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단상
음식 맵기 정도와 영화관 티켓예매처와 도서구매 사이트를 보면서 생각한다.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정도를 균등분할하는 게 아니라
초반의 허들을 대폭 낮추어 유입을 늘리고, 이미 진입한 자가 레벨이 강등되고 싶지 않은 FOMO를 볼모로 잡고 다음 레벨 취득 요건을 강화한다.
예컨대 돈까스나 라멘이나 맵기 지수를 표현하는 고추 한 개에 소위 맵찔이들은 벌벌 떤다. 조금만 매워도 안 먹는다고 한다. 일본인도 한국음식이 맵다고 두려워하지만 이미 일상적으로 먹는 스시에 맵싸한 와사비가 포함되어 있다. 아예 매운 통각이 자극되지 않는 구조가 아니다. 그저 쥬토로의 지방에 의해 그 맵기가 중화되었을 뿐. 다른 접근방식으로 맵기에 훈련되었다. 알싸하고 얼큰한 한국형 매운 맛에 익숙하지 않은 것일 뿐이다. 빵과 치즈만 먹던 유럽인은 둘 다 맵다고 생각한 것이다.
어쨌든 별로 안 맵다고 감정적 허들을 낮추어야 주문한다. 그러나 맵부심 파이터를 위한 2,3단계는 자극정도를 대폭강화해야 만족할 것이다. 안 그러면 이 가게 내 수준에 못 미친다, 별로다 불평할텐니. 그러니 1단계보다 2단계가 x2로, 3단계는 그의 다시 x2로 정도 상승이 이루어져아할 것이다.
영화관, 서점, 버거킹도 일단 1-2만원 한 두 아이템 구매하면 바로 멤버십 타이틀을 달아주자. 그럼 대접 받아 기분 좋고 신나서 돈을 쓴다.
그 다음 레벨은 조금 어렵게 올라가게 하자. 그렇게 다이아몬드니 하는 VIP는 정말 많은 돈을 쓰게 하자. 정점에 있는 피라미드의 인원은 무한정 확장될 수 없게 하자. 시간이 흘러 상위레벨의 정족수가 꽤나 차면 다시 차별화하고 고급화해서 VVIP를 또 걸러내고 특별 대우 손님, 부가 서비스, 우선 입장, 회원제, 한정판 등 온갖 옵션을 붙인다.
자본주의는 돈을 쓰면서 돈을 할인받는다. 배달서비스 2천원 쿠폰의 최소 주문한도는 2만원이다. 티켓 예매 2만원 쿠폰을 쓰려면 주문요건 20만원을 충족해야한다. 그런 방식으로 돈을 쓰며 타이틀을 다는 현대판 노예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