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아침 피를 봅니다
박상욱 지음 / 시공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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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홉살 때, 초등학생 때, 사춘기 시절, 예비군 토크, 상견례 때의 모든 일들을 세세하게 기억하는 탁월한 재능은 탁월한 편집자 구민준도 공유하는 귀한 보물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시간 속에 쌓인 기억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45센티의 짧지만 고된 여정을 한 끝에 인쇄물로서 다른 이들에게 가닿을 수 있는 것이겠죠.

개인적으로 사람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고통과 시련이 있고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순간은 내가 겪지 않았고, 모르며, 앞으로도 겪지 않을 타인의 고통을 매체를 통해 추체험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더러는 이 책을 읽기 전에 학벌, 사회적 지위와 상대적으로 안정적 재력을 보고 인구 1%의 1형 당뇨인의 몸에 있는 울긋불긋한 멍과 채혈시간을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겠습니다. 더러는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여전히 라떼는.. 하며 전쟁 기아 가난 학폭 젠더폭력 차별 기초생활수급 파산 등 자기의 고난의 우월함을 자랑하기에 급급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있음으로 인해 이러한 형태의 고통도 충분히 고통일 수 있다는 반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자기가 속한 1%를 대변하는 하나의 유력한 증거가 되어 비동시적인 공동의 독해 속에 카타르시스 방출을 하게끔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통에 동참하는 이들이 자신이 혼자가 아니구나 하는 대리적 해소로서 기능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에필로그에서 독자를 향해 문장을 완성하는 효능에 대해 언급하신 것처럼요.

소제목 중에는 불안은 부란가 눈에 띄었는데 알을 깨다라는 말이었네요

이 소제목 중 아쉽다, 혹은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점은
˝어쩌다보니 결혼했다˝라는 타이틀 보다˝천사가 나와 결혼해주기로 하셨다˝ 같은 표현을 쓰는 편이 ENFJ인 아내에게 영원히 기억될 일이 아니었겠나 싶습니다. 밥상의 반찬이 달라졌을 수도요. 아내에 대한 이야기는 앞부분과 200쪽 이후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책이 지금 없어서 기억에 의존합니다)

뚱댓이 되어 인용으로 바꾸고 글을 잘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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