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출간된 주성철 평론가의 <마지막 홍콩배우 양조위> 재밌게 읽었다. 속히 광동어로 번역되어 양조위 생전에 그가 직접 읽었으면 좋겠다. 한국에도 이렇게 한 배우를 깊고 두텁게 기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가십 위주의 자극적이고 일회성 B급 기사와는 달리 작품 속의 배우의 역할에 주목한 품위있는 책이다. 감독의 의도, 배우의 해석, 커리어, 운명의 엇갈림, 비하인드 스토리, 역사적 변천, 메이킹 과정, 로케 과거현재 비교, 작품의 수평적(타작품) 수직적(역사) 비교 등 종횡무진한다. 예컨대 p127 143 213 267 269 354 386이 특히 인상 깊었다.
이번 책은 양조위이고, 이전엔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2022)에서 장국영을 주목했다.
비근한 예시로 영국 런던대에서 배우학으로 석사취득 취득하고 배우연구소를 설립한 백은하의 넥스트액터 시리즈(박정민, 고아성, 이병헌, 안재홍, 배두나, 전여빈, 변요한, 박해일, 고민시, 최현욱)가 생각난다. 주성철은 홍콩배우, 백은하는 한국배우에 천착한다.
책의 316쪽에 감정을 숨긴 화양연화는 달리 색, 계에 대해, 장아이링의 원작에는 성애묘사가 전혀 없는데 원작 팬들이 영화를 보고 당황했다고 써있다. "리안(감독)은 원작자가 던져 놓은 단서들 사이의 빈 공백을 채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다.
아직 <색, 계>는 보지 못했지만, 최근 보았던 채털리 부인식으로 각색한 <폭풍의 언덕(2026)>도 그런 시도의 연장선에 있는 것 같다. 대개 반응도 비슷할 것이다. 원작팬은 분노하고, 초기에 호불호가 갈리며 반응이 영 미덥지 않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영화를 보고 생각을 가다듬어야 할 뿐, 남의 평가를 앵무새처럼 답습하거나, 요액본 시청을 통한 판단의 외주는 금물이다.
그래서 <색, 계>는 어떤 영화일까, 글을 휘리릭 쓰고 이제 클릭해본다. 게시! 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