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미안 허스트 전시가 낙양의 지가를 올리고 있다.

넷플 예능 <더인플루언서>에서는 좋아요든 싫어요든 관심을 받는 것이 홍보맨으로서의 자격이라는 흥미로운 전제로 초반 게임을 만들었는데 국립현대미술관이 흥행 중독이라는 비판을 받을지언정 티켓을 사려는 줄은 끝이 없다. 8601개의 다이아몬드 기운을 받으려고 지방에서 KTX를 타고 속속 도착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근대회화가 강하고 현대미술이 약한 일본과 대만에서도 인천공항으로 착착 도착해 모두 척척 행진해 소격동 경복궁의 동쪽 건춘문 앞으로 향한다. 해가 떠오르는 방향인 오리엔트에 위치한 어느 동방예의지국의 핵심시설인 경복궁의 정문은 바로 동짝 건춘문이라는 것이 세렌디피티다.

데이미언 허스트의 작업방식과 예술세계를 깊게 이해하는 데 도움되는 다큐멘터리 네 편을 4-5월동안 무료예약제로 국립현대미술관 영화관에서 하고 있다. 한 번에 다 볼 수는 없고 세 날에 나누어 보아야한다. MMCA 영상관은 앞좌석의 머리가 스크린을 가리지 않게 설계한 계단 높은 좌석의 지하1층 영화관으로 예술가가 만들어 상업적으로 배급이 잘 안되는 영화를 상영한다. 이 시설과 운영자 덕분에 아피찻퐁 초중기 단편 열댓 편 이상 보았고 빔밴더스의 안젤름 키퍼 작업영상(자전거 타고 작업실을 돌아다니는)도 보았다. 작년 이맘때 한겨레 txt섹션 <일하는 사람의 초상>에서 영화셀렉하는 학예원을 다룬 것도 기억난다.

네 편 모두 좋았다.

NFT 디지털토큰에 대한 방송인 스티븐 프라이와 인터뷰 대담인 통화프로젝트(The Currency, 2021) 13분과
물감을 정말로 취릭하고 던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벚꽃 연작의 물성과 제작법을 제프쿤스에 빗대며 미술사학자 팀 말로와 이야기하는 벚꽃 연작(Cherry Blossoms, 2021) 25분을 함께 상영하고

수중장면이 인상적인, 있을 법한 허구의 고고학 모큐멘터리 믿을 수 없는 난파선의 보물(2017) 83분을 단독 상영하며

그리고 생각 작업 삶(2012) 38분이다.

여기서 위의 두 편은 유투브에 검색하면 HENI에서 공개되어있고 집에서 볼 수 있는 반면

마지막 생각 작업 삶만 온라인에서 볼 수 없어(유투브에 5분 길이 영상만 있고 풀영상은 제재되었다) 안국역에 어쨌든 언젠가 방문해야한다. 4월에 5회(앞으로 남은 회차 2회) 5월에 4회 상영이 안배되었다.

특히 생각 작업 삶 영상을 보면 지금 허스트 전시 전체를 고르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3번째가 최애라는 초기작 콜라주는 수집광 노인의 강제이주된 집에서 찾은 것인데 그 집 사진을 볼 수 있다. 허스트는 어마무시한 인상을 받았다고 하니 그의 예술세계의 원점이라 할 수 있다.

회화가로 재능이 없다 고백한 그가 냄비에 색칠이나 하며 주변에 밀리다가 스팟페인팅을 개발한 과정을 알 수 있다. 전시 기획자로 커리어를 출발한 이유도 납득이 간다.

그에게 개념미술이라는 맹아를 남긴 솔르위과 마이클 크레이그-마틴의 작품도 영상에 나온다.
소머리의 파리가 전기충격기에 의해 몸이 싹 녹아내리는 울트라 익스트림 클로즈업 숏이 두 번 등장한다. 너트와 볼트 값이 아주 비쌌다고 증언한다. 초기에 작품제작비 계산할 때 너트와 볼트비용을 빼먹었다는 허당적 면모도 있다.

이번에 포름알데히드에 담긴 상어만 왔는데 이 자연사 연작이 동물을 전시하려는, 미술관에 동물원을 배치해보려는 기획으로 출발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지금 국현미의 상어는 2번째 상어고 첫 번째 상어가 있는데 영상을 보니 호주 남부해안에서 잡은 것이다. 소를 갈라 방부처리하는 장면도 나온다. 자른 단면이 Organic Chaos라고 표현해 흥미롭다. 해부학교실의 도구를 그대로 미술관에 오브제로 배치하는 그의 접근방식을 통해 미술관-관객경험-화제성이 합쳐 현대미술의 생산소비로 구성되었다고 생각했다. 생물을 물리적으로 가를 뿐만 아니라 어미소와 새끼소도 분리해 개념적으로 divided를 나타낸다. 끔찍하게도. 절단면을 횡적으로 가를 뿐 아니라 댕겅댕겅 당근 르듯 가르기도 했다.

미술관 속의 동물원이라니.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나 <미술관 옆 동물원>같은 로맨스영화가 전달하는 낭만과는 거리가 먼 자연사 연작이다. 기획하며 동물을 살려 데려올 수 없으니 죽어있더라도 전시하겠다는 허스트의 발언을 듣는데 어느 극T 짤이 생각난다. 데이트하는데 아쿠아리움의 문이 닫혀서 물고기를 못 보니 남친이 하는 말이 생사가 상관없다면 횟집이라도 갈래? 했다던. 데이미언 허스트의 단순한 생각이 딱 그렇다. 물론 과한 문화적 허례허식과 가톨릭적 죄책감으로 인해 죽음을 자유롭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영국문화를 비판하며 묘지에서 소풍도 하고 파티도 하는 멕시코(영화 코코처럼) 이야기를 끼워 넣는다. 아내가 좋아하는 휴양지라는 말과 함께.

한 방향으로 바라보는 포르말린에 절인 물고기 열댓 점이 자연사 연작의 효시인데 작가는 별 뜻 없이 배치했으나 엄마가 이를 conforming순응하는듯 보인다고 해몽해 해석의 레이어를 한 결 더한다.

집에서 안 끊고 집중할 수 있다면 다른 세 편 링크첨부

MMCA에 가면 한글자막이 있고 큰 스크린에 볼 수 있고 타율적으로 집중이 잘된다는 장점이 있다.

난파선 82분
https://youtu.be/13ShK2UAeP0?si=uqoqKFi4iXfAONVL

벚꽃 25분
https://youtu.be/OxhtW0gmz-U?si=PSRWGbU30Hfam4ek

통화플젝 13분
https://youtu.be/wafdDDRdlMI?si=1_QIHx4s0WKbYdLB




영국 테이트에서도 상영한 작품이다 2012년
https://www.tate.org.uk/whats-on/tate-modern/damien-hirst-thoughts-work-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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