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에 아이를 잃은 준이 엄마(전도연 분) 개척교회 부흥회에 가는 장면이 있다.
넷플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 시즌1에도 세상사 맘대로 안되는 대니 초(스티븐 연 분)이 이민교회 찬양회에 가는 장면이 있다. 한국적인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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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캐릭터 모두 상처받은 자로서 따뜻한 분위기의 CCM 속에서 위로 받아 울음을 터뜨린다. 외국에선 자택 응접실이 실질적 모임의 장소를 하지만 한국은 까페로 거실의 기능을 외주했듯, 교회에 애도의 기능을 아웃소싱했다. 급속한 산업화로 고향잃은 개인의 마음의 고향이다. 카톨릭이나 불교가 아니라 개신교에서만 감정을 표출하고 울부짖는 것이 관습적으로 허용된다.
둘 다 이방인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서울에서 밀양으로 귀촌하거나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이중적, 경계-사이의 정체성을 띄고 있다. 아이덴티티를 공유하는 경계인은 두 집단으로부터 경계당하고 배척받으며
어디에도 소속감을 찾을 수 없는데 찬양노래의 종교공간이 하나의 버퍼, 배리어, 그레이한 영역으로 기능한다.
해외 동아시아학과 한국학전공에서 한국현대사에서 개신교의 역할에 주목한 박사논문이 근년에 많이 보인다. 세미나리(신학교)가 아니라 역사학과 사회학적 전통에 입각한 논문이다. 교회사를 다루는데 신학에서 출발하지 않는다는 점은 흥미롭다. 선교사로 시작해 산업화 도시화 초개인화의 압축적 경제성장에 따른 교회의 기능에 주목한다.
일단 학적 기초를 다지는데서부터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 미국신학교에서 교회사를 할 수도 있으나 지도교수도 없을 뿐더러 구약(히브리어), 신약(라틴헬라)와 조직신학 등을 다지고 시작한다. 일단 성서와 고전어 전통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아시아 지역학은 언어와 지역의 교차성으로 시작한다. 인류학의 필드워크, 젠더-몸-여성, 모빌리티, STS, 디지털인문학 등 인접학문의 세미나에 참석하며 통섭적 시각을 배양해 역사적 사료를 읽을 때 적용해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