énergie m’a pénétrée jusqu’à la moindre de mes cellules..Je voudrais qu’à travers ces pigments, la matière devienne lumière, qu’elle puisse donner à celui qui regarde une énergie, un sourire intérieur.
이 에너지는 내 모든 세포 하나하나까지 스며들었습니다. 나는 이 피그먼트(채색 재료)를 통해 물질이 빛이 되기를, 그리고 보는 이에게 에너지와 내면의 미소를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외국에 이주하며 고국과의 교류가 끊어지는 순간 고국의 문화적 변화와는 유리되어 해당 시점에 일시정지한다. 고착화되고 세대로 이어지는 타임캡슐이다
자이니치는 30년대 조선의 한복문화와 타령을 기억한다.
70년대 미국에 이주하며 군사문화와 기독교, 산업화의 잔재가 이어진다.방혜자는 60년대 한국의 기억전달자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