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 분관이 사당동 건립예정이라는 기사를 인스타 언급으로 처음 보고 동선이 시립남서울/예전/국현 과천으로 연결되기 좋겠다고 썼는데 다른 글에서도 불렛포인트로 요점을 정리하고 또 어떤 이는 부지 적합성이 적어 실현가능성이 적다는 분석글을 썼다. 이런 식으로 같은 정보라도 서로 접근 방식이 달라 글에 각자의 스타일이 묻어나서 독서는 흥미롭다.
사실 V&A박물관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호암미술관 부관장을 역임하고 삼성가의 미술품 수집을 담당한 이종선이 쓴 <리 컬렉션>의 V&A뮤지엄 한국실 설치 협의 일화다. 10년 전인 2016년에 읽은 책이다. 해당 꼭지는 책 거의 마지막에 있어 아는 사람이 적을 수도 있다.
글에 정확한 년도는 쓰여 있지 않았는데 92년도에 한국실 설치되었다고 검색되니 협의시기는 그 언저리일테다. 도대체 사우스 코리아가 어디있는지 모르고, 한국에서 왔다하면 which one? north? or south? 라고 물어보는 것이 농담이던 시절이다.
한국실 설치를 협의하러 갔으나 인도실과 일본실에 밀렸고 당시 관장이 집에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하는 의례적인 자리에서 그제서야 피칭을 했다는 한탄과 울분의 이야기다.
우리의 것을 저곳에 소개하려는 눈물 겨운 노력 끝에 박한 대접을 받은 후 30년이 지나 이곳에 저들의 것이 외려 오려한다니 참 상전벽해다.
책의 에피소드가 인상깊어 그간 사석에서 풀어보곤했는데 저마다 해석이 달랐다. 어떤 이는 나라의 외교역량이 부족하던 시절 상사에게 일방적 목표달성을 하달받고 조인트 까여가며 적은 자원과 어설픈 영어로 고군분투했던 대우 상사맨의 마음고생에 대입해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중년남성들이 엄마 치마폭에 어화둥둥 떠받들여 자라 얼굴기색을 읽어서 알아서 원하는 것을 갖다주는 통에 외국인에게 공적 자리에서 당당히 원하는 바를 표현하지 못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러 접근방식이 있겠으나, 다소 부끄럽다고 여겨질 수 있는 우왕좌왕 실패담을 최대한 묘사한 저자의 용기에 개인적으로는 찬사를 보낸다. 그리하여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거대해진 지금 후대에 후대가 재음미해볼 수 있게끔 하였다.
푸른바다를 보며 원래 그 자리에 있던 뽕밭을 상상해보자. 충주댐 건설 이전의 제천마을을 마음으로 그려보듯이. 본디 금박으로 번쩍번쩍 빛나던 그리스로마 조각과 건축을 청동과 대리석을 보며 형태에서 색을 반추해보듯이.
또한, 이 파트는 저자가 당당히 자랑하는 92년 한중수교 때 무시하는 관계자의 콧대를 앎과 실력으로 눌러버린 멋진 역할 다음에 배치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언급하고 싶다.
물론 저자의 회고록에서 묘사한 바와 실제로 일어난 바가 같은지는 알 수 없다. 외국인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저자가 말한대로 한국인을 좋게 여겼는지 혹은 반대일지 그 진위는 모른다. 기억의 정치학이다. 읽는 자가 행간을 읽고 스스로 판단해야한다.
책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5907241
저자는
https://woman.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58110
한국과 사진(공식 홈페이지)
https://www.vam.ac.uk/info/ministry-of-culture-sports-and-tourism-of-korea-partnership
https://www.vam.ac.uk/event/lYRv0lYz/in-focus-tour-31-october-2019?srsltid=AfmBOorrP4k70bjvkekamsFWndnZ-r75uS1EGWNnor2KJPNXGfUeJFfT
한국관 사진(브런치)
https://brunch.co.kr/@yjkang139/2