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시에 풀린 넷플 오리지널 영화 <파반느>
깜짝 놀랐다. 3시간 동안 30분 밖에 못 봤다. 느낀 것을 바로 바로 쓰느라.
보건교사 안은영 이후 이런 통통 튀는 감각 처음이다. 감독의 이전 작품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탈주를 보면서 창의적인 컷전환(예컨대 군용차량 사이드미러 반사면 활용)과 유니크한 캐릭터 디자인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은 그의 창의력을 십분 활용한 것 같다. 전작에선 역사적 사실성을 다소 잃었다는 비판이 없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95년 낙동강 폐수유출사건을 소재로만 사용했고 북한엔 군과 민간 사이에 그레이한 영역의 의병같은, 산악 거주 위장 사조직이 없기 때문이다.
혹시 지난 <레이디두아>때처럼 날라갈까봐 일단 지금까지 끄적거린 노트만 업로드. 일단 끊고 잤다가 내일 본다.
1.묘하다. 예술영화이면서 상업영화고, 상업영화이며서 독립영화다. 감독 자신마의 특색있는 영화다. 일다 넷플릭스의 관대한 제작비가 아니었다면 승마, 광활한 자연 로케는 힘들었을 것
2. 영어자막 재밌고 적절한 번역
giant turd 거대한 똥
쪽쪽 키스했어?를 Did you smooch her로 풀었느데 스무칭은 나홀로집에2에서 케빈 맥칼리스터가 보는 가상의 느와르 영화 속 갱스터로 나오는 Ralph Foody가 smoochin' with everybody! (모두랑 놀아나잖아!) 이후 오랜만에 듣는다. 재밌고 적절한 번역이다.

3. 리드미컬하고 빠른데 대사와 합이 맞는 컷 전환, 질질 끌지 않고 바로 다음 신으로 연결한다.
1) 창의적인 컷전환. 유년시절 아역에서 지금 청년시절로 전환할 때 문 사이에 보이는 얼굴, 깜빡이는 전구빛으로 전환.
2) 스케이트보드 발로 막고 사뿐히 앉는 리드미컬한 컷전환.
3) 변요한 배우 사랑이 무엇인가? - 노래방 화면의 사랑뿐이다로 연결
4) 클럽장면에서 이이담 배우가 문성민 배우에게 여자친구있나구요 할 때 눈표정과, 썸이구나 할 때 EDM 비트에서 살짝 슬로우모션으로 바뀌는 리듬
5) 예뻐요? 예쁘겠지? 하고 바로 EDM이 흘러나오는 보라색 클럽에서 라디오 93.1 좋아한다고 고아성 배우가 말하는 여름 매미 소리의 한낮의 풍경으로 전환
6) 변요한이 '거울을 보고 있는 한 여자가 있다라는 걸 기억하라'고 하고 바로 고아성이 화장실에서 거울 보고 있는 신으로 컷전환
7) 경록이 미정에게 관심표하며 걸어갈 때 세나가 프레임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와 중앙을 차지하고
미정은 오른쪽으로 쪼그라지는데 다른 백화점 사원들 사이에 끼었고 "똥 밟았다"는 대사로 처음과 연결


4. 바래다주고 헤어지는 장면에서 그림자까지 프레임에서 퇴장하고 고아성 얼굴 보여주고 바로 보이스오버가 먼저 치고들어와 느리되 감각적인 리듬이 만들어진다.
5. 배우
1) 고아성의 모든 눈빛이 특이하고 0.2초만에 한 번씩 감정을 표혀한다. 흡사 빌리의 츠키가 긴가민가요에서 보여주는 표정의 슬로우버전 같다.
고아성 배우는 그간 참여작에서 해외를 향하는 역할이 많다
설국열차는 해외에서 찍었고, 포스트아포칼립스 세계에서 전세계를 계속 유랑하는 열차인데다 거길 또 탈출해 설원으로 나가려한다.
<삼진영어그룹토익반> 생산관리3부의 이자영은 남의 나라 언어시험인 토익을 배우며
장강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부국제에서 프리미어한 <한국이 싫어서>에서 호주(영화에선 뉴질랜드)로 워킹홀리데이로 떠나는 계나역할을 했다.
2) 켄터키 호프 주인(신정근 분)이 몰래 남녀의 잉기를 엿듯다 무심코 튀김기 만져서 아이코 하는 장면 너무 일상적이고 사실적이다. 생각해보니 가난한 자영업자에 고집부리는 아빠 역으로 신정근 배우만한 이가 없고 검색해보니 그가 나온 최근작은 거의 다 보았다. 대장 김창수, 강철비2: 정상회담, 외계+인 1, 2부, 탄생, 만약에 우리.
3) 문상민 배우는 <승부> 이창호의 아역 김강훈의 사촌형 같은 얼굴생김새다.
6. 로케
일출 장면은 혜화역 아르코미술관 윗쪽 낙산공원 벽화마을에서 서울대병원 바라보는 쪽이고

그 다음 장면 초록색 마을버스 잡으려다가 넘어지는 장면은 벽화마을에서 동대문역 남쪽 방ㅎ에 있는 로터리에서 로케를 잡은 것 같다.


7.
넘어진 손목의 상처는 일하다가 바로 경록(문상민 배우)에게 발견되고 괜찮은지 물어보며 관심을 표한다.
그 다음 바로 사랑의 방해물 세라(이이담 배우)이 등장
고아성 배우는 엘레베이터 반사면에 얼굴을 확인하는데 그 얼굴은 실제 유럽 회화 파반느에서처럼 찌끄러지게 일부러 거친 반사면을 활용했고
바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이이담 배우가 프레임 안에 등장해 잠깐 이쁘려던 소망을 박살낸다.
다음 장면에서 바사면의 얼굴은 이전보다 더 찌그러지게 배치했다.



손 다쳤잖아요 하며 상대를 생각해주는 지극한 눈빛
둘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나치는 행인을 너무 과하게 뒷배경으로 깔지 앟고 프레임 아주 왼쪽에 살랑살랑 걷도록 처리
잘 안 보이지만 이 타일과 2호선 지하철 음이 을지로4가역 같다.



8. 도시락 전달할 때 우쿨렐레 음악이 적절하게 깔린다.
누군가에게 보잘 것 없지만 작고 소중한 마음을 표현한다. 하찮으나 아담한 도시락, 콘트라베이스처럼 거대하거나 일렉기타처럼 화려하지 않은, 인디적 감성, 기타를 닮되 크기도 줄도 표현하는 선율도 더 소박한 우쿨렐레다.
아직 다 안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